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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의 아이, 몽텐
니콜라 바니어 지음, 유영미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0년 3월
평점 :
절판
대단한 부모를 만난 몽텐은 아주 특별한 여행을 시작한다.
말을 타고 칠백 킬로미터, 개 썰매를 타고 천칠백 킬로미터를 달려 캐나다에서 알래스카까지 가는 소요기간 1년짜리 여행을 말이다!!!
영하 삼사십도를 오르내리는 혹한의 날씨를 이제 두 살 배기가 어떻게 견딘단 말인가?!
이 책을 읽으면서... '참... 별난 부모 만나 애가 고생이다.' 이런 걱정이 많았다.
낮엔 말을 타고 가다 오후가 되면 말 등에 얹힌 짐을 내리고, 텐트를 치고, 밥을 먹고 휴식을 취한다.
날이 밝으면 다시 짐을 꾸리고 길을 나서야 한다.
이런 생활을 몇 달간 해야 한다고 생각하면... 생각만으로도 머리에 쥐가 날 지경이다.
혼자 몸이라면 쉬울지도 모르겠지만 아기를 데리고 그 고생을 해야 한다니... 젖병 물리고 귀저기 갈아줘야 하는 아기를...
하지만 이렇게 고생스럽기만 했다면 이들도 이 험난한 여행을 떠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 고생을 감 수 할 수 있을 만한, 그 고생보다 더 큰 행복이 있기에 이 여행을 계속 이어갔겠지...
도시였다면 볼 수 없었을 아이의 변화들~
빠르게 말이 늘고, 재빨라진 걸음들... 아빠는 항상 아이와 함께 생활하며 아이의 변화를 실시간으로 목격?! 할 수 있는
정말 소중한 시간들을 여행을 통해 얻었다.
"아버지가 된지 어언 두 해.
나는 애가 이토록 아리를 사랑하게 되리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가슴속에서 문 하나가 열렸다.
몽텐이 읏어주면온 세상이 내게 미소 짓는다.
프랑스에 머물렀다면, 나는 현대의 대부분 아빠들이 그렇듯... 삶은 내게서 내 딸의 가장 아름다운 시절들을 앗아갔을 것이다.
내 딸이 발견하고, 감각을 훈련하고, 언어를 배우는 그 소중한 시기에 나는 전혀 함께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러면 우리의 관계는 이렇게 친밀해지지 못했으리라.
선물로 받은 나의 인생을 디안, 그리고 몽텐과 함께할 수있어서 감사하다." 409p
말로 표현하기 힘든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더욱 빛나는 온갖 색이 뒤섞인 강, 눈부신 만년설, 야생동물들, 진보랏빛 밤하늘에 쏟아질 듯 반짝이는 별들...
이 아름다운 것들을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하는 일상은 여행이 주는 피곤함을 싹 날려버릴 만큼 강렬한 행복일 듯 하다.
숲 속에 작은 통나무집을 지어 세 식구는 말들과의 여행을 끝내고 개들과의 겨울 여행을 기다린다.
겨울은 금방 도착하고~
눈이 많이 쌓이고, 영하 삼사십도의 날씨에 개썰매를 타고 가야하는 여행은 무척 위험했다.
아이도 부모도 인내심의 한계를 경험 할 만큼 힘든 여행이었다...
자연 속에서 자란 아이 몽텐은 자동차를 보고 울음을 터트릴 만큼 자연속 삶에 익숙해져있지만...
몽텐이 이 여행을 얼마나 기억할 수 있을까? 2~3살 때의 기억을 간직하며 살 수 없을 텐데...
이 여행은 부모의 기억에만 또렷히 남을 텐데... 싶어 난 아쉬웠다 하지만 몽텐 아빠의 생각은 다른 듯 하다.
"나는 몽텐이 이번 여행에서 얻은 자연에 대한 민감성과 감수성을 평생 간직하게 되리라고 확신한다.
몽텐이 일생 동안 이런 놀라운 '유산'으로 풍요롭게 살아가기를 바란다."133p
여행을 마치고 몽텐은 유치원에 다니기 시작했다. 유치원 점심시간에 나온 생선을 보고 선생에게 이런 질문을 했다.
"이거 누가 잡았어요?"
아빠와 송어 낚시를 하던 기억이 남아있나보다.
부모님과 함께 했던 특별한 1년, 그 여행을 통해 얻은 유산을 몽텐이 영원히 잊지 말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