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Beer : 맥주 스타일 사전
김만제 지음 / 영진.com(영진닷컴) / 2015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얼마전 한가로운 저녁, 오빠랑 오랜만에 술이 땡긴다며 맥주 한 캔을  나눠 마시다가 맥주가 넘 맛있다며 다른 것들도 마셔보자며 슬슬 시동이 걸렸다. 편의점에 가서 수입맥주를 종류별로 사와서 신나게 마시다 결국은 둘다 취해 쓰러지고 말았던 일이 있다. 둘다 원래 술을 별로 즐기지 않았던 터라 맥주맛은 물론 브랜드도 잘 모르는 편이었는데, 처음으로 맥주가 맛있다고 느낀 것이다.  그때부터 궁금해졌다. 맥주 맛이 종류별로 어떻게 다른지, 사람들이 국산맥주보다 수입맥주에 열광하는 이유가 뭔지, 맥주는 무엇으로 만들어지는 건지 말이다. 그러던 차에 맥주에 관한 모든 이야기를 담은 맥주 스타일 사전 이라는 책을 발견하고 추석연휴 동안 즐겁게 읽었더니 덕분에 또 맥주가 땡긴다. 얼마전 마트에 가서 맥주를 박스채로 집에 사두었다는 건 비밀....

맥주 스타일 사전은 사전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맥주의 역사부터 시작해서 맥주를 만드는 방법과 맛의 차이를 내는 재료들, 나라별로 유명한 맥주들과 그 공법들을 세세하게 소개하고 있다. 세상에 이렇게 수많은 맥주들이 있다니 그림과 글로만 맥주 소개글들을 읽고 나니 그 맛이 더 궁금해진다. 내가 얼마 전 맛있다고 느꼈던 맥주는 클라우드kloud 맥주였다. 광고에서 물타지 않은 맥주라며 설현이 넘나 예쁘게 나와서 소개했던 맥주 소개를 보며 '그럼 다른 맥주는 다 물을 타는건가'하고 생각했던 기억이 있는데 그 부분에 대한 궁금증도 책을 통해 해소했다. 맥주의 기본 재료는 물, 맥아, 홉, 효모 4가지라고 할 수 있는데, 이 재료들의 종류나 사용방법에 따라 맥주의 맛이 변화한다. 

홉은 식물의 한 종류인데 맥아가 내는 단맛을 잡아주고 맥주 특유의 씁쓸한 맛을 내게 해준다.  홉의 종류에 따라 맥주에 시트러스 하거나, 혹은 꽃이나 허브처럼 화사한 꽃향을 맥주에 입혀주기 때문에 홉의 종류는 맥주의 맛에 큰 영향을 끼친다고 한다. 맥주를 즐기는 전문가들일수록 홉이 많이 들어간 씁쓸한 맛을 선호한다고 하는데 처음엔 입에 쓰게 느껴지지만 점점 그 맛에 중독되어 점점 더 강한맛을 찾게 된다고 한다. 그래서 맥주 애호가들이 국내의 시중 맥주들을 두고 물탄 밍밍한 맛이라고 하나보다. 국내 맥주들이 거의 가볍고 라이트한 밍밍한 수준의 맥주를 만들어 내는 까닭은 가장 많은 사람들이 쉽고 부담없이 마실 수 있는 맛이기 때문이란다. 거기다 원가 절감을 위해 맥주의 맥아 비율을 줄이고 곡물같은 다른 재료를 넣어서 만들고 거기에 물까지 섞기 때문에 맥주 애호가 입장에서는 더 맹물처럼 느껴질 수 밖에 없다. 그런 국내 시장에도 몇 년전부터 변화가 불어와 100% 올몰트 all malt 맥주가 나오기 시작했다. 올몰트는 다른 곡물을 섞지 않고 100% 맥아로만 만들어진 맥주라고 한다. 물타지 않은 맥주라는 말은 여기서 나온 것 같다. 그래서 인지 클라우드 맥주는 국내 맥주임에도 불구하고 편의점등에서도 수입 맥주와 가격대를 거의 나란히 하고 있는 편인듯 하다.  


맥주의 라이트한 맛을 최대한 살린 라거 맥주가 국내 맥주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한다고 해서 억울해할 필요는 없는 것이 다른 나라에서도 맥주하면 보통은 이런 라이트한 라거맥주를 떠올리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그래서 특별한 맥주를 맛보고 싶다면 각 나라의 특이한 맥주들을 찾아서 마셔보는 수밖에 없다. 맥주 스타일 사전 에는 나라별, 종류별로 나눠서 수많은 맥주들을 소개하고 있다. 아쉬운 건 내가 아는 맥주의 종류가 별로 없다는 것인데 이건 내가 맥알못 이기 때문이리라; 그래도 가장 접하기 쉬운 대표적인 라거맥주인 버드와이저, 밀러, 하이네켄 같은 맥주들을 시작으로 점점 각국의 특이한 맥주들을 자세한 설명과 함께 소개해주고 국내에 수입되고 있는지 여부까지 알려주기 때문에 소개를 보고 꼭 먹어보고 싶은 맥주는 세계  전문점에 가서 살짝 맛을 보면 될 듯하다. 



독일에 가면 맥주가 물보다 싸고, 거기 맥주의 맛은 우리나라 맥주에 비할바가 아니라고 하니 독일 맥주는 꼭 찾아서 먹어봐야겠다. 거기다 맥주병도 다들 얼마나 특이하고 예쁜지 맥주병을 종류별로 다 모아보고 싶은 소장욕구가 들기도 한다. 


미국 맥주 중에는 특이하게 맥주에 우유를 탄 종류도 있다고 한다. 레프트 핸드 밀크 스타우트는 마치 우유의 한 종류인 양 맥주병에 젖소가 그려져 있다. 휘핑크림이 올려진 커피나 초콜릿 티 같은 맛이 난다고 하는데 넘 궁금해서 먹어보고 싶긴 한데 우리나라에는 현재 수입이 안된다고 한다. 이처럼 맥주 스타일 사전에는 호기심을 자극하는 수많은 종류의 맥주들이 넘쳐나기 때문에 나같은 맥알못도 자꾸만 술땡기게 만드는 마력이 있다. 특히나 맥주를 좋아하는 분들이나, 혹은 친구들 앞에서 나 맥주에 대해 이만큼이나 아는 사람이야 하고 잘난 척 좀 하고 싶은 분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이 책에 나오는 맥주관련 이야기만 조금 읽고 가서 친구들앞에 거드름 피우며 얘기해도 친구들은 '우와~ 잼있다' 하면서 들어주지 않을까? 

지나친 음주는 금물이지만 요렇게 보물찾기 식으로 신기한 맥주들을 하나씩 찾아서 맛보는 즐거움도 꽤 큰 즐거움일 것 같다. 조만간 세계맥주 전문점을 한번 들러야겠군..쿨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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