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대에서 읽는 과학 - 염색체에서 우주까지 과학으로 보는 일상
이종호 지음 / 북카라반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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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살 안찌는 유전자는 따로 있는걸까?', '냉동인간은 정말 다시 살아날 수 있는가?', '인간이 화성으로 이주하는 것은 정말 가능한가?'  평소 이런 의문을 가졌다고 하더라도 딱히 누구한테 물어야 할지 몰랐을 것이다. 궁금하긴 한데 답을 어떻게 찾아야 할지 알 수가 없네.. 싶었던 질문들에 대해 똑똑한 삼촌같은 저자가 시원하게 해답을 찾아주는 책이다. <침대에서 읽는 과학>이라는 책 제목처럼 잠들기전 침대에서 마음 편하게 읽을 수 있을만큼 달콤 말랑한 책은 물론 아니지만, 흥미롭고도 짖궂은 질문에 하나하나 과학적 견해를 담아 열심히 매우 진지하게 대답해주기 때문에 어려워도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예를 들면, 세상에 살 안찌는 유전자는 따로 있는걸까?  물만 먹어도 살이 찐다는 사람과 아무리 먹어도 살이 안찌는 (부러운)사람의 차이는 박테리아 네트워크의 차이일수도 있다고 한다. 실제 고든 교수는 비만 생쥐와 날씬한 생쥐의 장내 박테리아를 무균 상태의 쥐에 주입했는데 비만 생쥐의 박테리아를 주입받은 생쥐들은 날씬한 생쥐의 박테리아를 주입받은 생쥐들에 비해 체지방 증가량이 2배에 이르었다고 한다. 이것은 동일한 음식을 먹어도 어떤 사람은 더 많은 영양분을 흡수해서 더 살찔 수 있다는 것인데 이런 억울한 일이 있나.  이 실험이 사실이라면 앞으로는 장내 박테리아 다이어트 요법이 나오지 않을까? 혈액형은 태어날 때부터 정해져 나오는 것이지만, 박테리아는 후천적으로 결정되는 성질의 것이라서 앞으로는 어쩌면 혈액형보다 박테리아형이 사람의 더 중요한 형질을 결정할 수도 있다고 한다. 나의 박테리아는 어떤 유형이려나. 비만 유형이 아니길 바랄 뿐. 

책을 보다가 아주 아름다운 상상이 가능하게 하는 실험도 한가지 발견했다. 드라마에서 보면 꼭 시골에 놀러간 커플이 반딧불이가 가득 날아다니는 로맨틱한 장소에서 첫키스를 하는 러브러브한 장면을 볼 수 있다. 어떤 성분이 반딧불이 꽁무니에 불이 반짝반짝 빛나게 하는 걸까. 반딧불이는 몸에 루시페라아제 라는 효소가 있어서 빛을 낼 수 있다고 한다. 한마리의 빛은 작디 작지만, 그 반딧불이를 한꺼번에 많이 잡아서 한 공간에 놔두면 그 빛이 실제로 꽤 밝아 책을 읽을 수 있을 정도가 된다. 학자들은 빛을 내는 루시페라아제 성분을 동물에 주입하여 동물의 몸이 빛을 내도록 하는 실험도 성공한 바가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그 성분을 식물에 주입해보는건 어떨까? 그것도 가로수 은행나무가 스스로 빛을 내도록 유전자를 주입해 밤이 되면 길가에 심어놓은 은행나무가 은은한 빛을 내면서 빛나는 것이다. 전기세가 들지 않는다는 건 둘째 치고, 상상만 해도 너무 아름답고 로맨틱하다.  밤에 스스로 은은한 빛을 뿜어내는 은행나무라니 너무나 멋지지 않은가. 

<침대에서 읽는 과학>에는 그 외에도  기상천외한 과학 이야기들이 가득 들어있다. 우주까지 이어지는 엘레베이터를 만든다면 어떻게 될 것인지, 순간적으로 치는 벼락을 붙잡아 에너지로 쓸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 매우 진지하게 대답해준다. 세상엔 우리가 아는 것보다 모르는 사실이 훨씬 많다. 어릴땐 엄마를 따라다니며 세상만사의 모든 궁금한 점들에 대해 (엄마들이 미친다는) "왜~?"를 외칠 수 있었지만, 이제는 직접 공부하고 찾아볼 수 밖에 없다. 

자기 전에 스마트폰으로 만화를 보는 대신, 읽고 나면 꽤나 유식한 척 할 수 있는 과학책 한 권을 읽고 잠들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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