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 영원한 자유인, Che Guevara
마리즈 샤를, 장-프랑수아 샤를 지음, 올리비에 보즈니악 그림 / 솔출판사 / 2012년 5월
평점 :
절판


이제는 20세기의 아이콘 중의 하나가 되어 버린 체 게바라.

사회주의 혁명을 꿈꾸고 민중을 위해 투쟁하다 산화했던 그 이지만

역설적이게도 아이콘이 된 그는 자본주의적 상품의 첨병을 달린다.

쿠바에서도, 심지어 가장 적대국인 미국에서도 그에 대한 '상품'은 어느 것이나 히트작이 되어 버린 현실이다.

 

영화로, 평전으로.. 이미 널리 알려진 그의 생애에 대해서 또 궁금한 것이 있다면

나에게는 그것은 그를 움직인 '트리거' 이다.

단순히 현실에 대한 분노라고 뭉뚱그리기 보다

조금은 더 인간적인 무엇..

 

그의 마지막 순간으로부터 시작하여

그리 많이 다뤄지지 않은 쿠바 시절.

젊은 시절과 어린 시절까지..

길지 않은 지면에서 많은 순간과 이야기를 담으려 하는 책이다.

그런데 그 포인트를 잘 모르겠다.

내가 행간을 잘 읽지 못해서일까,

각각의 에피소드들을 선택한 작가의 이유가 있을 텐데

그 이유를 도통 잡아내지 못하겠는 느낌.

 

마지막 장면은 특히 뭔가 여운이 남기 보다

찝찝하게 뭐가 마무리되지 않은 느낌이 더 강하다.

체의 또 다른 일면을 볼 수 있길 기대했으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그의 일생은 이제 너무 많이 우려내어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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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의 대죄 1 밀리언셀러 클럽 39
로렌스 샌더스 지음, 최인석 옮김 / 황금가지 / 2006년 4월
평점 :
절판


Deadly sin.

대죄란 카톨릭교에서 하느님을 거역하여 구원이 없는 죽음에 이르는 큰 죄를 말한다고 사전에 되어 있다.

구체적으로 어떤 죄를 말하는 지는 모르겠으나 큰 죄임에는 틀림없다.

미스터 베스트셀러 로렌스 샌더스의 대죄 시리즈 첫번째.

어떤 내용일지 제목만 가지고는 추론하기에 어렵기에 궁금해하며 읽어 내려갔다.

두툼한 책 세권 분량의 만만치 않은 양이기에,

부디 쉽고 재밌게 읽어내리기를 기대하며.

초반부는 마치 <아메리칸 사이코>를 연상시키는 인물이 등장한다.

과연 이 인물이 어떤 인물일까 궁금해 하는 사이,

다음 장부터는 전혀 별개의 인물에 대한 묘사가 길게 이어진다.

어떤 식의 전개인지 헛갈린다.

긴 호흡의 책임을 인지하고는 큰 숨을 쉬고 다시 읽어야 한다.

전혀 다른 성격의 대비된 두 인물의 모습에 대한 묘사들은,

언젠가 만나게 될 둘의 조우가 어떤 식이 될지 궁금하게 된다.

대죄라 일컫게 될 끔찍한 연쇄 살인 사건의 해결도 큰 흐름이지만

점점 일상에서 벗어나 분열되어 가는 한 인물과,

또 다른 의미로 여러 가지 사건을 겪으며 결코 변하지 않을 것 같던 '쇠심줄'이란 인물이

또한 변화해 가는 또 한명의 인물의 드러나지 않고 추측해야 하는 내면이 오히려 더 큰 흐름이다.

어찌보면 긴박한 스릴감과 쫓고 쫓기는 서스펜스적인 면은 약하게 보일 수 있으나

저 흐름을 따라가면서 읽다보면 1500페이지가 술술 넘어가며 어느덧 끝이 보일 만큼

읽는 이를 잡아 끄는 힘이 있는 스토리다.

결국 마지막 결말이 이루어지는 배경은 소설의 처음에 등장한 봉우리.

인간의 한계를 시험하는 등산 코스.

그리고 대죄를 심판할 하늘이 지상보다 가까운 높은 곳.

절대 고독이 자리 잡을 수 있으되 자신 만의 세계에서 만족스러울 수 있는 곳으로서의 봉우리.

그러나 결말은 명쾌하지 않다.

두 인물이 왜 그렇게 행동하는가에 대한 이유를 작가는 끝까지 명확히 밝혀주지 않는다.

왜 올라가는지, 왜 그런 방식으로 쫓는지..

아마도,

대죄와 마찬가지로,

인간이 살아가는 것은 죄를 지으며 시간을 보내기 마련일 진데,

그 죄를 심판할 수 있는 것은 같은 인간이 아닌 절대자라고 한다면,,

이 두 인물에 대해서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은 작가의 몫이 아니라

독자의 몫이라고 이야기 하는 듯 싶다..

예전에 이 뒷 이야기들이 출간된 적이 있으나 지금은 구하기 어려운데..

과연 만나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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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END-Jim Morrisom
로맹 르나르 글 그림, 정미애 옮김 / 솔출판사 / 2012년 5월
평점 :
절판


발 킬머와 맥 라이언이 주연했던 영화 "도어즈"

짐 모리슨과 외모마저 흡사한 발 킬머가 열연했던 이 영화는 내게 많은 혼란을 가져다 주었다.

끊임없는 번뇌와 방황 속에 술과 마약에 찌들어 비틀대는 짐 모리슨의 모습은

예나 지금이나 정돈된 것을 좋아하고 일탈을 그렇게 즐기지 않는 내겐 충격적인 삶이었던 것이다.

그럼에도,

계속하여 Break on through to the other side 를 외쳐대는 모리슨은

20대에 막 들어서 자아를 고민하던 내게 또 다른 면 the other side 가 무엇일지

무엇을 찾아 헤매야 할지 끝없이 궁금하게 만들었었다.

만화로 된 짧은 지면에서,

영화에서 보여주었던 모리슨의 그 모습들을 함축적으로 표현한 이 책을 보고서

그때의 그 감정을 되살린다.

거의 20년이 흐른 지금, 나는 그 답을 찾았는가.

보통 사람들은 이해하기도 힘들 만큼의 많은 무게를 지고 무대에 섰던 모리슨.

그의 삶과 노래를 아직도 많은 사람이 듣고 바라보는 이유가 무엇일지 생각해 본다.

꼭 술과 마약이 아니더라도 많은 사람들이 뭔가에 빠져 헤어나오지 못할 만큼

스스로를 놓아버리게 만드는 삶의 무게를 누구나 얹고 살아간다.

즐겁게 살아도 짧은 인생인데 왜 그렇게 힘들게 살아야 할까.

그것은, 그것 또한 인생이고 살아가는 것이기 때문이지 않을까.

바로 그것이 사는 것의 본질이기 때문이다.

그것을 어떻게 견뎌내거나 즐기거나 하는 스펙트럼에 따라 사람들의 사는 방식이 다른 것일 것이다.

그것이 마냥 치열하고 힘든 것일 필요는 없다.

그렇게 힘들게 고민하고 처지지 않아도 될 만큼 즐거운 일도 많으니까.

그렇지만 그저 바보처럼 멍하게, 혹은 무엇인가에 이끌려 살다가도

문득 어느 지점에서 삶의 이면을 깊게 바라보면서 생각해 보고 싶은게 본능이라면

누군가 자신을 대신하여 치열해지고 고민해주고 답을 주거나 대신 풀어주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에게 의지하고자 하는 것 또한 본능일 것이다.

어떤 이는 신에게서 구할지도 모르겠으나

어떤 이는 도어즈와 짐 모리슨 같은 음악과 삶에서 찾을 지도 모른다..

누구나 동의하거나 좋아할 순 없으나

불꽃같은 그의 삶과 음악에서 나 또한 때로 대리 만족과 위안을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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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휴머니즘 - 존엄한 가난에 부치는 아홉 통의 편지
장 베르트랑 아리스티드 지음, 이두부 옮김 / 이후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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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아이티라는 나라를 세계 지도에서 찍어보라면 금방 찾아낼 수 있는 우리 나라 사람은 얼마나 될까?

그만큼 심정적으로 지리적으로 먼 나라인 아이티.

그 나라가 우리 나라의 뉴스에 등장했던 것은 몇년 전의 대지진으로 참혹함이 알려지고 나서부터 일 것이다.

따지고 보면 최초의 흑인 독립 공화국이라는 점에서,

세계사에서도 한 꼭지 차지할 만한 이 나라는

그러나 지금은 중남미에서도 가장 가난한 나라이다.

마치 아프리카의 많은 나라가 현재 그러하듯이,

식민지에서 독립하여 만들어진 이 작은 나라는

외세의 침입에서 놓여나자 총보다 무서운 자본의 힘에 경제가 휩쓸리고

그 때문에 정치 상황이 혼란스러워져 더욱 어지러워지고 있다.

이러한 점을 고쳐보고자 하는 사람들의 노력은

이 나라를 좌지우지하고자 하는 서방 국가의 비호 아래

그들에게 협조하여 권력을 얻고자 하는 사람들과 배치되면서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이 책의 저자인 아리스티드.

사실 책이라기 보다 아이티 밖의 사람들에게 쓰는 편지글의 형식을 띄고 있는 이 책에서

사람들에게 편지를 쓴 아리스티드는

아이티의 현실을 조금이라도 낫게 바꿔보고자 하는 노력 끝에

네 번이나 대통령에 당선되었으나

그때마다 그의 노력에 반기를 드는 사람들에게 축출되어 쫓겨났었고

지금도 아이티의 국민들을 위해 뭔가 할 일을 계속하고 있는 이이다.

그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참으로 아프다.

희망을 이야기하고 있으며 좌절하지 않으나 그 길이 너무도 어려워보이기에

가슴이 아픈 것.

100년전에 이준 열사가 헤이그에서 외쳤던 호소와 그 무엇이 다르겠는가.

노력하고 있으나 힘이 열악하기에

자신들 만의 힘으로 부족하여 작은 도움을 원하는 그 외침

원조라는 이름 아래 행해지는,

오히려 자생력을 약화시켜 종속시켜 버리는 자본의 탐욕.

크레올 돼지의 멸종으로 상징되는 그 현상들은 비단 아이티 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지금도 자행되고 있다.

그 거대한 흐름 앞에, 그것이 시대적인 것이라고 치부해 버리기에는

너무도 많은 사람이 아파하고 있다.

너무나도 거대한 힘이기에 작은 힘이 아주 많이 모이지 않으면 이겨내기 어렵다.

이 편지들.. 많은 사람에게 전달되어 그러한 힘이 모이는데 이바지해야 한다.

나 또한 그 힘의 하나가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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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렌 켈러 - A Life - 고요한 밤의 빛이 된 여인
도로시 허먼 지음, 이수영 옮김 / 미다스북스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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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적 누구나 읽게 되는 위인전.

위대한 인물들의 삶을 보며 배울 점을 느껴보라는 취지이겠지만,

다분히 미화되거나 생략된 점이 많은 바라,

성인이 되어 다른 사람의 삶을 어느 정도의 가치관을 가지고 바라볼 수 있을 때

그들의 평전이나 자서전을 다시 읽어보면 새롭게 보이는 점들이 많다.

그때에도 물론 배울점이 있겠지만 성인으로서 그들에게서 새롭게 영향받고 느끼는 점은,

당연하지만 어렸을 적과 다르다.

그렇기에 때로 평전을 즐겨 읽게 된다.

때로는 비판적으로 때로는 감동을 받으며.

각종 위인전집에 빼놓지 않고 등장하는 헬렌 켈러 이지만,

3중 장애라는 역경을 딛고 생활했다는 점 이외에,

그리고 위인전에 나오던 몇 가지 어렸을 적의 일화 이외에

진정 그녀가 무엇 때문에 칭송받는 지에 대해서는 제대로 아는 바가 없는 것이 사실이다.

신성화된 위인으로서가 아닌 인간으로서의 헬렌 켈러가 과연 어떤 삶을 살았는지를 알고 싶어 이 책을 집었다.

많은 이들이 알고 있는,

앤 설리반과 헬렌 켈러의 운명적인 만남과 그 이후의 교육 과정은 경이롭지만 신선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냈었던 설리반 선생의 과거는 다소 충격적이었고

그로부터 비롯된 그녀의 (때로) 괴팍한 성격은 의외였었다.

헬렌 켈러도 그러하였지만 설리반 선생 역시 성인화 되어있는 이미지였기 때문에 그러했다.

두 여인 간의 관계와 삶은 어떻게 봐야 할지 책 속에서도 여러 차례 사례를 들지만

쉽게 결론이 나지 않는다.

과연 설리반 선생의 희생 위에 헬렌의 삶이 어둠 밖으로 나온 것일까,

명민한 헬렌 덕분에 불우한 고아 여인의 삶이 의미를 가지게 된 것일까.

아직 장애를 가진 사람들의 인권이, 혹은 장애가 없는 이들의 인권 마저도 불확실했던 시대에

많은 어려움과 신체적 장애를 극복하고

사회 속에서 인정받으며 살아갈 권리를 위해 애썼던 두 사람의 생애는

비록 그 과정까지 가기 위해 많은 이들에게 도움을 얻었고

그 과정에서 우여곡절을 겪기도 하고 비판을 받을 만한 행동을 했다 하더라도

그 의미가 퇴색되지 않는다.

오히려 인간이기에 그들의 단점은 당연한 것이며 그 점을 직시하게끔 하는 것이

성녀와 같은 이미지와 아름다움으로 포장된 헬렌 켈러의 인간적 면모를 밝히고자 했던 저자의 의도이리라.

어떤 면에서는 당연하지만 세상 물정에 어둡기도 하고

사치스럽기도 했던 여인들.. (비서였던 폴리를 포함하여)

미화와 질시 속에서 80년이 넘는 긴 생애를 어둠속에서도 누구보다도 밝게 살아갔던 여인의 삶은,

장애라는 커풀을 벗겨내고 보아도 충분히 가치를 가진다.

그 가치를 현재 내가 살고 있는 사회에 비추어 본다면

100년전 사람인 켈러 여사의 삶이 왜 아직도 바라보고 위인전으로 읽혀야 하는지에 대한 답이 있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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