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멈춰선 파리의 고서점 - 셰익스피어 & 컴퍼니
제레미 머서 지음, 조동섭 옮김 / 시공사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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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선택한 건 순전히 세익스피어 앤 컴퍼니에 대한 호기심 때문이었다.
가이드북에까지 소개되어 이젠 파리의 명물이 되어버린 유서깊은 고서점 세익스피어 앤 컴퍼니.

그러나 페이지가 넘어갈수록 나의 호기심은 점차 감동(?)으로 변했다.

캐나다에서 풍족한 급여, 잘빠진 독일 세단을 몰며 부러울 것 없이 지내던 사회부기자였던 작가는 어느날 자신의 실수로 범죄자에게 협박전화를 받게 된다.
약간 과민반응이었겠지만 아무 것도 없이 파리로 떠나 온 그는 세익스피어 앤 컴퍼니에서 지내며...비로소 그곳에서 자신안의 유령을 마주볼 수 있게 된다.

그리고 그의 책 덕분에, 나역시 내 자신의 어두운 부분을 들여다 볼 수 있었다.
내 마음속 유령의 존재를 늘 인식은 해왔었지만 난 늘 그것과 대면하는 걸 두려워했다.

그래서 애써 회피하고, 마치 그곳에는 유령이 없는 양 행동하고...
그러나 작가덕에 한 순간이나마 난 내안의 유령과 마주했다.
그리고 그것을 극복할 용기를 얻었다.(비록 그 용기가 오래가진 못했지만^^)

 책을 덮고 한참을 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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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 포터와 죽음의 성물 1 (무선) 해리 포터 시리즈
조앤 K. 롤링 지음, 최인자 옮김 / 문학수첩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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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10년이 지났어요.

사실 1999년에 마법사의 돌을 읽고, 별다른 감흥이 없었는데 2002년 겨울 크리스마스 휴가가 날 이렇게 바꿔버렸네요.

새로 이사간 영국의 작은 마을이었던 Worthing에서 난 나를 위한 크리스마스 선물로 해리포터 3권세트를 샀었고...그렇게 크리스마스 휴가 2주 동안 마법사의 돌, 비밀의 방, 아즈카반의 죄수의 매력에 푹 빠져들었지 뭐에요.

그 이후로 나는 당신과 함께 매해 호그와트에 신학기가 돌아오기만을 눈빠지게 기다렸던 거에요.

10년이라는 시간이 흐르는 동안 당신과 당신 주위의 모든 친구들 덕분에 즐거웠어요.

장농 안에 괴물이 들어있을지도 모른다며 두려워하는 나이에서, 자신의 자의식을 고민하는 사춘기를 넘기며 성장하는 당신을 지켜보며...이러면 안되는데 하는 생각이 간혹 들 정도로 당신은 욱하며 성미 급하게 행동한 적도 많긴 했지만^^

그래도 용기있고, 선하게 잘 커줬군요, 해리.

당신은 호그와트를 떠난지 오래고, 대신에 이제는 당신의 아이들이 다니고 있는 학교이지만....이걸 어쩌죠?

나는 벌써부터 반달 모양의 안경을 걸친 덤블도어 교수님과 검은 망토를 휘감고 다니던 무표정한 표정의 스네이프 교수님(이젠 그 무표정도 사랑스러워 보일 것 같아요), 엄격한 표정의 맥고나걸 교수님, 더이상 말이 필요없는 당신의 절친한 친구들 론과 헤르미온느, 진정한 용기를 보여주었던 네빌, DA, 트러블 메이커인 위즐리 형제의 웃음소리가 그리워요.

늘 잊지 말아요, 해리.

당신 부모님, 스네이프, 덤블도어, 프레드, 루핀, 시리우스, 통스, 매드 아이 그외 많은 사람들이 죽어야만 했던 이유를...

그리고 이건 앞으로 똑같은 상황이 다시 닥친다 해도 우리들이 또 한번 싸워야 할 이유이기도 하니까요.

그럼 굿바이 해리, 그리고 이야기는 즐거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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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나의 도시
정이현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0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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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때문에 아파하고 울며 밤새우고 고민해본게 도대체 언제적 일이던가?

서른 넘으니 기억력이 더 우울해져서 이젠 어제 일도 기억이 안날 지경인데, 그런 주제에 사랑때문에 고민하던 시절을 무슨 재주로 기억할 수 있겠는가?

아니, 이제 그런 시절은 더이상 기억하고 싶지 않은 걸지도 모르겠다.

서른 한살의 오은수와 그녀의 친구들.

나이 삼십대에 관한 그녀의 견해에는 대부분 동의했지만 이야기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연애 이야기에는 그닥 동감도 안되고 재미도 없더라는^^

내가 이상한건가?

내가 그동안 넘 금욕과 절제의 생활을 오래해서 연애의 감이 떨어진건가???

삼십대 싱글 여성이 찾을 수 있는 재미가 데이트 말고는 정녕 없다는 것인가?

난 특별히 독신주의자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꼭 해야할 일이라고 생각하며 연연해 하는것도 아니다.

그런데 이 책에는 결혼을 원하는 여자들의 두가지 모습을 보여준다. (결혼을 원하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그중에서 두가지라는거다.)
 
첫째, 오은수 - 무난한 삶에 묻어가려구. 상대를 사랑하지는 않지만 어느면에서 자기보다 좋은 조건에 있는 남자라 재미없고 지루함 정도는 감수한다.

둘째, 재인 - 신분상승을 위해. 남편은 비뇨기과 의사에 부자집 아들이다. 역시 사랑없는 결혼을 해서 마음고생 좀 하지만 재인에 의하면, 직장생활 7년하면서 이런저런 드러운 꼴 다 겪었단다. 그런데 지금은 월수입 500만원 보장해주는데 이정도는 참는건 별거 아니라나^^

근데, 재인의 말, 굴욕적이긴 한데 공감이 가긴 한다.
원래 직장에서도 일이라는게 힘들어도 돈 많이 주면 그 맛에 한다는데^^
그럼 나도 재인과 같은 부류냐구???

그건 아니고, 나는 사실 의외로 로맨티스트다.;)
결혼은 사랑하는 사람과 해야하는거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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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쿠다 히데오 지음, 임희선 옮김 / 북스토리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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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사실 나 잘난맛에 사는 인간이라 이십대 초반의 피부가 탱탱한 아이들, 혹은 우리 회사에 입사한  아직 앳된 모습의 신입사원을 봐도 특별히 감흥이라던가 조바심이 없어서 이 책에 나오는 언니들의 조바심이나 질투를 별로 실감을 못했다.

나이든 여자가 자기 나이 생각하지 못하고 어울리지도 않는 깜찍발랄한 옷차림을 하고 다닌다거나, 어려보이려고 안달을 하는 사람을 보면 그저 나이에 맞게 자연스럽게 늙어가는게 제일 좋은거라고 담담하게 말하던 사람이 바로 나였으니까...

그런데 그냥 가볍게 읽으려고 골랐던 책에서, 문득 허를 찌르는 듯한 이야기를 발견했다.

"때라는 게 있다고 생각하지 않아?"

지에가 불쑥 물었다.

"때? 무슨 때?"

"걸*을 그만둘 때"

"걸? 한물간 단어를 쓰고 그래?"

자기도 모르게 농담을 날렸다.

"그럼 아가씨라고 해두자."

지에가 턱을 괴면서 먼 곳을 바라보는 눈길이 되었다.

"여태까지 젊은 여자라는 것만으로 재미보는 일들이 많았지만 그것도 이제 그만둘 때가 되지 않았나 싶어."

*GIRL, 20대 중반 정도까지의 미혼여성을 일반적으로 일컫는 '여자애'을 일반적으로 영어로 그대로 쓴 말

이 책의 뒷면엔 이런 문장이 적혀 있다.
언제나 Girl이고 싶은 Cool한 여자들의 상쾌한 이야기!
아아~
이 문장을 보면서 나는 속으로 "유치하게 걸은 무슨 얼어죽을 걸이야, 난 다르다구."
이런식으로 얼마나 잘난척했던가.
그러나 이쯤되니 나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 ㅡ.ㅜ

 며칠전에 친한언니와 함께 서점에 들어가서 제목도 확인안하고 아무 잡지나 넘겨서 같이 보고 있는데...얼핏 어느 잡지 표지모델의 스커트가 아주 마음에 들어서 그 스커트를 찾기 위해서 계속 잡지를 넘기던 중에 위리는 그만 손길을 멈추고 말았다.

피크닉 화보에서 그동안 언니와 내가 누누히 이야기해오던 우리의 로망을 아주 세세한 부분까지 완벽하게 재현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바로 이거야" 이렇게 감탄하며...그런데 이 잡지 제목이 뭐길래 아주 딱딱 끄집어낸거지?라며 표지를 들춰본 순간 다시 한 번 웃었다.

그 잡지는 바로 ... 

VOGUE GI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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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손톱
빌 밸린저 지음, 최내현 옮김 / 북스피어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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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이 책에 대해 코멘트하기 전에, 출판사에서 제공하는 이 책의 광고 문구부터 한 번 보자.

“더 이상 새로운 미스터리는 없다고 생각하는 독자들에게 권한다!"

사실 내가 귀가 얇은 편도 아니고, 팔랑귀도 아니지만 사실 책을 살때만큼은 100% 나의 주관에 의지하지 못할때가 많다.

서점에서 다 읽고 난 후에 사올 수도 없는 노릇이고, 내가 좋아하는 작가라거나 좋아하는 장르의 책 위주로 구입하다가 입소문 혹은 인터넷의 리뷰에 의지할때도 많은데 사실 <이와 손톱> 이 책 은근 기대했었다.

 
얼마나 색다를지도 궁금하기도 했는데, 게다가 초판 한정 결말 봉인판이란다.-난 책 초판본에 집착하는 특이한 병(?)을 갖고 있다^^-

책 발간 당시, 미국에서는 결말에 대한 궁금증을 참고, 봉인되어 있는 결말 부분을 뜯지 않고 갖고 오는 독자에게는 책값을 환불해주겠다는 이벤트를 했다나?

즉, 독자 너네들이 이 이야기의 결말을 모르고서야 그 궁금증을 어디 참을 수 있겠어? 하는 자신감의 발로였겠지. 

솔직히 이야기하면, 나는 추리를 잘 못하는 것 같다.

뭐 모든 정보를 독점하고 절묘한 타이밍에 혼자 공개해버리는 셜록 홈즈 아저씨 이야기에서야 그렇다쳐도 모든 정황을 다 독자에게 알려주는 아가사 크리스티 아줌마 전집 80권을 읽는 동안에도 난 범인을 한 번도 맞춰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ㅡ.ㅜ
 
그런데 내가 진화를 했나???

아니면 원래 이건 출판사에서  아무리 새롭다고 떠들어봤자, 지금 눈으로 보면 결국 진부한 소설일 뿐이었나?

소설은 서로 연관이 없어 보이는 두개의 에피소드가 서로 교차되지만 눈치가 둔치인 나도 어느 시점에서는 두 에피소드 사이의 개연성을 어렴풋이 눈치채게 됐다.

그리고 책 광고대로라면 전혀 상상할 수 없는 새로운 일이 막 일어나야 하는데, 책의 결말은 대충 나의 예상대로 딱 들어맞았다.

(자세히 말하면 스포일러 포함될거 같아서 패스~)

작가가 해준 일은 단지 조금 애매한 부분으로 남았던 범죄의 재구성이었다고나 할까?

광고라는게 웃긴게, 차라리 이 책을 추리소설의 고전 뭐 이런식으로 소개했다면 차라리 수긍했을거다.

그런데 이런 식으로 광고해버리면 꼭 허위광고에 뒤통수 맞은거 같잖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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