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약의 문학적 구조 - 창세기-말라기 주석
류근상 지음 / 크리스챤출판사 / 2003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2003년 3월호 [기독교 출판소식]을 보고 이 책의 출판을 알게 되었다. 평소 성경에 대한 문학적 해석에 관심이 있는터라, 먼저 아마존닷컴에 들어가서 미국 독자들은 이 책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지 살펴보았다. 많은 독자들이 극찬하고 있었다. 책에 믿음이 갔다. 책을 사다보니 별일도 다 있다. 어떤 책은 미국에서 개정판이 나왔는데, 국내엔 구판을 번역 출판했고, 심지어 절판된(품절이 아니라) 책도 번역하는 경우도 있었다. 그러나 이 책은 원서가 1999년에 나왔다. 역자도 신학교재를 10권 넘게 번역한 류근상 교수다. 책값도 분량에 비해 저렴하다. 이래저래 호감이 간다. 어서 책이 왔으면. 설레는 마음으로 택배 아저씨를 기다린다. 드디어 도착.

이제 책을 손에 쥐었다. 저자 서문만 읽었는데도 감동이 밀려온다. 저자가 수십년 동안 땀흘려 이 책을 완성했기 때문이다. 보통은 봄에 씨를 뿌려 여름에 가꾸면 가을에 결실한다. 과실수는 3년이면 열매를 맺는다. 그런데 이 책은 수십년이나 걸렸다니... 존경심이 절로 솟는다.

이 책은 제목 그대로 구약성경의 문학적 구조를 밝힌 책이다. 먼저 본문의 문학적 단위를 파악하고(흔히 말하는 문단나누기), 구조를 분석하여(선형구조,평형구조,대칭구조), 의미를 파악(중심주제)하는 과정을 밟는다. 이렇게 하면 본문의 핵심내용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역자의 말대로 문학적 구조를 부분적으로 다룬 책은 있으나 구약 전체의 문학적 구조를 다룬 책은 없었다.(전체를 다루다보니 부분적으로 설명이 부족한 점은 있다) 정말 대단한 책이다. 이 책 한 권만 있으면 창세기부터 말라기까지 설교할 수 있을 것 같다. 설교 준비할 때 본문을 열번 읽는 것보다 이 책을 한번 읽는게 나아 보인다.(오해하지 마세요) 그만큼 본문의 핵심을 파악하는데 결정적인 도움을 준다.

성경은 하나님께서 역사를 통해서 그 당시 흔히 쓰는 사람의 말로 주신 하나님의 말씀이다.(아마 다드가 이런 말을 한 것 같다) 그러므로 성경은 역사적이고, 문학적이고, 신학적인 책이다. 지금까지는 역사적이고 신학적인데 관심이 많았다. 그러나 요즘 주석들을 보면 문학적 분석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다행스런 일이다. 우리나라 신학계도 문학적인 해석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한 분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때에 본서가 소개된 것은 하나님의 섭리이리라. 이 책을 통해 한국신학계에 문학적 해석이 활짝 꽃 피우기를 기대해 본다.

누군가 책은 옷과 같다고 말했다. 어떤 사람에게 잘 맞는 옷이 다른 사람에게 안 맞을 수도 있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도 나는 이 책을 강력하게 추천하지 않을 수 없다. 그만큼 좋기 때문이다. 나는 확신한다. 이 책을 사는 사람은 결코 후회하지 않을 것이라고. 이 책은 내가 지금까지 접해본 책 중에서 가장 탁월한 책이다. 당신에게 소개할 수 있어 기쁘다. (이 글은 2003년 3월 13일 라이프북에 실었던 서평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