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굽는 타자기 - 젊은 날 닥치는 대로 글쓰기
폴 오스터 지음, 김석희 옮김 / 열린책들 / 200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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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오스터, 그의 명성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내가 좀처럼 흥미를 끌지 못 했기에 처음으로 읽은 책이다. 거기에는 약간의 운이 함께 했던 거 같다. 정혜윤이 쓴 책을 읽고 나서 궁금했던 순간 내가 이용하는 도서관 목록에 폴 오스터 지은 책들이 많이 있었다. 앞으로 한 권씩 그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볼 생각이다.

빵굽는 타자기 는 소설은 아닌거 같고, 작가가 되기 전 20대 시절 그의 고군 분투기가 그려져 있다.아마도 그것들이 자양분 되어 훗날 이야기로 승화되지 않았나 싶다. 파리의 시네마테크에서 영화보다 영화감독을 꿈 꾸었던 이야기 등이 인상적으로 기억된다. 그리고 3편의 희곡과 그가 만든 게임 [액션 베이스볼] 설명서로 이루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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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개의 찬란한 태양
할레드 호세이니 지음, 왕은철 옮김 / 현대문학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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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레드 호세이니의 소설을 읽으면서 아프가니스탄과 탈레반, 이슬람 세계에 대해 한 발 더 다가서고 있다. 소련의 침공과 내전 그리고 미국의 습격으로 이어지는 포화의 역사
그 속에서 살아가는 아프가니스탄 사람들의 처절한 삶.

무엇보다 탈레반이 행한 강경한 원칙들을 엿 보며 기절할 지경이다.
모든 문화 행위를 금지 시키며 남자들은 수염을 길러야 하고 여자들은 혼자서 집 밖에 나오는 걸 금했다고 한다.
자칭 어설픈 진보자인 척 하면서 나와 다른 뉴 라이트 진영의 사람들을 받아 들이지 못 했다.
그런 내 자신이 두렵게 느껴지더라.
유연한 사고를 갖지 못 하고 내 사고와 의견만이 옳다고 주장하는 꼬락서니란.....,
조중동을 읽는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며 겸허한 마음을 가지는 연습이 필요하다.

북쪽을 가리키는 나침반 바늘처럼, 남자는 여자를 향해 손가락질을 한단다.
언제나 말이다. 그걸 명심해라,

어머니가 딸에게 해주는 말이다.
북쪽을 가리키는 나침반 바늘처럼이라는 비유가 나를 압도한다.

나나는 눈송이 하나하나가 이 세상 어딘가에서 고통 받고 있는 여자의 한숨이라고 했었다.
그 모든 한숨이 하늘로 올라가 구름이 되어 작은 눈송이로 나뉘어 아래에 있는 사람들위로 소리없이 내리는 거라고 했었다.

이 역시 어머니가 딸에게 알려준 지혜.
한 없이 낭만적인 눈 내리는 풍경에 대한 묘사를 지극히 개인적이고 슬프게
풀어 놓아 나를 정신 없게 만들더라.
삶이 주는 무게가 느껴지는 문장이였다.

그 아이는 내 눈의 누르(빛)이자 내 마음의 술탄(황제)이라고 말해줘

그러다가 시간이 되면, 뿌리가 뽑힌 잡초처럼 시간은 기억의 정원에서
마리암을 데려갈 것이다.

죽음으로 사라진다는 건 역시 두려운 일인 거 같다.
시간 앞에서 초라하고 보잘 것 없는 게 인간의 기억이다.
멋진 비유와 표현을 훔치고 싶을 지경이다.

라일라는 따뜻한 유리창에 손바닥을 댄다. 그리고 눈을 감는다.
그녀는 햇빛이 그녀의 볼, 눈꺼풀, 이마에 닿도록 놔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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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한 권의 책에서 시작되었다 - 정혜윤이 만난 매혹적인 독서가들
정혜윤 지음 / 푸른숲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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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위가 한창 기승을 부리던 여름,                                                                                 
책을 사려고 광화문에 있는 교보문고에 간 건 아니었을 거다. 그냥 책들을 구경하고 보기 위해서 갔다. 이 책을 서서 잠깐 읽은 건 정이현에 이끌려서 였다. 그녀의 대학시절 이야기는 흥미를 끌기에 충분했다. 그리고 내 기억의 우선 순위에서 잠시 밀려나 있었다.                                        

9월 3일.                                                                                                                     
책 반납을 이틀 늦게 한 탓에 묶였던 도서 대출 금지에서 드디어 풀렸다.
이미 책을 골라 놓고 반려 당한 덕분에 선택의 시간을 가질 필요가 없었다.               

책을 손에 넣기 전 제목을 내게 비추어 보았다. 

신영복 선생님의 [감옥으로 부터의 사색]

이 책에서 부터 출발해야 한다고 굳게 믿고 있다.이후 신영복 선생님의 저작들을 순서대로 읽기 시작했다. [나무야 나무야], [더불어 숲], [강의]                                                               

부모님과의 관계에서 부터 시작해 사회를 어디서 바라 볼 것인가의 문제 등 모든 철학적인 질문과 답 그리고 고민 등을 여기에 기대어서 찾아 내려고 노력하고 있다. 
1997년 군 병원에서 처음 접했던 이 책을 읽고 그 당시 눈물로 지냈었다.
감옥에서 20년을 보낸 다는 건 내 상상의 테두리 바깥의 일이였기에.
사실 그 당시 2년의 군대 생활 중 초반에 불과했지만서도 너무 답답함을 느끼는 날들 이였다.     그리고 다시 2005년 호주 시드니의 한 책방에서 헐 값에 이 책을 구입해 읽으며 다시한번 나를 뒤돌아 보는 계기로 삼았다. 2006년 초 봄에는 10권의 책을 구입해 함께 작업한 친구들에게 선물로 주었다. 개정판을 완독한 건 이 때가 처음이었던 거 같다. 
게으른 탓에 행동으로 옮기지는 못 하고 있지만서도                                                          [감옥으로 부터의 사색]은 매년 한 번씩 읽고 싶다.
지난 1년을 반성하고 새로운 한 해를 설계하는 마음을 가지고서.

보르헤스는 각각의 책은 각각의 독서를 통해 다시 태어난다고 말했다.                                    즉, 누가 어떻게 읽느냐에 따라 의미가 무한하다고 했다.
한 권의 책의 운명은 쓰인 시간에 결판나지 않고 오히려 앞으로 다가올 어떤 의미 부여를 기다리는 형식이라 했다.                               
나는 이것이 책과 인간의 공통점이라고 생각한다.

저자가 11명의 매력적인 독서가들을 인터뷰한 후 말미에 이 책을 닫으며 쓴 위 문장들 이야말로 독서의 세계에 빠져 있는 저자의 사고가 가장 잘 드러난 문장이라고 생각한다.

[미학 오디세이] 2권은                                                                                                
"나 혼자 꿈을 꾸면, 그건 한갓 꿈일 뿐이다. 하지만 우리 모두가 함께 꿈을 꾸면,                      그것은 새로운 현실의 출발이다." 
라는 화가 훈데르트바서의 말로 문을 연다.                                                  

그는 어쨌든 꿈에 대해 입을 여는 자다.                                                                              
진중권과 편의 맨 마지막 문장이다.                                                     

"나에게 일어나는 일은 타인에게도 일어나리라."  오스카 와일드[옥중기]

일단 폴 오스터와 보르헤스의 책은 꼭 읽어 보고 싶어졌다.
그 외에도 매력있는 책들의 인용과 소개로 가득한 글들을 읽다 보면 막 중독되어 헤어 나기 쉽지 않다. 절제를 미덕으로 삼는 자, 아니거든 쉽게 이 책을 펼치지 말지어다. ㅎㅎ
햇살 좋은 추석 날 해운대 백사장에서 누워서 본 이 책을 어느 낫선 해변가에서 멍하게 파도를 보다가 떠 올릴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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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진 2
신경숙 지음 / 문학동네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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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숙의 장편소설 리진 1편을 읽었다.
김탁환의 [파리의 조선 궁녀 리심]을 읽었던 터라 나모 모르게 머릿속으로 비교해 보게 되었다.

리진 이라는 조선 말기 궁녀의 삶의 겉 모습은
너무 매력적인 이야기여서 소설가들로 하여금 자기를 빨아 들이는 매력을 발휘하는 거 같다.
조선의 궁녀가 프랑스의 조선 외교관과 사랑에 빠지고
최초로 빠리를 간 조선의 여인으로
그리고, 다시 궁으로 돌아와 자살로 생을 마감하는 모습이란.....,

모르겟다.
이 생각은 편협하고 독단적인 내 의견이지만
리진이라는 한 여인의 삶을 깊이 들여다 본 소설가는 신경숙이 더 가까워 보인다.
남자라는 한계의 김탁환에 비해 신경숙은 여자가 느끼는 반응과 떨림 등이 잘 묻어나 보인다.
김탁환은 팩션 역사 소설이라는 분야에 집중하며 글쓰기를 하는 소설가 임에 분명한데
지금까지와는 다른 행보의 신경숙의 리진은 낫설다.
무엇에 이끌려 조선 말기 궁녀의 삶을 들려주는 걸까? 궁금하다.
아마도
그 대답은 리진 2편을 읽어야 알 것이다.

신경숙님의 [리진] 1,2 권을 다 읽어도 왠지 허전하다.
소설 속의 리진이 읽었다는 모파상의 [여자의 일생] 에 대한 궁금증 일 수도 있다.
책을 읽지 않아 잘 모르겠지만 여자 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겹쳐 놓은 듯한 부분일 거 같다.
그리고 아주 개인적이지만
노틀담의 대성당을 관광하고 나서 읽고 싶었던 빅토르 위고의 [노틀담의 꼽추]가 궁금해 진다. 

명성황후 시해사건을 묘사하는 소설의 말미와 리진의 결말은
내가 받아들이기에 약간 개연성이 부족하고 억지스럽게 느껴졌다.
지금까지 소설에서 집중했던 리진 이라는 한 인물에 대한 이야기가
큰 역사적 사실 앞에 사라져 버린 거 같다.

2권을 읽으며 부쳐 놓은 포스트 잍은 세군데.

변하지 않는 것은 마음을 애잔하게 한다.

마음을 쿵 하고 울리는 둔탁한 충격에 휩싸인다.
시간이 지나면 모든 게 변화하게 마련인데
그걸 거부하고 지킬 수 밖에 없는 어쩔 수 없는 뭔가가 느껴진다. 

당신에게 애착이 없어서가 아니라 당신의 마음을 다 받았기 때문입니다.

리진이 콜랭에게 쓴 편지에서 밝힌 이 심정.
사랑에 대해서 다시한번 사유하게 만들어 준다.
어떤 마음을 얼마나 받았기에 이런 글을 쓴 걸까 싶다.
몹시 궁금하다.

어떤 사람에게 사랑은 투쟁이다.

나에게 사랑은 사람을 알아가는 과정이 아닌가 싶다.
그리고, 무엇보다 내 자신을 바로 비추는 거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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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심 - 하 - 파리의 조선 궁녀
김탁환 지음 / 민음사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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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탁환님의 이 소설 갖고 싶어 안달이 나 있었다.
다행히 선배가 상, 중 2권을 선물해 주어서 읽을 수 있었다.
(하 편은 어디서 구해야 하는지 난감하지만 지금은 일단 독서에 집중)

실존했던 역사 속의 인물을 작가가 상상해 행간을 채워나간다는 게 의미심장하다.
 이 책이 내 흥미를 끈 요소들은 여러가지가 있다.
 일단, 영화화 된다는 점도 그렇거니와
 파리라는 도시에 대한 개인적인 환상 뭐 그런게 복합적으로다가.....,

"최선을 다한다고 언제나 마음을 얻는 것은 아니다. 마음을 얻기 위해 준비한 최선이 때론 최악을 낳기도 한다. 기대만큼 상처도 크다."                            

세상을 살아가는 게 무서운 이유이기도 하다.
열심히 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고 잘 해야 한다는 거다.
진심이 진심으로 받아들여지고 통하게 된다면 세상은 참 싱겁고 재미없을 지도 모른다.
그래도, 난 .....,

"상처를 입었다고 물러나는 사랑은 사랑이 아니다. 더 큰 상처를 각오하며 최선에 최선을 더하는 영혼들!"

이 글을 보고 어디까지가 허용되는 걸까 궁금해 진다.
과하면 스토커라고 손가락질 받고 포기하면 그건 사랑아니라고 한다.
알수 없는 거다.

이야기에 군더더기가 없고 전개가 빨라 손에 잡으면 끝까지 읽게 되는 매력적인 이야기.
집에 도착해 있을 下 편을 언능 손에 잡고 싶다.

실제 존재했던 리심과
소설가 김탁환님이 환생시킨 리심의 간극은 얼마큼 일까? 한편으로 궁금해지기도 한다.
19세기 말,파리에 처음 도착한 조선인 리심.
그녀는 진심으로 파리를, 파리지엔을 이해하고 사랑했을까??
이 책을 읽으면서, 작가의 상상력과 노력에 감탄을 거듭하게 된다.
일례로 1895년 프랑스 파리에서 처음으로 선 보였던 영화 [기차의 도착]을 묘사하는 부분을 읽을 때 이 이야기를 쓰기 위해 프랑스 파리의 신문들을 뒤적이고 있을 작가의 모습이 떠 올랐다.
그리고 첨부된 지도들이란....., (1890년경 파리와 모로코)

계몽정신.
조선의 부국강병을 위해서...
여자들을 교육시키겠다는 리심의 욕망.
아, 그녀는 어떻게 생을 마감했을까..

책 말미에 있는 "리심의 흔적을 찾아서" 부분을 읽고 나니 이 책의 윤곽이 그려지는 거 같다.
김탁환작가는 우리의 근대를 찾아가 어디서 부터 잘못된 거냐고 따져 묻는 듯 하다.
역사를 되짚어 보면서 지금의 우리상황을 꼼꼼히 살펴 볼 수 있을거 같다.
북핵문제와 6자회담.
그리고 남북의 문제.
어찌 보면 120년 전과 현실은 그대로 닮아 있는 듯하다.
자기 실속을 채우려고 외국을 등지고 살아가는 조선 시대 관료와
자기 회사의 이익을 위해서 정보를 외곡하는 조선일보를 비롯한 수구 언론들은
얼마나 비슷하고 어디가 다른것 인지.

작가는 프랑스 공사를 통해 교육만이 조선을 부국강병의 길로 이끌거라며
자신의 의도를 밝히는 듯하다.

아, 어쩌란 말인가!!
이제 우리 대한민국은 교육마저 빈부격차의 간극을 넘어서기 힘든 지경에 이르고 말았으니.
내년부터 서울에 국제 중학교 두 군데가 설립 될 예정이며
2년 뒤 부터는 고등학교 또한 추첨제가 아니고 성적순으로 입학 된다. 이제 입시지옥이라는 표현으로는 설명하지 못 할 학생들의 끔찍한 시간들이 기다리고 있을 뿐 이다.  홍종우

홍종우, 라는 인물을 알게 되었고, 이 책으로 인해 조선 말기 대한제국 초기 시대에 관심이 생겼다.
이제 소설책이 아닌 역사서를 집어 들 때가 온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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