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의 사생활
데이비드 애튼보로 지음 / 까치 / 199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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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서울 본가本家에 들렸다가 우연히 책장에서 발견하고는 (막내 동생이 도서관에서 빌려왔단다), 식물에서 별반 재미있는 얘기 거리가 있으랴 하며 시큰둥하게 읽기 시작했다. 아차!!! 식물이 삶이 영 재미없다고 생각하고 있었던 것은, 단지 그네들과 우리들의 시계가 달랐기 때문일 뿐인 것을!!! 그 시계를 우리가 느낄 수 있을 만큼만 빨리 돌려 보면, 동물과 똑같이 움직이고 서로간에 투쟁하고 멀리까지 여행하며 그 후손을 키워내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심지어 우리로서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시간을 건너 뛰어, 2천년 전의 씨앗이 꽃을 피우기도 한다. 생각해보면, 이 행성도 그네들이 먼저 차지하고 있었던 것 아닌가? 그들이 있었기에 산소를 호흡하는 동물이 생겨날 수 있었겠지.

책에는, 저자 스스로도 자부하듯이 발로 뛰며 취재(?)한 생생한 현장 사진이 풍부하다. 우리의 시계를 잠간 그 쪽에 맞춰 놓고 보면, 가만히 정지해있는 모습이 아니라 급박하게 돌아가는 와중의 한 찰나가 기가 막히게 포착되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마치 이런 식으로. ‘지금까지, 나팔병자초의 청개구리 살해 현장에서 OOO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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