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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가의 개들 ㅣ 쿠르트 발란데르 경감
헨닝 만켈 지음, 박진세 옮김 / 피니스아프리카에 / 2022년 9월
평점 :
사라진 고리가 채워졌다.
최근에 요 네스뵈의 해리 홀레 시리즈가 그랬던 것처럼
시리즈의 첫 두권이 빠진 채, 세번째 권부터 출간되었던 또 다른 북구의 걸작 시리즈 발란데르.
첫권인 <얼굴없는 살인자>에 이어 이 책이 출간됨으로써 적어도 여덟번째 권까지는 한국에 소개되었다.
다만, 최근작 두권 이외에는 모두 절판 내지 품절 상태.
세상 걱정없을 것 같은 북유럽의 복지국가라는 이미지이지만,
이외로 스웨덴을 비롯한 북유럽 국가들의 국민들의 삶은 어두운 면이 있다.
높은 세금과 물가 때문에 넉넉치 않은 구매력.
개인화된 삶의 양식이 보편적으로 뭔가 좀 외로운 교류 문화.
짧은 여름이 지나 다가오는 겨울의 혹한과 너무도 짧은 낮으로 인한 어두움.
유럽의 복잡한 역사 및 정세 등으로 인한 난민, 인종 등의 문제.
이러한 문제들로 점점 늘어나고 있는 범죄, 약물 등등의 사회 문제..
길지 않은 여정이지만 나름 여행가서 현지인들과도 대화를 많이 나눠보고
여행지 이외 그들이 살아가는 골목 등을 다녀본 경험으로도
이러한 다크 사이드는 어느 정도 느껴졌었다.
발란데르 또한,
아버지, 딸, 아내 등 가족과의 불화 혹은 화목치 않음.
매일같이 마주하는 범죄 등이 자신을 갉아먹고 있지 않은가 생각하고
계속해서 그것을 채워줄 사랑을 갈구한다.
그러나 스미는 것은 스산한 추위 뿐으로 언제나 홀로 사는 아파트로 돌아와 외로워 한다.
정의감이라기 보다,
이러한 삶에서 때로는 탈출구처럼 나아가는 동력으로, 때로는 타성에 젖어 사건을 수사하는데
그 와중에도 추진력있고 돌진하는 것이 그의 활약의 매력이다.
이번 책에는
스웨덴 보다 라트비아가 주된 배경인데
구 소련 해체 직전 긴장감이 팽배한 동유럽 중 발칸 3국의 하나인 라트비아에서
마치 스파이 소설의 주인공처럼 박진감있고 스릴있게 전개된다.
실상은 말도 안 통하고, 통제된 공산국가에 익숙치 않은 처지로 상당히 무력함에도
또다시, 사명감과 사랑으로 진실을 향해 나아간다.
추석 연휴 심심하지 않고 쫄깃하게 읽어내릴 수 있었던 소설.
기존 출간작과 달리,
총천연색과 함께 내용/제목에 맞춘 일러스트의 표지를 갖춘 피니스 아프리카에의 편집이 참 맘에 드는데,
욕심은 절판된 전 시리즈를 주욱 내주었으면 하는 것이지만,
안된다면 역시 미출간작인 시리즈 9-10번은 안될까..
아니 역시 줄줄이 걸작인 3번부터 다시 나오면 참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