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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끝나도 음악은 남아있다 - 고형욱의 영화음악 오디세이
고형욱 지음 / 사월의책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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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 감각은 오감중 어디를 제일 많이 의지할까?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소리와 냄새에 민감한편이라 오래전 만난 사람의 얼굴은 기억 못해도 목소리는 오래도록 기억할 수 있고, 그런가 하면 냄새로 기억해 내는 능력도 조금은 있는듯하다. 그럴때마다 놀라곤 하는데 기억을 떠올리는 것들이 참 재미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영화는 끝났지만 영화속 절묘하게 맞아 떨어진 영상과 노래를 오래도록 기억하는 이야기다. 영화보다 음악으로 기억되는 영화, 음악을 들으면 자동적으로 떠올리게 되는 영상, 그리고 함께 했던 사람과 장소 먹었던 음식, 만났던 때를 떠올리는게해주는건 영화가 주는 풍요로움이 아닐까.

영화음악에 대한 기록이니 직접 들으면서 느끼는게 무엇보다 빠를것 같아서 책 뒷쪽에 부록으로 붙어 있는 시디(불멸의 영화음악)를 꺼내 넣었다.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시작으로 16곡의 음악이 들어 있다. 익숙한 멜로디와 노래들이 흘러나오고, 몸이 저절로 흔들거린다. 역시 텍스트보다는 귀를 즐겁게 하는 음악이다 싶은 생각이 든다. 참 오랜만에 고전영화들속 OST를 듣는다.

본 영화도 있고 제목만 아는 영화도 몇개 포함되어 있다. 소개하는 영화들은 오래된 영화들이 대부분이다. 한 때는 영화를 감독별, 배우별, 꼭 봐야할 리스트라도 만들듯이 찾아 보곤 했는데 요즘 그림그리기에 빠져 영화를 거의 찾지 않고 있다. 예전 영화마을 비디오대여점에 '특선영화'코너가 있었다. 다른 영화들은 신프로와 구프로로 가격이 달리 책정되어 있지만 '특선'코너는 신, 구프로에 상관없이 같은 가격을 받았다. 이 코너의 영화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마음속으로 들어오는 영화들이 대부분이어서 아무 영화를 골라도 실패할 확률이 거의 없을 정도로 오래동안 사랑받아 온 영화들이었다.

책에 소개되는 영화들도 '특선'코너에서 본 영화들이 많다. 3D영화와 블록버스터를 찾는 사람들이 대부분인 요즘에도 이런 영화를 볼까하는 생각도 해본다. 더 찾기 쉬워졌지만 더 많이 보는지는 모르겠다. 지금 흘러나오는 노래는 '사랑은 비를 타고'다. 나에게 이 영화는 사랑에 빠지기 시작한 남자의 두근거림을 절묘하게 표현한 영화로 빗속을 경쾌하게 탭댄스를 하며 걷는 장면이 잊혀지지 않는 영화다. '그녀에게 굿나잇 키스를 하고 비속을 혼자 춤추며 가던 남자가 마주오던 경찰과 부딪치자 무안한듯 멈추는가 싶더니 다시 춤을 추는 장면이다. 첨벙첨벙. 빗물은 하수구로 들어가고...남자는 사랑에 빠져 비속에 춤을 추며 달려간다.'

스폰지, 아트하우스 모모, 시네큐브에서 간간히 지난 영화들을 상영하곤 하는데 이사를 하고부터는 자주 가질 못하고 있다. 새해이니 음악으로 기억되는 영화 한편 만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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