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일기는 그날 그날 써야 맛인데, 요즘 밤에 알라딘 들어오는 건 자해행위다. 느려터져서 속터진다. 밤엔 잠을 자야 한다는 친절한 메시지인지도 몰겠다.
02.
수욜 저녁에 반고흐 전을 보고 왔다. 경험상 평일 저녁엔 관람객이 많지 않아서 쾌적한 관람이 가능하기에 퇴근하면서 시립미술관을 갔는데…허걱… 매표소부터 줄을 서는 불길함이 있더니만 전시장 안에 들어가니 사람이 꽤꽤꽤 많았다. 전시장 들어서는 순간 더운 열기가 화악 밀려오더라. 그래도 눈물이 핑 돌 정도로 맘에 드는 작품이 몇 있어서 좋았고, 그림 보면서 생각나는 사람이 있어서 중간에 벤치에 앉아서 엽서도 끄적거리면서 썼다. 간만에 날림체가 아닌 아주 참한 글씨로다가….^^
03.
어제는 새로 옮긴 부서에서 별루 안좋은 일이 있어서 하루 종일 분위기 싸했다. 구래서 퇴근길에 근처 공원을 찬바람 맞아주면서 한 바퀴 휘휘 돌고 쟈철을 탔다. 역시 나에겐 바람의 흐름과 물의 정경과 야외 공기의 미묘한 내음이 필요하단 말야.
04.
책상 앞에 붙여놓은 시가 요즘 절절하게 와닿는다.
검색해서 나온 번역이 그닥 맘에 들지는 않지만…
Le Cancre
Il dit non avec la tête
mais il dit oui avec le cœur
il dit oui à ce qu’il aime
il dit non au professeur
il est debout
on le questionne
et tous les problèmes sont posés
soudain le fou rire le prend
et il efface tout
les chiffres et les mots
les dates et les noms
les phrases et les pièges
et malgré les menaces du maître
sous les huées des enfants prodiges
avec des craies de toutes les couleurs
sur le tableau noir du malheur
il dessine le visage du bonheur.
- Jacques Prévert, Paroles
열등생
그는 머리로 아니오라고 말한다
그는 마음으로 예라고 말한다
그는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예라고 말한다
그는 선생에게 아니오라고 말한다
그는 서있다
사람들이 그에게 질문을 한다
그리고 모든 문제들이 제기된다
갑자기 미친듯한 웃음이 그를 사로잡는다
그리고 그는 모든 것을 지운다
숫자들 그리고 단어들
날짜들 그리고 이름들
문장들 그리고 함정들
그리고 선생의 위협에도 불구하고
우등생들의 야유하에
총천연색 분필들로
불행의 칠판 위에
그는 행복의 얼굴을 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