당신이 외우는 시 한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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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징 이야기 - 진귀한 그림, 사진과 함께 보는 상징의 재발견
잭 트레시더 지음, 김병화 옮김 / 도솔 / 2007년 7월
평점 :
품절
유명 미술사가이며 상징 관련 전문 저자인 잭 트레시더가 쓴 책이다(아마존에서 찾아보면, 이 저자는 상징, 큰사전을 비롯해 상징 관련 책을 여럿 썼다). 본격적으로 상징을 다룬 책으로는 거의 10년 만이다. 이 책은 모두 7개 장과 보너스처럼 상징체계를 붙여놓음으로써 거의 모든 상징물을 다 다루고 있다. 이 책이 상징을 다룬 다른 책들과 구별되는 것은 저자가 세계 구석구석에서 찾아낸 진귀한 그림이 많다는 것뿐만 아니라, 일반인이라고 해도 누구나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도록 쓰여졌다는 점이다.
이것 말고 상징을 본격적으로 다룬 책은, 90년대에 나온, ≪상징의 비밀≫과 ≪세계문화상징사전≫이 있다. ≪상징의 비밀≫은 칼 융 등이 쓴 책, ≪인간과 상징≫과 더불어 융의 심리학으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상징 이야기≫ 맨 앞쪽에 따온 말에서 보듯이 융은, 상징이나 원형元型이 인류의 심리에 깊이 뿌리박고 있어서 그것에 본능적으로 반응한다고 말한다. 그만큼 융은 상징을 보편언어로 생각하고 자신의 신화적인 심리학에 적용했다. 그러나 융의 심리학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풀어가면 어려워진다. 보통사람들이 상징물을 보고 느끼는 직관적인 해석이 아니라 그 밑바닥에 흐르는 ‘심리’를 캐기 때문이다. 그래서 ≪상징의 비밀≫은 어느 정도 어려울 수밖에 없다. 그러나 ≪상징 이야기≫는 다르다. 차례만 보아도 알 수 있듯이, 우리 둘레에서 우리 삶 속에 녹아 있는 상징물들을 하나하나 들추며 시대에 따라, 장소에 따라 달랐던 상징의 의미를 풀어내 준다. 그러려니 당연히 신화를 들먹이고 역사를 따오지 않을 수 없다. 이야기를 통해서 상징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그 이야기는 우리 둘레에서 드러난 것이니 그대로 느낄 수 있어서 쉽고 재미있다.
≪세계문화상징사전≫은 말 그대로 잘 만들어진 사전이다. 한동안 절판되어 있다가 최근에 다시 찍었다고 들었다. 그러고는 본격적으로, 거의 모든 상징물을 다룬 책으로는 처음이다. ≪상징 이야기≫에 실린 수많은 그림들이 기가 차다. 거의 모든 상징을 다루고 있다.
멋들어진 비유와 상징으로 시 한편, 글을 써내고 싶은 사람에게 ≪상징 이야기≫는 꼭 필요한 책이다. 어느 쪽에서부터 읽어도 상관없다. 관심 있는 분야, 상징물을 찾아서 읽어두면 된다. 머리맡에 두고 심심할 때 펼쳐보고 싶은 책이다. 예술작품 같은 그림들이 머리를 식혀주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