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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END-Jim Morrisom
로맹 르나르 글 그림, 정미애 옮김 / 솔출판사 / 2012년 5월
평점 :
절판
발 킬머와 맥 라이언이 주연했던 영화 "도어즈"
짐 모리슨과 외모마저 흡사한 발 킬머가 열연했던 이 영화는 내게 많은 혼란을 가져다 주었다.
끊임없는 번뇌와 방황 속에 술과 마약에 찌들어 비틀대는 짐 모리슨의 모습은
예나 지금이나 정돈된 것을 좋아하고 일탈을 그렇게 즐기지 않는 내겐 충격적인 삶이었던 것이다.
그럼에도,
계속하여 Break on through to the other side 를 외쳐대는 모리슨은
20대에 막 들어서 자아를 고민하던 내게 또 다른 면 the other side 가 무엇일지
무엇을 찾아 헤매야 할지 끝없이 궁금하게 만들었었다.
만화로 된 짧은 지면에서,
영화에서 보여주었던 모리슨의 그 모습들을 함축적으로 표현한 이 책을 보고서
그때의 그 감정을 되살린다.
거의 20년이 흐른 지금, 나는 그 답을 찾았는가.
보통 사람들은 이해하기도 힘들 만큼의 많은 무게를 지고 무대에 섰던 모리슨.
그의 삶과 노래를 아직도 많은 사람이 듣고 바라보는 이유가 무엇일지 생각해 본다.
꼭 술과 마약이 아니더라도 많은 사람들이 뭔가에 빠져 헤어나오지 못할 만큼
스스로를 놓아버리게 만드는 삶의 무게를 누구나 얹고 살아간다.
즐겁게 살아도 짧은 인생인데 왜 그렇게 힘들게 살아야 할까.
그것은, 그것 또한 인생이고 살아가는 것이기 때문이지 않을까.
바로 그것이 사는 것의 본질이기 때문이다.
그것을 어떻게 견뎌내거나 즐기거나 하는 스펙트럼에 따라 사람들의 사는 방식이 다른 것일 것이다.
그것이 마냥 치열하고 힘든 것일 필요는 없다.
그렇게 힘들게 고민하고 처지지 않아도 될 만큼 즐거운 일도 많으니까.
그렇지만 그저 바보처럼 멍하게, 혹은 무엇인가에 이끌려 살다가도
문득 어느 지점에서 삶의 이면을 깊게 바라보면서 생각해 보고 싶은게 본능이라면
누군가 자신을 대신하여 치열해지고 고민해주고 답을 주거나 대신 풀어주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에게 의지하고자 하는 것 또한 본능일 것이다.
어떤 이는 신에게서 구할지도 모르겠으나
어떤 이는 도어즈와 짐 모리슨 같은 음악과 삶에서 찾을 지도 모른다..
누구나 동의하거나 좋아할 순 없으나
불꽃같은 그의 삶과 음악에서 나 또한 때로 대리 만족과 위안을 찾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