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이 행동으로 변하는 8가지 방법 - 온은주의 비주얼씽킹 : 입문편
온은주 지음 / 영진.com(영진닷컴)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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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도 잘쓰고 그림도 잘 그리는 사람 완전 부럽다! 김중혁 작가는 정말 부럽게도 글도 잘쓰면서 그림도 잘 그리더라. 질투가 난다!! 나의 다이어리는 투박하게 글씨로만 빼곡히 들어차있다. 나도 다른 사람들처럼 귀여운 그림으로 다이어리 꾸미기도 하고 싶고, 남자친구와의 재밌었던 일상을 일상툰 으로도 만들어보고도 싶고, 그림 에세이 도 써보고 싶고 하고 싶은 것이 무지무지 많다. 그런데 문제는, 머릿속에 떠오르는 이미지를 그림으로 옮기는 것이 무지 어렵고, 무섭다는 것! 그러면서도 도구는 기가 막히게 많이 갖추고 있는 나는 각종 펜, 색연필, 싸인펜, 만년필 펜촉 등등 무수히 많은 도구를 갖추고 있음에도 막상 그림을 그리려고만 하면 겁부터 집어먹게 되는 전형적인 그림 공포녀다. 보고 따라 그리라고 하면 어느 정도 할 수 있겠는데 처음부터 생각해서 그리라고 하면 도무지 뭐부터 해야할지, 초등학교 2~3학년 수준의 그림밖에 안나오는 것 같아 부끄럽기만 하다. 이런 나의 답답함을 해결해줄 만한 비주얼 씽킹 도서를 발견했다. 생각이 행동으로 변하는 8가지 방법 은 그림을 잘그리는 법이 아니라 생각한 것을 그림으로 나타내는 방법을 알려주는 도서이다. 





어려운 그림을 그리려 하지 말고, 아이들처럼 졸라맨부터 시작하라! 뭘 그려야 할지 모르겠으면 일단 동그라미를 그리고 생각나는대로 빈종이를 채워가라는 말은 예쁜 그림을 그려야만 한다는 부담감을 조금은 줄여주었다. 책을 보며 어설픈 졸라맨들을 따라그려본다. 너무나 유명한 화가인 피카소는 일부러 어린아이처럼 그리기를 연습하기 위해 한줄로 그릴 수 있는 단순한 그림을 끝없이 연습했다고 한다. 가장 단순하지만 누구나 알아볼 수 있는 그림을 그릴 수 있는 것, 그것 또한 능력이라는 것이다. 화가가 될 것이 아니라면 일단은 원근감이나 세부 묘사는 패스하고 생각나는대로 부담없이 그려보자. 


우리가 가장 흔히 쓰는 이모티콘인 라인 이나 카카오톡 이모티콘을 따라그려보는 것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는데 사람의 기분을 잘 나타내는 특징적인 표정이 잘 나타나 있기 때문이다. 유명한 그림들을 모사해보면서 점점 나만의 그림을 연습해본다. 어떤 한 단어를 떠올리며 그 단어를 통해 연상되는 이미지를 다각도로 그려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위의 그림은 뒷모습이라는 주제로 저자가 다양한 상황의 뒷모습을 다양한 배경과 함께 그려본 것이다. 엄청나게 잘 그린 그림이 아니더라도 자신의 느낌을 그대로 잘 나타냈다는 점에서 충분히 개성이 있고, 그림 에세이 나 그림 일기를 쓰기에도 부족함이 없다. 





그림은 무엇보다 매일매일 그리는 것이 훈련에 가장 좋다고 한다. 하루의 1% 시간만 투자해서 30일 동안만 매일 시간을 투자하면 자연스럽게 내 몸에 습관이 밴다고 하는데, 하루의 1%가 15분이란다. 자기 직전이나, 출근한 직후 등 뭔가를 시작하고 끝낼 때 약간의 짬을 내서 매일 매일 무언가를 그리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다. 너무 큰 주제를 정하면 꾸준히 하지 못하고 포기할 가능성이 크다고 하니 조금의 시간을 들여도 할 수 있을만큼 작은 주제로 쪼개서 하는 방법이 좋을 듯하다. 나는 매일 책을 끼고 사니 내가 읽은 책 표지를 보고 그려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저자도 마침 책표지를 그린 그림이 있어서 반가웠다. 상상의 산물이 아닌 보고 그릴 물체가 있으니 훨씬 도전하기 좋을 것 같아서 나도 하루 15분 프로젝트를 한번 해봐야겠다.  




감정을 그리면 감정이 힐링되는 작용이 있다고 한다. 한마디로 감정의 세탁소 같은 느낌인데, 자기가 느끼는 감정들을 표정으로 매일 다이어리에 기록하다보면 자신의 감정변화를 자연스럽게 알 수 있고, 힘든 감정을 그림으로 마주함으로써 힐링되는 작용이 있다고 한다. 나도 아무렇게나 떠오르는 감정을 낙서하듯 그려봤다. 책도 읽고 싶은데 난데없이 노래도 부르고 싶다ㅋㅋ 졸라맨버전으로 그린 건데도 스스로 생각해서 그리니 왠지 뿌듯한 기분이다. 




그림 일기 를 쓸때 자신의 자화상을 그려서 표정과 글로 그 날의 상태를 표현하면 좀 더 생생하게 나의 상태를 남겨놓을 수 있을 것 같다. 내가 생각하는 나의 모습이 어떤지 심리적으로도 파악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지 않을까 싶다. 비주얼 씽킹 은 의외로 옷장정리에도 활용할 수 있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옷들을 하나하나 그려서 확인하다보면 자신이 어떤 스타일을 추구하는지,  자주 입는 옷과 안입는 옷은 무엇인지 금방 시각적으로 파악되어 정리하는 것도 빨라진다고 한다. 나도 옷장에 옷이 수없이 많은데 막상 입으려면 입을 옷이 없어서 항상 고민인데, 한번 다 꺼내서 그림으로 그려서 정리해보고 싶은 생각이 든다.




예전에 기획자로 일할 시절, 간단한 사안을 전하기 위해서도 무조건 PPT등을 이용해 자료를 만들어야 했던 일들이 번거로웠던 적이 있다. 차라리 간단한 것은 바로 그림으로 그려서 전달하는 것이 훨씬 직관적이고 빠른 방법이었을 텐데 지금 생각하면 아쉽기도 하다. 그만큼 펜을 들고 바로 생각을 표현하는 것에 서툴렀던 걸까. 손으로 대충 그리는 것은 낙서같은 느낌이라 전문성이 안느껴진다고 생각해서 그랬던 걸까. 저자가 손으로 그린 기획안을 바탕으로 실제로 결과물이 만들어진 것을 보니 생각을 바로 펜으로 간편하게 그린 기획안도 꽤 괜찮을 것 같다.



그림을 잘 그려서 화가가 될 것도 아니면서 그림만 그리려고 하면 단순한 낙서 앞에서조차 머뭇머뭇하게 되는 이유가 뭘까. 스스로 잘 못 그린다는 생각에 실패한 그림을 그릴까봐 망설이게 되는건 아닐까. 그냥 아무생각없이 오늘 읽었던 소설에 나왔던 물귀신을 그려봤다. 생각보다 넘 귀엽게 그려졌다. 왠지 소설 속 무서웠던 이미지가 그림으로 미화된 느낌이다ㅋㅋ 

사람은 꿈을 꿀때도 장면으로 꾸고, 모든 상상도 하나의 장면으로 이루어진다. 그래서 비주얼 씽킹 훈련을 하면 자신의 생각을 구체적인 실체로 좀 더 머릿속에 잘 각인할 수 있는 것 같다. 자신의 평소 생각이나 감정을 그림으로 나타내고, 그걸 시각적인 계획을 세우는데 활용하고, 시각적인 정리를 통해 효율적인 공부에도 도움받을 수 있다. 결국 사람은 실체적으로 와닿아야 행동으로도 움직여진다. 그런 다양한 방법에 대해 생각이 행동으로 변하는 8가지 방법 에서 다양하게 설명하고 있어서 당장 해보고 싶은 마음이 불끈불끈 들도록 만들어준다. 
더군다가 펜이랑 종이만 있으면 얼마든지 그릴 수 있는데 무얼 망설이는가. 자신이 그린 그림에는 무조건 이름을 써서 진짜 예술가처럼 다 모아서 남겨두라고 저자가 그랬다.  아무리 못 그린 그림이라도 내 생각이 담기고 개성이 담기면 그 자체로 가치가 있다. 
잘나가는 웹툰을 보면 의외로 그렇게 잘 그리지 못한 그림도 많다. 대상의 특징을 잘 잡아서 나타내기만 하면 충분히 사람들의 시선을 끌 수 있고 사랑받을 수 있는 것이다. 낙서를 조금 더 예술적으로 한다고 생각하고 겁내지 말고 자꾸 펜을 들고 무엇이든 그려봐야겠다. 나는 무엇이든 글로 정리하는 좌뇌형 인간이라 그림보다 글이 훨씬 편한 듯 하지만, 그걸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우뇌부분이 발달하면 생각도 훨씬 풍부해지지 않을까 기대하면서, 또 그림 그리러 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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