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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도 - 해상시계 발명이야기
데이바 소벨 & 윌리엄 앤드류스 지음, 김진준 옮김 / 생각의나무 / 2002년 11월
평점 :
절판
구판이 절판 되었길래 별 수 없이 기다렸더니, 개정판은 가격을 3배나 뻥 튀겨서 나왔다. 씩씩거리면서 이동 보관함에 넣은 채 주문은 안하고 있었는데, 우연찮게 들린 offline 서점에서 구판을 발견하고는 잽싸게 샀다. 인터넷 서점의 할인은 못 받았지만 개정판의 1/3 가격이니 얼마를 번 셈이냐며 룰루랄라 서점을 나왔더니, 4만원짜리 주차위반 딱지가 떡하니 차에 붙어있는 것이었다...ㅠ,.ㅠ
각설하고 책으로 와서, 위도와 달리 경도는 측정하기가 만만치 않았단다. 물론 17, 18C 때 얘기다. 요즘에야 상대성원리까지 감안한 GPS항법이 있지만, 그 당시엔 경도 1˚의 오차가 거리로는 약 110km (적도에서, 당연히 위도에 따라 그 값은 줄겠지) 차이를 일으키니, 항해선으로서는 험난한 뱃길 여행일 수 밖에 없었다. 문제가 심각하다 보니 영국 의회에서 제법 큰 상금을 건 ‘경도 상’까지 제정된다 (1714년). 방법은 두 가지 였는데, 하늘에서 달과 태양(낮) 또는 별(밤) 사이의 거리를 측정해서 경도를 알아내는 ‘월거月距 이용법’과, 매우 정확한 시계로 모항 시각과 현지 시각을 비교하여 경도를 계산하는 방법이었다. 얘기가 드라마틱할려고 그랬는지, 월거 이용법의 지지자들은 당대의 유명한 천문학자들이 (멀게는 갈릴레이, 동시대에는 뉴턴 이하 등등) 총 망라된 반면, 정확한 해상시계 이용법은 오로지 시골 구석의 한 장인이 유일했다. 당연히 쉽지는 않았지만 승리는 장인의 것이 된다. 거의 40년에 걸친 투쟁 끝에!!!
원래 1995년 처음 출간되었을 때는 도해가 없었는데, 박물관 큐레이터가 합류하여 수 많은 도해와 상세한 설명을 추가한 것이란다. 본문 글도 깔끔하지만 그림들과 그 설명들도 맛깔이 좋다. 두 저자 각각의 개성을 느낄 수 있다. 존 해리슨 H-1,2,3,4,5 해상 시계의 사진은 그야말로 장인 정신이 배어있는 ‘작품’임을 느끼게 해준다. 마지막에 영국 그리니치 본초자오선 사진에서도 그 위에 섰던 저자의 감동을 같이 느낄 수 있다. 이 책으로도 충분하건만 도대체 1년 만에 절판 시키고 판형만 키워 화보 몇 장 추가한 개정판을 내놓는 출판사의 심보를 ‘상업성’ 말고 뭐로 이해해야 할는지... 덕분에 주차위반까지 하게 만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