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없이 투명에 가까운 블루
무라카미 류 지음, 한성례 옮김 / 동방미디어 / 2004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1976년도에 이런 글로 상을 받은 작가는 어느세상에 속한 사람일까
2004년에도 따라가기 힘든 그의 글 흔적을 따라 가다 보면 요즘 영화들속에 나오는 것들이 모두다 나오는 듯한 기분이 든다.
69가 달콤한 청춘의 기억이었다면 '한없이 투명에 가까운 블루는' 전혀 다른 이야기의 나열이었다. 마약이 넘치고, 포르노에나 나올것 같은 집단성교가 있고, 텍스트 흐름을 따라가던 나에겐 주인공 이름조차 선명히 기억되지 않았다.  다만 방관자적인 류와 릴리만 기억나고 나머지 사람들은 '트레인스포팅'의 마약을 하는 친구들처럼 어지럽게 머리속을 헤엄쳤다.

책이 나온지 38년만에 읽은 나는 일본과 한국의 간격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지 !
얼마전까지만 해도 10년이었고, 지금은 3-4년 차이라고 하는데, 내가 조금 다가가면 그들은 이미 멀어져 버리는건 아닌지.

읽기를 그만둔 소설책을 다시 읽기 시작하면서 뒤섞이기 시작했다.

시간이 지난후 다시 읽기를 해야 할것 같다.

지금은 혼란스러우니까

1970년 귀퉁이에 혼란스러웠던 일본에서 미군기지 옆에 살던 희망이라는 단어조차 거부했던 19살 무렵의 그들 앞에 있는 현실인지 무언지의 것들에 대해 상실감이라고 류가 말하지만, 하나의 현상이었겠지. 류는 지금 멋진 곳에서 글을 쓰는 자유도 얻었고,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산다는데, 또  오늘아침 새로나온 책 제목도 읽었는데...

+
추가 <040510저녁에 후기부분을 읽다가>
1976년 풍요의 시대에 접어든 일본사회에 상실감을 느끼는 젊은이들의 일탈과 방황을 보여 주는 소설이라는데....책을 읽는 중에도 읽고 난 후에도 무언가에 중독된듯 갈피를 잡지 못하던 부유하던 생각들은 소설읽기에 맞침표를 고하고 이어지는 인터뷰와 후기의 자세한 설명덕에 잡히는 무언가에 기대어 본다.

마약과 폭력과 섹스로 얼룩진 이 포르노그라피는 소설이라기보다는 하나의 이미지를 쫓아 끝없이 파열하는 록 음악에 가깝다. 전통과 단절된 채 성장한 도시 젊은이들의 감수성을 대변하는 신세대 문학이 그것이다.

"글쓰는 것도 영화 제작도 너무 힘들기 때문에 좋아하진 않아요. 그런데 이상한 건 테니스를 아주 좋아해도 5-6시간 계속 할 순 없는데, 글쓰는 건 끝없이 가능하거든요. 일본의한 유명한 평론가는 제 소설이 '가장 밑바닥에 근본을 둔 가장 본질적인 소설'이라고 말했었죠.  내가 왜 쓰는지, 난 결코 그걸 생각하진 않아요. 단지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하는 거고, 그게 다예요. 죽기 전엔 이해할 수 있겠죠."

대사의 오만함도 메시지의 육중함도 없이, 그는 살이 연하고 아무 방어력도 없는 소년처럼 말했다. 하지만 그를 지켜보는 건 기침을 심하게 하면서도 결국 담배를 찾아 무는 중독 같은 일이라는 걸 이미 알고 있었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