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인만의 여섯가지 물리 이야기 - 양장본
리처드 파인만 강의, 폴 데이비스 서문, 박병철 옮김 / 승산 / 200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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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파인만의 <물리학 강의>가 승산에서 나온다는 얘기를 듣고 오래 기다렸는데, 일반인을 겨냥하여 추려진 6개 강의만 먼저 출판되었다. 그 명성 그대로 훌륭한 강의록이다. 무릇, 공부는 자질구레한 수식이 중요한 게 아니라 ‘개념’을 먼저 잡는 것이 중요하다. 요즘 아동 학습지에서도 ‘개념’ 운운하는 CF가 나오는 걸 보면 빈말이 아니다. 그래서 파인만은 뛰어난 선생님임에 틀림없다.

그만의 독특한, 그래서 가려운 곳을 정확히 긁어주는 설명에 밑줄을 치지 않을 수 없다. 흔히 하듯, 시험에 나올 만한 것에 ‘밑줄 쫙’이 아니라!!! 한 예로, 알라딘 미디어 리뷰에서 ‘에너지보존 법칙’을 데니스의 장난감 블록으로 설명했다는 글을 보고는, 뭐, 어디에 있건 블록 개수는 일정하다는 정도의 비유겠지 했었는데, 어디 단순한 내 수준에서 파인만의 깊은 뜻을 감히 알 수 있었으랴!!! 우리가 어떤 양을 수학적으로 계산하고, 무언가 변화가 일어난 후에 그 양을 다시 계산하여 비교해보면 정확하게 일치한다는 이 내용이 어떻게 개구쟁이 데니스와 연관되는 지 직접 확인해보시길...

밑줄을 쳐야 할 부분은 여기만이 아니다. ‘증발하는 분자들은... 이제부터 수프를 식혀 먹으려면 입으로 열심히 불도록! p.55’, ‘산소와 탄소가 결합할 때에는 한바탕 난리가 일어나서... p.60’, ‘따라서 상호작용이라는 개념을 (수영장)물의 존재를 통해 이해되어야 하며, 전기력의 경우에는 전기장의 개념을 도입... p.83’, ‘따라서 원자의 기본적인 형태를 유지하려면 핵과 전자는 적당한 선에서 타협을 보는 수 밖에 없다. p.88’, ‘어떻게 알 수 있었을까? 물론 하나의 실마리로부터 풀어낸 결론이다... 완전히 타서 재만 남은 ‘죽은 별’을 관측하여... 생전에 별을 태우던 용광로(핵반응)의 정체를 추적할 수 있다. p.125’, ‘물론, 물리법칙은 시간과 함께 변할 수도 있다. 만일 이것이 사실로 판명되면 물리학의 ‘역사적 질문’은 곧 우주의 역사에 대한 질문으로 발전할 것이며, 이때부터... p.132’, ‘이 경우에도 총알은 여전히 ‘떨어지고’ 있지만, 떨어지는 총알의 궤적을 따라 지구의 표면이 ‘휘어져’ 있기 때문에 고도가 유지되는 것이다. p.176’, ‘불확정성 원리는 인간의 지적능력에 그어진 한계가 아니라, 자연자체에 원래부터 내재되어 있는 본질이다... 간섭 무늬를 소멸시키지 않으면서 전자가 어느 구멍을 지나왔는지를 확인하는 방법은 없다.p.235’

6강의 만에 끝난 것이 너무 아쉬울 뿐이며, 곧 이어 좀더 어려운 6개 강의와 52개 전강이 각각 출간 예정이라니,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리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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