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빔툰 3 - 다운이에게 동생이 생겼어요 비빔툰 (문학과지성사) 9
홍승우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0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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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깨에 힘을 잔뜩 뺀 만화가 더 강한 울림을 남긴다는 걸 보여준다.

나는 결혼도 하지 않았지만 더더군다나 아이를 낳지도 않았지만 정말 이 만화에 크게 공감하고 말았다. 얼마나 공감했냐면 만화를 보면서 마음이 짠해져 찔끔찔끔 눈물을 흘릴 정도였다. <다운이에게 동생이 생겼어요>를 읽고나니 결혼과 육아라는 게 '고군분투 속의 행복찾기'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정보통과 생활미 정도의 삶을 살아갈 수 있다면 결혼이라는 거 해볼만 한 거 아닐까. 삶 속에서 찾는 소소한 행복이라는 게 얼마나 큰 미소를 짓게 하는 것일까... 생각해본다.  

엄마에게 이 책 한 번 읽어보라며 내밀자 엄마는 책 제목을 보더니 애기들은 동생이 생기면 엄마 앞에서는  아, 예쁘다하면서 엄마가 안 볼 때에는 얼굴을 마구 때린다고 했다. 내 얘기를 하는건가 했는데 엄마가 말했다. '우리 애들은 안 그랬어' 그럼 누가 그랬다는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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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 예감
요시모토 바나나 지음, 김난주 옮김 / 민음사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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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한 책. 기시감과 예감, 슬픈 운명에 대한 직감 등등이 얽히면서 빚어낸 한 편의 소설. 요시모토 바나나에는 이런 신비롭고 초월적인 뭔가로 자신의 작품을 현실에서 빗겨나 있는 것으로 만들고 있는 것 같다. 

배다른 남동생에 대한 사랑과 가족에 대한 미안함, 가족의 죽음이 바꾸어버린 운명 등이 차분하게 그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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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광수생각
박광수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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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광수생각은 (착한) 광수생각의 반편향으로서, 기존 자기 작품을 전복시키는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라 그냥 그대로 나쁜 책이다.

책을 찬찬히 읽다보면 작가가 받은 상처, 세상에 대한 혐오, 정의가 없는 사회에 대한 슬픔 등등에 고개가 끄덕여지기도 하는데 남자와 여자는 성적 욕구에 대한 태도가 기본적으로 다르며 그렇기 때문에 남자가 다른 여자와 바람을 피우는 것은 용인해야 한다는 자기항변에서는 그냥 입이 쩌억 벌어질 뿐이었다. 性정치적으로 참으로 나쁜 광수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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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한 마음
함민복 지음 / 풀그림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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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민복 산문집에는 자연이 많다. 아주 많다. 바다가 계속 나온다. 나는 책을 읽다가 평소 망각하던 바다를 떠올리고, 산을 생각한다. 결국 책을 읽는 중 버스를 타고 가다 '개암 랜드'라는 간판을 보고 깜짝 놀란다. 작가가 개암나무 등등의 얘기를 계속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그건 '개암 랜드'가 아닌 흔해빠진 '게임 랜드'였다. 
 
그러나 이 책을 읽고 나서 신랄한 다자이 오사무의 산문을 읽다보니 함민복의 자기 겸손은 너무 너무 겸손함이 지나쳐 자학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마음에 걸리는 게 많으면 사는 게 얼마나 불편할까. 

이 시는 한민복의 마음씨를 잘 보여주는 것 같다. 나와는 다르다. 
 

긍정적인 밥/ 함민복


시 한편에 삼만원이면
너무 박하다 싶다가도
쌀이 두 말인데 생각하면
금방 마음이 따뜻한 밥이 되네

시집 한궈에 삼천 원이면
든 공에 비해 헐하다 싶다가도
국밥이 한 그릇인데
내 시집이 국밥 한그릇만큼
사람들 가슴을 따뜻하게 덥혀줄 수 있을까
생각하면 아직 멀기만 하네

시집이 한 권 팔리면
내게 삼백원이 돌아온다
박리다 싶다가도
굵은 소금이 한됫박인데 생각하면
푸른 바다처럼 상할 마음 하나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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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 할머니
요시모토 바나나 지음, 나라 요시토모 그림, 김난주 옮김 / 민음사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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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은 뒤 요시모토 바나나는 과대포장된 작각 중의 한 명이 아닐까 하는 짙은 의심을 더욱 지울 수 없게 됐다.  

<하드보일드 하드럭>에서 차분하게 죽음을 관망하는 시선이 마음에 들어 이후 바나나의 작품에 관심과 기대를 갖고 읽어봤으나 번번이 실망할 뿐이다.  

이 소설의 플롯은 어머니의 죽음 - 아버지와 아르헨티나 할머니와의 사랑 - 아르헨티나 할머니의 죽음이다.  

이 플롯의 중간중간에 인간에 대한 기대와 죽음에 대한 시선 등이, 마치 우유를 잔뜩 머금은 말랑말랑한 식빵처럼, 스며있지만 감동을 주지는 못한다.  

상황이 감동을 전달해야 하는데 직접적인 감정표현이('아르헨티나 할머니만 생각하면 지금도 눈물이 나며 가슴이 따스해지고... 어쩌고 저쩌고' 하는 식의) 난무하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한다.  

요시토모 나라의 그림마저 없었으면 이 소설을 어찌 감당했을까 하는 생각마저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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