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이 있는 것은 다 아름답다 - 최재천의 동물과 인간 이야기
최재천 지음 / 효형출판 / 2001년 1월
평점 :
절판


딱딱한 책 말고 잠 자리에서 가볍게 읽을 생각으로 골랐지만, 잠을 아끼고 밤을 새워 가면서 다 읽고야 말았다. 도대체 책이 손을 놓아주질 않았기 때문인데, 그 만큼 재미있고 술술 잘 읽혔다고 볼 수 있겠다. 씨줄을 이루는 동물 얘기도 날줄을 이루는 사람 얘기도 그 자체로도 흥미진진하고, 더 나아가 서로를 교묘히 넘나들기에 이야기가 탄탄해지고 흥미가 배가된다. 저자의 깔끔하고 유려한 글 솜씨도 한몫 단단히 한다.

동물과 사람 얘기가 서로 얽혀있고 언론 매체등에 담았던 글이라 시사성도 강하기에, 동물도 이러는 데 우리 사람도 이래야 하지 않냐는 식의 결론이 많다. 저자는 이것을 ‘자연주의적 오류’라 칭하며 되도록이면 피하려 했지만 그 유혹을 뿌리치지 못했음을 솔직히 고백한다. 그러면서 덧붙이는 말은, 사과는 하지 않겠단다. 어떨 때는 정말 사람이 동물만도 못하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란다.

자꾸 동물에 비교되는 것에 기분 나빠할 사람도 있겠지만, 인간도 영장류일 뿐이며 영장류의 근본도 포유류이고 이런 식으로 따져 가면 결국은 하나의 근본에 도달할 뿐이다. 우리가, 인간과 98%의 유전자를 공유하는 침팬치와 뭔가 다른 점을 주장하고 싶다면, 그 만큼 더 성숙한 면모를 보이도록 꽤나 노력해야만 할 것 같다. 결국 이것이 저자가 던지고 싶었던 화두話頭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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