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보헤미아는 그리니치빌리지의 배로 스트리트에 있는 작은 바였다. 지미 가로팔로라는 이웃이 이곳을 소유하기 전까지 그곳은 스트립 바였다.(중략)모리스 레비와 마찬가지로 가로팔로 역시 이탈리아계 주먹이었다. 조직 두목이지만 동시에 후원자였다. 그는 수입이 적더라도 연주자에게는 꼭 출연료를 지불했으며 때때로 연주 중에 이야기 나누는 사람들을 조용히 시키기 위해 바를 넘기도 했다.
1955년 가을이 시작되었을 때 밍거스의 재즈 워크숍이 이곳 무대에 섰고 이후 두 달 반이 넘는 기간 동안 산발적으로 멤버를 교체하며 출연했다. 칸디도가 참여했으며 랜디 웨스턴, 그 다음은 허비 니컬스가 인터미션에 피아노를 연주했다.맥스 로치, 마일스 데이비스, 텔로니어스 멍크, 아트 블레이키, 소니 롤린스, 피아니스트 세실 테일러가 연주를 듣기 위해 그곳에 왔다. 케루악과 화가 래리 리버스는 바에 앉아 있었다. - P2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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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학종파는 (중략) 다시 수능의 영향력과 변별력을 더 약화시키고, 나아가 내신성적의 변별력마저 약화해서 객관적 성적으로 학생을 선발하는 것을 원천 봉쇄하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이를 위한 중요한 지렛대가 고교학점제를 구현한 ‘2022 개정 교육과정‘이다. 교육과정이 고교학점제를 중심으로 개정되었기 때문에 이에 따라 2028학년도 대입 개정안이 새로 나와야 할 텐데, 학종파는 이 시점에서 본격적으로 반격을 시작할 것이다. - P155

2022년 12월, 이주호 전 장관이 10년 만에 다시 교육부 수장으로 복귀한 것은 윤석열 정부의 대입 정책이 ‘정시 확대‘가 아니라 정반대인 ‘학종 확대‘로 전면적으로 방향을 선회할 것임을 보여주는 신호탄이었다. 이주호 장관은 이명박 정부의 교육정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설계하고 추진한 인물이다. 그리고 그가 주도한 대입 관련 정책은 ‘영역별 만점자 1%를 통한 쉬운 수능‘, ‘입학사정관제 확대‘, ‘고교 다양화 300 프로젝트를 통한 고교 서열화‘, ‘내신 절대평가 추진‘, 그리고 ‘대입 대학 자율화‘로 요약된다. - P159

‘2028 수능 개편안‘을 통해 교육부 스스로 고교학점제를 크게 의미 없는 정책으로 간주하고 있음이 드러났다. 수능 국어 과목으로 제시된 ‘화법과 언어‘ ‘독서와 작문‘ ‘문학‘ 그리고 수학의 ‘대수‘ ‘미적분1‘ ‘확률과 통계‘는 모두 ‘일반 선택과목‘이다. (중략) 개편안은 이 과목들을 수능 응시과목에 포함시켜서 모든 학생이 필수적으로 이수해야 하는 과목으로 만들어 버렸다. 이는 지난 수년간 교육부가 학생의 과목 선택권을 강조하면서 추진해온 고교학점에 대해 내부적으로는 ‘실제로는 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 P163

2028학년도 수능 개편안에 의해 수능은 사실상 ‘국어와 수학 수능시험 체제‘로 바뀌었다고 할 수 있다. 영어는 이미 2018학년도에 절대평가로 전환된 이후에 수능성적의 변별 도구로서의 의미를 상실했다. 그런데 여기에 더해서 사회탐구와 과학탐구는 고1 수준의 내용으로만 시험을 보기 때문에 역시 수능성적의 변별 도구로서의 의미를 갖기 어려워졌다. 따라서 개편안에 따르면, 2028학년도 이후의 수능은 사실상 ‘구어와 수학 수능‘이 되어버린 것이다. - P168

입학사정관 제도에서 시작된 학생부 종합전형은 교육부 내부의 오랜 신념이 반영된 제도여서 교육계 내부의 관심과 기대가 컸다. 입시에 미치는 교사의 직접적인 영향력을 실질적으로 강화시켰고, 학교교육의 결과뿐만 아니라 과정까지 입학의 과정에 고려한다는 점에서 공정성을 가져올 것으로 생각되어 학부모, 학생 및 일반 시민들의 지지도 어느 정도 있었다.
그러나 교사추천서 작성 등 학생부 기록의 내실화 등 관련된 제도를 제대로 운영하지 못한 고등학교, 사적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하여 외부 자원 이용을 극대화하여 전형자료의 신뢰성에 의문을 가져오게 한 학부모, 학생이 제출한 자료의 신뢰성을 적극적으로 검증할 자원과 의지가 극히 제한적이었던 대학은 학생부 종합전형의 원래 목적과 취지를 실현할 역량과 환경이 충분하지 않았다는 판단을 가능하게 한다. - P260

이 책은 공정성과 적합성이라는 시각으로 우리 사회의 대학입학제도의 어제와 오늘을 개관한다. 대학입학 문제와 대학입학 정책의 사회사를 살펴보고, 근래 논의의 핵심이 되고 있는 수능시험과 입학사정관제가 어떻게 만들어졌고, 어떤 쟁점을 만들어 내고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 P9

노무현 정부가 수능에 상대평가를 도입한 것은 특별한 정책적 의도가 있어서가 아니라 교육과정의 변화로 불가피했기 때문이었다. 7차 교육과정이 시행되면서 사회 과학 탐구에서 선택하는 과목이 학생마다 달라졌다.(중략) 2005학년도에 상대평가로 전환된 이후 지난 10여 년간 수능성적을 절대평가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이 강력하게 대두되면서 상대평가냐 절대평가냐의 논란이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 P110

수능 등급제로 수능의 영향력을 약화시키고, 사교육비 부담을 줄이며, 대입 전형의 중심을 학교 안으로 가져오겠다던 노무현 정부의 대입정책(*2008학년도)은 수능에 대한 부담도 줄이지 못하고, 내신 사교육 시장을 팽창시켰을 뿐 아니라 논술 사교육 시장까지 극대화한 것으로 귀결되었다. 결국 역대 최악의 대입 개선안이라는 오명을 안게 된 노무현 정부의 수능 등급제는 시행 1년 만에 역사에서 사라진다. - P117

조o씨의 고려대 입학 부정 논란은 학생부 종합전형의 불공정성 문제를 전면에 부각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조o씨가 합격한 전형은 입학사정관제를 바탕으로 하는 특기자 전형이었지만, ‘무시험 전형, 서류와 면접 중심 전형, 깜깜이 전형‘이라는 점에서 본질적으로 학생부 종합전형과 동일한 방식이었기 때문에 조o씨의 입시 비리 문제가 학생부 종합전형의 부정과 불공정성 문제에 대한 사회적 불신에 불을 붙인 것이다. - P148

문재인 정부 5년의 대입정책은 대입제도의 공정성을 요구하는 여론에 대응하는 것이 거의 전부였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리고 그 대응 방법은 수능 위주의 정시 선발 비율을 조금씩 더 늘리고, 학생부 종합전형의 주요 항목을 폐지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 정도의 시도만 해도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니다. 김대중 정부 이후 무시험 전형을 맹목적으로 확대해 왔으며, 그것을 위해 수시모집의 비율을 80%에 육박할 정도로 높이고, 정시 수능 선발의 비중을 대폭 축소해온 경향에 최초로 제동을 걸었기 때문이다. - P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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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장 박수민의 글 <플랫폼 기업 빅데이터 vs. 배달인 빅데이터: 디지털 경제 시대, 배달 노동자의 새로운 일머리>는...(중략).. ‘빠른 배달‘이라는 자본의 시간성이 배달앱의 공간을 지배하는 가운데 배달앱은 공간을 추상화 상품화하고 있다고 본다. 그럼에도 노동자들이 이 혼종적 작업장에서 기업의 알고리즘에 맞대응하면서 ‘디지털 테일러주의‘에 포섭되지 않는 노동자 자신을 위한 자율의 데이터를 생산해 낸다는 점을 밝힌다. - P13

오늘날 ‘노동 저수요‘ 문제는, 자동화론자들이 흔하게 언급하는 자동화 기계에 의한 노동 대체와 ‘대량 실업‘이 원인이라기보다는 제조업 영역에서의 생산능력 과잉과 과소 투자로 말미암은 ‘만성적 불완전 고용‘ 불안에 의해 주로 나타난다고 볼 수 있다. 사태가 이러하다면, 오늘날 자동화에 의한 노동 대체 효과보다는 제조업의 생산성 악화로 인해 고용 안정이 어려워진 노동 과잉 인구가 오히려 서비스 부문에 유입되고 위태로운 플랫폼 노동 유형에 대거 흡수되는 상황에 내몰렸다고 볼 수 있다. - P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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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코 저작의 배후에는-하이데거에게서와 마찬가지로- 제대로 말해지지 않은 치명적인 공리가 숨어 있다. 고대부터 근래에 이르기까지 인류의 거거는 거대 진리들의 사체가 묻힌 광대한 묘지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 P26

푸코는 이 묘지의 문제를 공격하고 나섰고, 이를 예기치 못한 개인적인 각도에서 연구했다. 그것은 바로 ‘담론‘에 대한 심층적인 발굴이었고, 역사적 구성물들 간의 궁극적 차이에 대한 규명이었으며, 이를 통한 최신 일반론들의 종식이었다. - P26

지나기는 참에 말해 두자면 각 역사적 구성물, 각 학문 분야, 각 실천의 궁극적 차이인 이러한 담론들은 한 시대 전체에 공통된 사유 스타일이나 시대정신(Zeitgeist)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 "총체화하는 역사"와 "한 세기의 정신"을 조롱했던 푸코는 슈펭글러와 아무런 관계가 없다. - P33

이는 이해관계가 "어떻나 보편적 형식도 결여"하고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 그러니까 계급 이해관계라는 개념은 가능하지만, "이 보편적 형식의 작동은 그 자체로 역사적이다[...] 바로 거기에 특이성의 원리라고 부를 수 있는 것이 있다." 이는 역사를 단절들의 연속으로 만든다. - P34

철학자 푸코는 역사학자들의 방법을 실천하도록 인도할 뿐이다. 이는 각각의 역사적 질문을 그 자체로 논의하는 것이지, 일반적인 문제나 철학적 질문의 한 가지 사례로 그것에 접근하는 것이 결코 아니다. 그리하여 푸코의 저작은 역사학자들의 방법보다는 철학 그 자체를 겨냥한 비판이 된다. 그에 따르면 역사의 질문 속에는 철학의 중대한 문제가 용해되어 있는데, "모든 개념은 생성된 것"이기 때문이다. - P35

사실 푸코는 자신이 생각한 것만큼 주변화되어 있지 않았다. 그의 역사 쓰기 방식은 심성사(histoire des mentalites)라는 분야를 표방하던 사람들의 호감을 샀다. 그는 아날 학파보다는 필리프 아리에스 쪽에 더 가까웠다. 미셸 페로, 아를레트 파르주, 조르주 뒤비는 푸코의 책들을 높이 평가했다. 그럼에도 역사학자들의 동업 조합에 대한 푸코의 원한은 온전히 남아있을 것이었다. - P40

푸코식 역사의 그림 안에는 무언의 형이상학적 감수성이 있다. 아무 때 아무것이나 생각할 수 없기에, 우리는 어떤 시기의 담론의 경계 안에서만 생각한다. 우리가 안다고 믿는 모든 것은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제한된다. 우리는 그 한계를 보지 않으며, 그런 것이 있다는 사실조차 알지 못한다. - P44

이 어항 또는 담론을 한마디로 "우리가 역사적 아프리오리(a priori historique)라고 부를 수 있는 것"이다. 확실히 이 아프리오리는 인간 사유를 압도하며 지배하는 부동의 층위가 아니다. 그것은 변화하는 것이며, 우리가 결국 변화시키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무의식적이다. 동시대인은 언제나 자기들의 고유한 한계가 어디인지 모른다. 우리는 우리 한계를 파악할 수 없다. - P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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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학으로의 초대 - 인간주의적 시각 문예 인문클래식
피터 L. 버거 지음, 김광기 옮김 / 문예출판사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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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연구용으로 쓰인 게 아니라, 그저 읽히기 위해 쓰였다. 이 책은 교과서도 아니고 이론적 체계를 구축하려는 시도도 아니다. 내가 진정 흥미를 느끼고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바로 어떤 지적 세계로의 초대이다.

이것은 이런저런 이유로 사회학에 대해 궁금해하거나 질문을 던지는 사람들을 위한 책이다. 내 생각엔, 그런 사람들 가운데는 소위 "교육받은 공중"이라 불리는 다소 신화적인 실체의 좀 더 사려 깊은 사람들뿐만 아니라 심각하게 사회학을 배워볼까 하는 생각을 잠시 해보는 학생들도 있을 것이다.

나는 오늘날 취할 수 있는 학문적 오락 중에서 사회학이 가장 고상한 "귀족적 게임"이라고 생각한다는 것을 솔직히 인정해야겠다.

이어지는 장들 가운데 하나에서 나는 모든 세계관은 음모의 결과라는 입장을 취했다. 이것은 학문관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 P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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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20 21:5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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