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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 ㅣ 작가정신 일본소설 시리즈 2
무라카미 류 지음, 양억관 옮김 / 작가정신 / 2004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작가 자신의 17살 시절을 회상하며, 젊은 청춘들에게 바치는 책이라고 하면 맞을듯 하다.
요시모토바나나가 티티새에서 푸릇푸릇한 십대후반의 첫사랑, 혹은 삶을 경쾌하게 이야기했듯이 식스티나인은 작가에게 즐거운 작업이었던것 같다.
말죽거리잔혹사의 유하감독이 영화를 만드는데 많은 즐거움을 제공했다고 하는 책표지의 노란띠가 둘러져 있던 책을 단숨에 읽어 내었다.
나이가 들면 그시절의 기억들은 추억속에서 각색되어 아름답게 채색되지만, 그시기를 지나는 청춘은 미래를 알수 없고, 현재가 세상의 전부이고, 크고 작은 반란을 하며 청춘이라는 과정을 지나간다. 책을 읽고 나니 처음의 가볍던 느낌이 아련한 향수처럼 돌아갈 수 없는 학창시절을 부러워하게 했다. 대학이라는 제한된 목표를 향해 야간자율학습을 하고, 모의고사를 치루고, 결과를 이야기하고, 가능성을 점쳐 보던 시기, 우리들은 반란은 커녕 낭만적이라는것이라곤 꿈도 꾸어보지 못했고, 고작해야 문학소설을 읽으며, 고상한척 살아야 했던게 전부였다.
세상은 부모님이, 선생님들이 말하는대로만 해야하는줄 알았다. 어른이라는 나이가 된지금 그누구도 세상을 어떻게 살아라고 말하지 않았고, 가르쳐 주지 않았다. 지금의 청춘들은 많이 달라졌겟지만, 그시절만이 같는 즐거움을 절대 포기하지 말았으면 한다. 긴 인생에 한두번의 실패는 오히려 아름답기에. 어느순간 어른이 되어 있을지도 모르니까.
누군가 올바른길을 인도할수 있는 한사람이 있고, 지구의 다른곳에서는 풍요와는 반대로 베트남 전쟁이 일어나고 있던 시절, 학교는 대학을 강요하지만, 여자친구를 만들 궁리를 위해 축제를 기획하고, 바리게이트 사건을 기획하던 소년의 이야기, 사랑도 하고, 친구와의 우정도 돈독이하고, 정의롭지 못한것에 반항하고, 상상으로 끝나버릴지라도 뭔가를 도모해본다는것은 멋진일이다.
무라카미류가 식스티나인의 인터뷰에서 '즐겁게 살지 않는 것은 죄'라고, '지겨운 사람들에게 복수하는 길은 그들보다 즐겁게 사는 것'이라고 했듯이.
교코, 무라카미 류의 영화소설집, 달빛의 강, 고흐가 왜 귀를 잘랐는지 아는가, 공생충... 류의 책을 읽었다고 말하면 거짓말이고 69를 읽었고, 한없이 투명에 가까운블루를 읽고 있다. ^^ 류의 표현처럼 이런식으로 앞에 나열 하고 " ~면 거짓말이고"를 붙이고 뒤에 이어지는 한두절에서 어김없이 웃음이 나왔다.
무라카미류는 여전히 다양한 일로 재미있는 삶을 살고 있는 작가인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