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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놈 - 23장에 담긴 인간의 자서전
매트 리들리 지음, 하영미 외 옮김 / 김영사 / 2001년 1월
평점 :
절판
개인적으로는 참 어렵게 읽은 책이다. 한 1년 전에 앞 몇 장만 읽은 후엔, 이러저러한 이유로 다시 펼쳐 보지 못하고 책장 속에 꽂힌 채 잊혀졌다. 몇 주전 우연히 찾게 되어 처음부터 다시 읽다가는 또 관심에서 멀어지고, 드디어 세 번 만에야 비교적 수긍할 만한 기간 내에 처음부터 끝까지 읽을 수 있었다. 그 변명으로 서평을 채우겠다고 미리 뻔뻔스럽게 밝히고 시작하자.
① 우선, 각 염색체에 할당된 소제목은 그 염색체의 전부도 아니고 그 역도 물론 아니다. 저자가 임의로 정한 것이고 그것이 이 책의 개성이기도 하다. 그러나 저자의 염려대로 본인은, 11번 염색체가 사람의 인성에 관여하는 유전자로만 채워져 있다고 믿고 들어갔다.
② 다음, 엄청나게 많은 사례와 인용으로 구성된 각 문단이 상반된 두 주장을 교대로 반복하다가 결론을 맺곤 하는데, 그 구별이 영 쉽지가 않다. 또 어떤 문단은 주제와 관련이 있는 것인지 조차 파악이 안 된다. 문맥이 애매한 탓으로 돌리고 싶은데, 영 생물학의 논지에 익숙치 못한 게 더 큰 이유일 듯 싶다.
③ 마지막, 역자후기에 밝힌 대로 원저자의 의도나 느낌을 최대한 살려 번역하려고 했는지, 긴 관계대명사절이 포함된 듯한 원문을 무리해서 한 문장으로 번역한 게 종종 보인다. 안 그래도 술술 읽히지 않는 글을, 구문 분석까지 해가며 읽게 만들었다.
계속 자기 변명으로만 서평을 채울 순 없는 노릇이고, 실속 있는 말 뭐라도 해야 하지 않나?
① 월프-히르시혼증 유전자, BRCA2, UBE3A, SNRPN, APOE 유전자의 공통점 : 관련된 단백질을 발현해서 질병을 일으킨다. ▶결론 : 유전자는 질병을 일으키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② 6번 염색체 긴 팔 끝의 IGF2R 유전자 : 지능에 관련된다. ▶결론 : IQ는 유전 50%, 환경 50%에 영향 받는다.
③ 암 치료를 위한 체세포 유전자 요법 : 식물의 유전적 개량, 형질전환 동물 등은 아예 생식세포 유전자 요법의 결과다. ▶결론 : 진단은 유전적으로 하고 치료는 유전자 요법이 아닌 관습적 치료법을 이용 할 수 있다.
④ 22번 염색체내의 HFW는 인간 자유의지를 결정하는 유전자 : 저자의 ‘뻥’이다 (HFW: Human Free Will?). ▶결론 : ‘유전적 결정론’이나‘사회적 결정론’이나 마찬가지다. 자신이 스스로 결정한 ‘자유의지’로 ‘숙명론’에 맞서라.
이게 실속 있는 말인가? ▶결론 : 다시 한번 더 읽어야 겠다!!! (차라리 원서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