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봉"장정희의 장편소설 "옥봉"을 읽었다. 이 소설을 읽기 전까지 나는 이옥봉이라는 시인이 있는 줄 몰랐다. 이 소설을 읽으면서 이옥봉의 삶과 시를 알게 되었다. 반상과 남녀의 차별이 극심했던 16세기 후반을 서녀로 태어나 소실로 살아가면서 시를 짓는 재능 때문에 비참하게 생을 마감한 한 여인의 삶을 읽으면서 족쇄에 묶인 존재의 아픔 때문에 눈시울이 뜨거워젔다.작가 장정희는 조선시대나 지금이나 여성으로 살아가기가 녹록치 않음을 알고 있다. 힘들게 살아가는 여성들이 다음 생에는 남자로 태어나기를 바라고 있다. 서녀나 소실이 아니라 정처의 자식으로 태어나 당당하게 살아가기를 기원하고 있다. 노비로 태어나지 않기를 기원하고 있다. 양반 사대부들의 위선을 비판하고 있다.신사임당이나 허초희나 황진이나 매창은 알았어도 이옥봉을 몰랐던 나에게 새로운 시인을 알게 해준 "옥봉"이라는 소설이 고맙다.그리고 10여 년을 머리를 싸매고 소설을 쓴 장정희 작가의 노고를 치하한다. 이 소설은 옥봉이라는 시인을 새로 태어나게 했다.나는 이옥봉의 시를 몇 번이고 다시 읽어볼 것이다. 옥봉의 혼이 자유롭게 비상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