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원을 샀어요
벤저민 미 지음, 오정아 옮김 / 노블마인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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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 책에 대한 설명을 읽고 '평범한 가족이 힘을 모아 동물원을 산 이야기라구?'
맨 처음 무척 어이가 없었다.
동물원이 한 두 푼짜리도 아니고 게다가 망해가는 동물원을 왜 샀을까?! 이해가 되질 않았는데
작가인 벤저민은 종합선물세트인 인생 안에 절대, 절대 들어있지 않으면 좋았을 불행을 만나게 되면서
평범한 가장의 삶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방향으로 전환된다.
아내의 말기 암 선고로 깨끗한 자연 속에서 어떻게 하면 가족과 더 많은 시간을 함께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다
운명처럼 동물원을 매각한다는 소식을 접하게 되고
벤저민의 어머니와 형제들은 아버지에게 물려받은 전 재산을 걸고 동물원을 매입한다.
동물원을 사기까지 자금문제와 수많은 절차들이 멈추지 않고 그들을 괴롭히지만
이 가족, 결국은 동물원을 사게 된다. 
 

재정적으로 많은 문제를 안고 있던 동물원이라 문제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편의시설이나 동물들의 우리, 동물들의 건강상태 등등
읽는 것만으로도 숨이 차고 내 머리가 어지러울 정도로 심각한 문제들이 많았다.
게다가 병이 악화되어가는 아내까지…
인간이 감당하기엔 너무 벅찬 어려움이겠지만
작가 벤저민은 동물에 대한 사명감과 가족의 꿈을 반드시 실현시키겠다는 일념으로 열심히 어려움들을 극복해나간다.
어떤 고통이든 최고의 약은 사람과 사랑이라는 아주 단순하지만 절대 변하지 않을 진리를 알려준 이 책이 참 고맙다.
   

 

“인생 전체가 마치 이 순간을 위한 준비였던 것만 같아”
정말 그런 것 같았다. 이 일은 내게 사명처럼 느껴졌다.…나는 이 정도의 시간이나
감정적 에너지를 투자해서 이보다 더 충만한 보답을 얻는 다른 일을 알지 못한다.…
동물들이 아니었다면 나는 그토록 만족스럽던 프랑스에서의 삶을 접지 않았으니라.
그리고 캐서린을 잃은 끔찍한 슬픔에서도 벗어나지 못했으리라.
동물들 덕분에 우리는 명백한 사명을 찾았다. 336~8p 
 

가족의 소중함과 사랑에 관한 노블마인의 멋진 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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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은 망고 - 제4회 창비 청소년문학상 수상작 창비청소년문학 36
추정경 지음 / 창비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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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이 자신을 특별히 사랑해서 더 큰 고통을 준다는 믿음은, 그렇게라도 생각하지 않으면
이 불공평한 운명을 참아 낼 방도가 없어서 생겨난 것이겠지.
사실은 이겨 낼수록 더, 더, 더 큰 파도가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19p 
 

견딜 수 있을 만큼의 시련만 주신다.
밤이 깊으면 아침은 빨리 온다. 등 고통스러운 시간을 견디게 해준다는 명언들이 참 많지만
수많은 위로의 명언들이 전혀 귀에 들어오지 않는 순간이 있다.
내 이름은 망고의 주인공 ‘수아’에게 그런 극한의 순간이 찾아온다.
아빠의 사업 부도로 빚쟁이들을 피해 캄보디아로 도망친 수아와 엄마
엄마는 가이드 일을 하면서 수아와 어렵게 생계를 이어가지만 정신적으로 많이 불안한 상태인 엄마는
어느 날 17살인 수아만 남겨둔 체 잠적을 하는 엄청난 짓을 저지른다.
타국에서 혼자 덩그러니 남겨진 수아…
엄마가 하던 가이드 일을 자신이 떠맡게 되고…한국인 관광객들을 상대하면서
엄마가 감당해야했던 삶의 무게를 이해하고 잊어버렸던 아픈 과거를 치유하는 과정이
청소년들이 읽기 쉽게 그려져 있다.
마음의 벽을 단단히 쌓아 아픈 기억으로부터 자신을 지키고 있던 수아는 그 벽을 부수고 세상 밖으로 나온다.
상처에 딱지가 앉기까지 참 많이 아프겠지만 이젠 진짜 친구도 생겼고
어떤 어려움이 닥쳐도 절대 손을 놓지 않을 엄마가 곁에 있으니 멋지게 성장 할 일만 남은 수아…
이제 조금씩 자신이 좋아지기 시작한다던 그 아이의 모습이 눈부시다.  

 창비청소년문학상 1회 수상작인 완득이를 읽고 아주 유쾌한 문체에 반했는데
3회 수상작은 기대를 너무 한 탓인지 많이 실망스러웠고
이번 4회 수상작은 읽기 전에 기대감을 최대한 내려놓고 읽어보니 대체적으로 만족스러운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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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사키 - 2010 아카데미 프랑세즈 소설 대상 수상작
에릭 파이 지음, 백선희 옮김 / 21세기북스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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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실제 있었던 사건을 소재로 쓴 프랑스 소설 ’나가사키’
프랑스인 작가가 쓴 소설 속 배경은 일본, 주인공은 중년의 싱글남.... 프랑스 작가가 그린 일본의 모습은 어떨까?! 라는 호기심과
아주 황당한 실제 사건을 소재로한 책에 대한 기대감까지 더해져 책을 읽기 전부터 나는 무척 즐거웠다.
1년동안 남의 집 벽장에 숨어 산 여자의 이야기라니! 그 속에 감춰진 진실들, 그런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었던 여자의 사연 등이 
정말 궁금해 책이 도착하자마자 읽기 시작했는데...
첫장을 읽기 시작하면서 나의 예상과 많이 다른 분위기에 당황스러웠다.
무척 건조하고 간결한 분위기... 주절주절 말이 많은 주인공도 싫지만... 독자에게 너무 말을 아끼는 주인공도 싫다.
이 책의 주인공은 후자다. 
일찍이 사는 일에 크게 실망한 56살의 독신남의 집에 가진거라곤 살명서 얻은 상처와 멍뿐인 여자가 우연히 들어와 벽장에 숨어 1년간 주인 모르게 살다가 
집안 공기의 변화 물건이 종종 없어지는 걸 수상하게 여긴 남자가 주방에 설치한 감사 카메라에 여자가 찍히면서 1년간의 이상한 동거는 끝난다.
사람이 얼마나 둔해야 자기 집에 다른 사람이 살고있는 걸 모를 수 있을까? 그 여자는 왜? 남의 집에서 몰래 숨어 살았던걸까?!
멀리 떨어져 있어도 뿌리가 같아 생과 사를 함께 한다는 대나무 이야기는 꼭 그들을 두고 말하는 것 같았다.
다른 존재지만 너무나 외롭고 쓸쓸한 삶이 닮은 그들.... 만약에 그들이 만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시간이 허락된다면... 
친구가 될 수 있지 않았을까?...
아무런 희망이 보이지 않는 서로의 삶에 아주 작은 위로가 될 수 있지 않았을까?

오랜만에 참 독특한 느낌의 소설을 만나게되어 기쁘다.
프랑스 소설은 몇번 읽어보지 않았지만 그 묵직한 느낌이 다른 영미소설이나 일본소설과 확실히 구분되는 게 참 매력적이다.
절제된 문체가 매력적인 소설이라지만.... 아쉬운 부분이 너무 많았다.
그 여자는 결국 어떻게 되었다 라는 마지막을 기대한건 아니다 
나는 다만 그들의 삶을 대충이라도 이해할 수 있는 단서를 얻길 바랬으나 독자 스스로 생각해야하는 부분이 너무 많다는 느낌을 떨칠 수가 없었다.
수 많은 궁금증과 질문들을 안고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결국 해결된 질문은 몇 개 되지 않네...
그렇다면 이 책을 재미없고 시시한 책으로 결론 지어 버릴 수 있을까?
꼭 그렇지도 않다... 참 뭐라 설명하기 어려운 매력을 가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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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IT산업의 멸망
김인성 지음 / 북하우스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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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 통신비는....한달에 40만뭔정도 나가고
스마트폰이 3대에 IPTV, 인터넷전화까지 쓰는 집이라  
이 책에서 꼬집고 있는 한국 IT산업의 문제점들과 깊은 연관이 있어 아주 집중해서 읽었다.
 

아는게 힘? 모르는 게 약? 

이 책에 한국 IT기업들이 막강한 권력으로 소비자들을 우롱하고 있는 현실에 대한 내용이 담겨져 있다는 걸 듣고
잠시 망설였다. 
바보처럼 눈 감고 모른체 사는것 보다 열 받더라도 현실을 바로 보고 싶었다.  

그렇게 작정하고 읽기 시작했는데... 역시나 한번에 다 읽긴 아주 놀랍고 화나는 이야기들이 많았다.
평소에 관심이 전혀 없던 분야라 책속의 내용들이 더더욱 놀라웠다.
특히 인터넷 상거래 사용자 인증 부분에 대한 이야기를 읽으면서 지금까지 4개 은행의 인터넷 뱅깅을 사용하면서
수 없이 다운로드해야했던 보안 프로그램, 백신, 공인인증서 등등 
불편해도 철저한 보안을 위해서 이 정도 불편함은 참아야겠지 하고 견뎠는데
우리라나에서만 강요되는 불편함이라는 것을 알고는 정말 화가 났다.
개인정보 보안을 이유로 사용자들에게 수 많은 불편함들을 떠넘겼으면서
옥션, 현대 캐피탈, 농협 등 해킹 사건은 계속 터지면서 우리의 개인정보는 줄줄 새고있다.
우리나라의 보안 시스탬은 허술하기 짝이 없는 상황이라는게 계속해서 밝혀지고 있는데...
우리는 언제까지 이렇게 불편한 사용자 인증 방식을 견뎌야 하는걸까?
현실이 답답하다.
이런 답답한 현싱에 희망?!으로 등장한 아이폰! 아이폰 역시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지만
소비자를 함부로 대하는 기업에게 우리가 취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은 아이폰인가?!에 대해 많은 생각하개 만들어준 고마운 책이다.
 

"소비자가 정당한 대접을 받는 세상, 기업이 법을 지키며 제품애 대해 거짓말을 하지 않는 세상,
이런 새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현명한 소비자들의 선택이 필요합니다. 이 일을 위해 힘 있는 조직을 만들 필요도 없습니다.
95%의 배신 전략 사이에서 5%의 협력 전력이 결국 승리하여 우위를 차지했듯이
단 몇 명의 깨어 있는 소비자들만 있어도 배신하는 자들을 응징하는 사회 분위기를 전파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 깨어 있는 시민이 당신이기를 기원합니다."270~1p

이 책을 읽고 조금은 감긴 눈이 뜨인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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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일곱, 울지 마!
노경실 지음 / 홍익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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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여성 4명 중 1명이 버스·지하철 등 대중교통을 이용하면서
성추행을 당한 경험이 있다는 기사가 놀랍지도 않을 만큼 우리나라의 성범죄가 심각하다.
‘열일곱, 울지 마!’는 어른들이 애써 감추고, 외면하고 싶어 하는 청소년들의 성 문제를 다룬 소설이다.  

 

 호기심에 마신 두 잔의 와인으로 평범한 여고생의 인생이 박살 났다.
자신의 꿈과 미래에 대한 고민으로 아픈 성장통을 치러야할 나이의 여고생은 끔찍한 선택의 기로에 놓이게 된다.
살 것인가 말 것인가…

여러 매체를 통해 십대 미혼모에 대한 문제점들을 많이 접했다.
안타까운 점은 십대 미혼모가 임신을 하고 출산을 하게 되면
그 험난한 과정은 아직 너무나 어린 십대 소녀 혼자 감당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것이다.
이 책의 주인공인 ‘무이’의 경우도 마찬가지 이다.

술에 취한 무이를 강제로 성폭행 한 남자는 “나하고 너하고만 아는 비밀로 하는 거지?”라는 말만 남긴 체 유학을 가버렸고 몇 달 후 아이가 생겼다는 사실을 안 무이는…
너무나 큰 고통 앞에 망연자실한다.
뒤죽박죽이 되어 버린 자신의 인생을 어디서부터 어떻게 풀어가야 할지 모르는 무이는
부모님에게도 선생님에게도 자신의 처지를 터놓고 얘기 할 수가 없다.
어디에 도움을 요청해야 하는지 알 수 없다.
그렇다고 스스로 해결 수 있는 더더욱 없다.
그럼?! 남는 방법은 단 한 가지… 죽어 버리는 것… 
 

삶을 놔버리고 싶어 하는 그 아이의 손을 잡아주고 싶었다.
네 잘못이 아니라고, 너는 충분히 아름다운 사람이라고 얘기해주고 싶었다.
고통의 밑바닥까지 내려 간 무이가 결국 어떤 선택을 했는지 알 수 없다.
마지막 장면이었던 자전거를 타고 힘차게 앞으로 나가는 무이의 뒷모습을 보면서
혼자 상상한다.
그 아이를 낳던 낳지 않던 자신의 인생을 포기하지 않고 살아갈 무이의 모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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