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년살이 골목길
심진숙 지음, 김정한 사진 / 스토리북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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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길 또는 고샅

 

골목길에서 놀던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지금은 골목길에서 노는 아이들도 안 보인다. 시골의 고샅은 인적이 드물고 도시의 골목길은 재개발로 아파트단지로 들어가 버렸다.

 

산업화와 도시화로 날마다 낡아가는 곳이 있다. 시골의 골목길은 날마다 낡아간다. 빈집이 늘어나면서 더 낡아간다. 이러다가 골목이 사라질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일년살이 골목길은 낡아가지만 아름다운 골목길을 걸으면서 보고 듣고 느낀 것을 사진과 더불어 엮은 빼어난 책이다. 지금까지 보았던 마을을 소개하는 답사책과는 다르다. 도시에 살다가 힐링이 필요하여 담양으로 내려와 갈아가는 고액연봉자와 도시의 삶에 지쳐서 할머니가 돌아가시자 절망에 빠져 고향으로 돌아온 백수가 담양의 골목길을 걸으면서 삶의 활력을 찾아가는 이야기가 6개의 장에 나뉘어 담겨 있다.

 

달뫼길, 달팽이길, 읍내길, 산막이길, 시와 소리의 길, 습지길

 

담양은 전국에서 사람들이 찾아오는 여행자의 도시다. 죽녹원,관방제림,메타세쿼이아 가로수길,슬로시티,명옥헌,소쇄원,식영정,면앙정,송강정,담양호,광주호,추월산,병풍산,산성산,영산강... 찾아갈 곳이 너무 많아서 고민이 될 정도다.

 

그러나 골목길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숨어 있는 보물 같은 곳이다. 골목길을 걸으면서 일상에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랠 수 있는 길이다.

 

심진숙 시인이 전지적 작가 시점으로 써내려간 시심 가득한 글과 김정한 작가의 카메라 앵글이 담아낸 골목길 사진이 우리를 아름다운 담양의 골목길로 안내한다.

추억이 가득 담겨 있는 집이라 팔지는 못합니다. 가족 모두 도시에 정착해서 10년은 돌아갈 일이 없을 것 같습니다. 빈집을 관리해주신다 생각하고, 임대료는 받지 않아도 되지만 그래도 서운하니 보증금 없이 월세 10만 원만 받겠습니다. 좋아요! 이번 주말에 당장 내려갈 테니 절대로 다른 사람에게 계약하시면 안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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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툰 작별 - 아버지의 죽음 앞에서 마주한 것들
김인숙 지음 / 지와수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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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별은 서러운 일

사랑하는 사람과 이별하기는 쉽지 않다. 노환으로 수명이 다하여 이별하는 것도 서러운데 치매와 투병 중에 이별하는 것은 더욱 안타까운 일이다.

오랫동안 요양병원에서 생활하다가 언제 일어났는지 모르는 사고로 골절이 있었고 그 뒤로 수많은 치료를 받다가 돌아가신 아버지.

필자는 이 과정에서 환자의 보호자로서 겪어야 했던 일을 세밀하게 기록하면서 현재 노인 요양시설과 죽음에 이르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온갖 일들을 낱낱이  들추어내고 있다.

인간은 태어나면서부터 무덤을 향해 달려간다. 이런 아이러니가 인생이다.

우리는 이 책을 읽으면서 의료사고 없이 건강하게 생을 마치는 게 얼마나 소중한지 알게 된다.

이제 우리는 죽음을 멀리만 할 게 아니라 세심하게 들여다보고 작별을 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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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봉 - 장정희 장편소설, 2020년 우수출판콘텐츠 선정작
장정희 지음 / 강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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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봉"

장정희의 장편소설 "옥봉"을 읽었다. 이 소설을 읽기 전까지 나는 이옥봉이라는 시인이 있는 줄 몰랐다. 이 소설을 읽으면서 이옥봉의 삶과 시를 알게 되었다. 반상과 남녀의 차별이 극심했던 16세기 후반을 서녀로 태어나 소실로 살아가면서 시를 짓는 재능 때문에 비참하게 생을 마감한 한 여인의 삶을 읽으면서 족쇄에 묶인 존재의 아픔 때문에 눈시울이 뜨거워젔다.

작가 장정희는 조선시대나 지금이나 여성으로 살아가기가 녹록치 않음을 알고 있다. 힘들게 살아가는 여성들이 다음 생에는 남자로 태어나기를 바라고 있다. 서녀나 소실이 아니라 정처의 자식으로 태어나 당당하게 살아가기를 기원하고 있다. 노비로 태어나지 않기를 기원하고 있다. 양반 사대부들의 위선을 비판하고 있다.

신사임당이나 허초희나 황진이나 매창은 알았어도 이옥봉을 몰랐던 나에게 새로운 시인을 알게 해준 "옥봉"이라는 소설이 고맙다.

그리고 10여 년을 머리를 싸매고 소설을 쓴 장정희 작가의 노고를 치하한다. 이 소설은 옥봉이라는 시인을 새로 태어나게 했다.

나는 이옥봉의 시를 몇 번이고 다시 읽어볼 것이다. 옥봉의 혼이 자유롭게 비상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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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춘기 문예반 바일라 6
장정희 지음 / 서유재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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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 같은 세상을 헤쳐나가는 소녀의 눈부신 삶의 투쟁을 바라보면서 응원의 박수를 치지 않을 수 없다. 상처 입은 영혼을 치유하는 글쓰기의 힘을 선우는 우리들에게 온몸으로 보여준다. 이 소설은 지독한 희망을 노래한다. 절망적인 환경일지라도 천일야화의 세에라자드라는 이야기꾼을 꿈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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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춘기 문예반 바일라 6
장정희 지음 / 서유재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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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춘기 문예반"을 찾아서

나는 30년 전부터 문예반 지도교사였다. 그때의 제자들은 지금도 그 시절을 이야기하곤 한다. 그러나 최근에 거의 대부분의 학교에서 문예반이 사라졌다. 그런데 장정희 작가가 쓴 장편소설 『사춘기 문예반』이라는 소설이 나왔다. 나는 너무나도 반가웠다. 아직도 문예반이 살아 있다니? 요새는 학생들에게 글을 써보자는 말을 꺼내기도 힘든데 말이다.

현직 고등학교 국어교사인 작가는 30년 넘게 문예반을 지도하고 있다. 참 끈질기고 오기가 창창하다. 작가는 글쓴이의 말에서 ‘글쓰기가 오늘의 청소년들에게 자신을 지켜 나가는 힘, 타인의 고통과 아픔을 어루만지는 따뜻한 손길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 글을 썼다.’고 말한다. 그러니까 작가는 그가 근무하는 학교의 문예반을 떠나서 대한민국의 문예반 지도교사이기를 자임하고 있는 것이다.

고선우는 까칠하면서도 주저흔이 손목에 있는 머리카락이 짧은 소녀로서 외할아버지와 단둘이 살고 있다. 아버지는 게임중독 폐인으로서 소식을 모르고, 엄마는 아버지의 폭력을 피해 집을 나가 외국에서 살고 있다고 한다.
오미수는 친구들로부터 부러움을 사고 있는 팔방미인지만 엄마의 기대가 커서 방황하는 문예반 반장으로서 백일장 대회에서 대상을 받지만
고선우에게 장문의 편지를 남기고 어딘가로 떠나버린다.
심주희는 먹기를 좋아하고 태평스러우면서 낙천적인 덩치가 큰 소녀로 주변에 친구가 많다.
문쌤은 문예반 지도교사, 오직 글을 쓰는 것만을 강조하는 소설가로서 문예반 학생들에게는 구세주 같은 존재이다.

이 소설에서는 인문계 여고생들이 문예반 활동을 하면서 글쓰기에 눈을 떠가는 과정이 흥미롭게 펼쳐진다. 특히 상처투성이인 고선우가 변화하는 모습은 경이롭다. 자기 삶을 부정하고 반항적이기만 하던 고선우는 입체적 인물로서 독자들의 시선을 사로잡기에 부족함이 없다. 그만큼 작가는 고선우라는 인물을 살리기 위해서 고민을 많이 했을 것이다.

이 소설 곳곳에서 펼쳐지는 사건들은 개연성이 있는, 우리 곁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것들이다. 이 소설은 사회구조가 엄청나게 변해버린 현실을 담고 있다. 알바를 하는 학생들, 꿈이 없는 학생들, 시험을 두려워하는 학생들, 그리고 이러저러한 이유로 상처 받은 학생들...

작가는 따뜻한 시선으로 고선우를 바라보고 있다. 할아버지와 화해하고 아버지를 병원에 입원시키는 보호자가 되면서 뜨거운 눈물을 흘리게 함으로써 작가는 상처 입은 영혼이 성숙해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그 중심에 글쓰기가 있음을 숨기지 않는 것이다. ‘꽃의 분절’이라는 집단창작시는 문예반 학생들이 한 단계 올라섰음을 보여주는 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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