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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특별한 과학 에세이
이인식 지음 / 푸른나무 / 2001년 2월
평점 :
절판
신문 기사나 잡지에서 에세이 형식의 과학 글을 읽다 보면, 중간이 빠져버려 결론을 이해하기가 쉽지 않거나, 겉만 핥다가 말아서 얻을 정보가 없거나, 둘 중 하나이다. 저자는 이런 ‘쪼가리’ 글을 배격하며 나름의 소신으로 일정 분량 이상의 글들을 써왔고, 10년을 즈음하여 그것들 중 일부를 한데 모았다 (그래서 저자에겐 ‘아주 특별한’이다).
그의 글은 폭 넓은 자료가 인용되며 적당한 수준까지 깊이를 갖추고 있다. 다양한 분야의 그런 글들을 한데서 볼 수 있으니, 독자에 따라서는 딱 입맛에 맞겠다. 그러나 아무래도 한 주제를 갖는 한 권 분량의 글보다는 아쉬울 수 밖에 없다. – 한 책에서 깊이와 다양성을 함께 원하면, 이것도 ‘패러독스’일려나? (본 책 1-3.미술과 수학의 만남, 3-2.자연의 기하학 프랙탈 컬럼에 패러독스 얘기도 있다).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적인 컬럼은, 책 끝에 ‘반과학’을 다루면서 한국 과학 언론의 형편을 ‘엉터리 훈수꾼만 바글거리는 후진국형 절름발이 구조’로 비판하면서, 과학 전반에 대한 지식과 인문학적 소양을 겸비한 과학 저술가 발굴을 주장한 글이다. 통쾌하다 못해 전율이 느껴졌다면 혼자만의 ‘오버’인가?
인터넷 초창기에 검색 엔진이 없던 시절, 원하는 주제를 찾기 위해 하나의 사이트에서 link-link-link... 해가며 헤맸던 기억이 난다. 그땐 인터넷이 정보의 보고가 아니라 쓰레기의 바다라며 비평한 식자識者도 있었다. 과학 저술가라면, 익히 알려지지 않은 여러 주제에 대해 자료를 수집하고 정리 요약해서 널리 알려 주는 ‘검색 사이트’ 역할도 필요하고, 그로 인해 어떤 한 주제가 일반 대중에게 관심을 받으면, 그 분야의 전공자가 보다 깊은 내용을 쉬운 글로 설명하는 ‘홈페이지’ 역할을 맡으면 될 것이다. 첫번째 역할의 본보기가 본 저자라고 여겨지며, 그로 인해 정보가 선별되고 공유되어 우리네 과학적 소양이 높아져 가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