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문득, ‘그만 살까?’ 이런 무서운 생각이 들었다 - 더 늦기 전에 ‘벼랑 끝 마음’ 끌어안기!
스에키 하지메 지음, 김정우 옮김 / 스마트비즈니스 / 202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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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제목부터 마음을 무겁게 만드는 책이다. 평소 삶의 태도나 인간관계에 관한 책을 읽을 때는 어떻게 하면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을지를 생각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는 사람이 살아간다는 것 자체가 얼마나 복잡하고 때로는 어려운 일인지 돌아보게 되었다.


 저자는 자살을 개인의 나약함이나 단순한 충동으로 설명하지 않는다. 한 사람이 극단적인 생각에 이르기까지는 심리적 고통뿐 아니라 관계의 단절, 사회적 환경, 건강 문제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특히 자신이 주변 사람들에게 짐이 된다고 느끼거나 누구에게도 속하지 못한다고 생각하는 상황이 얼마나 위험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40대 후반의 직장인으로서 이 책은 결코 남의 이야기처럼 느껴지지 않았다. 이 시기에는 직장에서의 책임이 커지는 동시에 가족과 부모, 자녀에 대한 역할도 함께 무거워진다. 겉으로는 안정적인 생활을 하고 있는 것처럼 보여도 누구나 마음속에는 말하지 못한 부담과 걱정을 가지고 있을 수 있다.


 오랜 직장생활을 하면서 사람을 평가할 때 성과와 능력, 책임감 같은 기준을 중요하게 생각해왔다. 그러나 이 책을 읽으며 한 사람이 보여주는 외적인 모습과 실제 마음의 상태는 상당히 다를 수 있다는 사실을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책의 문제의식을 잘 보여주는 공개된 목차와 소개의 표현 세 가지를 옮기면 다음과 같다.

“관계가 끊어질 때 삶도 무너진다”

“그럼에도 자살은 알 수 없다”

“죽고 싶다는 말 속에 숨은, 진짜 마음 읽는 법!”

 이 세 문장은 자살이라는 문제를 단순한 원인과 결과로 설명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보여준다. 특히 ‘그럼에도 자살은 알 수 없다’는 표현이 인상적이었다. 우리는 어떤 일이 발생하면 반드시 명확한 원인을 찾으려고 한다. 그러나 사람의 마음은 숫자처럼 정확하게 측정하거나 하나의 원인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업무에서는 문제의 원인을 분석하고 합리적인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인간의 고통까지 같은 방식으로 접근할 수는 없다. 누군가 힘들다고 이야기할 때 원인을 빠르게 분석하고 해결책을 알려주는 것보다 먼저 그 사람이 어떤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견디고 있는지 들어주는 일이 필요할 수 있다.


 특히 저자가 자신의 할아버지를 자살로 떠나보낸 경험을 계기로 오랫동안 이 문제를 연구하게 되었다는 사실이 마음에 남았다. 가까운 사람을 잃은 뒤 남겨진 사람들은 왜 그때 알아차리지 못했는지, 무엇을 더 해줄 수 있었는지 질문하게 된다. 그러나 모든 징후를 사전에 발견하거나 결과를 예측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더 중요한 것은 누군가의 고통을 쉽게 판단하지 않고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책을 읽으며 직장에서 함께 일하는 사람들의 모습도 떠올랐다. 우리는 매일 많은 사람을 만나지만 그 사람이 실제로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회의에서 적극적으로 의견을 제시하고 맡은 일을 성실하게 수행하는 사람도 개인적으로는 상당한 고통을 경험하고 있을 수 있다.


 그동안 나는 누군가 평소보다 말수가 줄거나 업무에 집중하지 못하면 먼저 업무상의 문제를 생각했던 것 같다. 그러나 앞으로는 그 사람이 혹시 다른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아닌지 조금 더 관심을 가져야겠다고 느꼈다.


 물론 상대방의 모든 문제를 해결해줄 수는 없다. 중요한 것은 내가 해결사가 되려고 하기보다 상대방이 자신의 어려움을 이야기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필요하다면 전문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연결하는 것 역시 주변 사람이 할 수 있는 중요한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책에서 다루는 소속감의 중요성에 깊이 공감했다. 사람은 혼자서 살아갈 수 없는 존재다. 경제적으로 안정되어 있고 사회적으로 인정받더라도 자신을 이해하고 받아주는 사람이 없다고 느끼면 깊은 외로움을 경험할 수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조직의 역할도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좋은 조직은 단순히 높은 성과를 만들어내는 곳이 아니라 구성원이 어려움을 겪을 때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곳이어야 한다. 실수를 인정하면 불이익을 받을까 두려워하고 힘들다고 이야기하면 능력이 부족한 사람으로 평가받는 환경에서는 누구도 자신의 어려움을 솔직하게 드러내기 어렵다.


 책을 통해 성과를 강조하는 것만큼 사람을 존중하는 분위기를 만드는 일도 중요하다는 사실을 느꼈다.


 가족관계에서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가까운 사람일수록 그 사람의 마음을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함께 생활한다고 해서 서로의 감정을 모두 이해하는 것은 아니다. 특히 부모와 자녀 사이에서는 서로를 걱정하는 마음이 오히려 지나친 충고나 기대의 형태로 전달될 수도 있다.


 자녀가 성장하면서 부모에게 필요한 역할도 달라진다고 생각한다. 어린 시절에는 무엇이 옳은지 알려주고 방향을 제시하는 일이 중요했다면, 성인이 되어가는 시기에는 자신의 고민을 편안하게 이야기할 수 있도록 기다리는 태도가 더 필요할 수 있다.


 그동안 자녀에게 좋은 선택을 하도록 조언하는 데 집중했다면 앞으로는 어떤 선택을 했든 어려울 때 다시 찾아와 이야기할 수 있는 부모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자신에게 힘든 생각이 찾아왔을 때에도 혼자 모든 것을 해결하려 하지 말고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이 부분은 책임감이 강한 사람일수록 깊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느꼈다.


 직장생활을 오래 하다 보면 어려운 상황에서도 감정을 드러내지 않고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는 태도가 습관이 되기 쉽다. 특히 가족과 조직에서 책임 있는 역할을 맡고 있다면 자신이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지 않으려 할 수 있다.


 그러나 책임감과 고립은 다르다. 어려움을 다른 사람과 나누거나 전문가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책임을 회피하는 행동은 아니다. 오히려 자신의 상태를 인정하고 적절한 도움을 받는 것이 자신과 주변 사람들을 지키는 선택일 수 있다.


 이 책을 읽고 나니 그동안 당연하게 생각했던 ‘강한 사람’의 의미도 달라졌다. 과거에는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혼자 견디고 끝까지 성과를 만들어내는 사람이 강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지금은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고 필요할 때 도움을 요청할 줄 아는 사람 역시 충분히 강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이 책을 덮으며 가장 크게 남은 소감은 사람의 삶을 이해하는 데에는 논리적인 판단만큼 따뜻한 관심과 경청이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40대 후반이 되면서 삶에서 무엇이 중요한지에 대한 생각도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젊었을 때는 더 많은 성과를 이루고 능력을 인정받는 것이 중요한 목표였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가족과 건강, 신뢰할 수 있는 인간관계가 얼마나 소중한지 느끼게 된다.


 아무리 좋은 성과를 이루더라도 함께 기뻐할 사람이 없다면 그 의미는 줄어들 수 있다. 반대로 힘든 시기에도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곁에 있어 주는 사람이 있다면 다시 일상을 이어갈 힘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는 주변 사람들에게 조금 더 세심한 관심을 기울이고 싶다. 누군가 평소와 다르게 행동할 때 성급하게 판단하지 않고 먼저 안부를 물어보고 싶다. 상대방이 힘들다고 이야기할 때 쉽게 충고하거나 다른 사람의 경험과 비교하기보다 그 사람의 이야기를 충분히 듣고 싶다.


 특히 가족에게는 더욱 그렇게 하고 싶다. 가장 가까운 사람이라는 이유로 마음을 이미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고, 하루가 어땠는지, 요즘 무엇이 힘든지 자연스럽게 이야기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고 싶다.


 나 자신에게도 조금 더 너그러워지고 싶다. 모든 일을 완벽하게 해내야 한다는 부담을 내려놓고, 때로는 쉬어가거나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삶을 건강하게 이어가는 방법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이려 한다.


 이 책은 죽음에 관한 책이지만 내게는 오히려 사람을 어떻게 이해하고 함께 살아가야 하는지를 생각하게 해준 책이었다. 앞으로의 삶에서는 얼마나 많은 성과를 남겼는가뿐 아니라 내가 주변 사람들에게 어떤 존재였는지도 중요하게 생각하고 싶다. 누군가 힘든 순간에 부담 없이 자신의 이야기를 꺼낼 수 있는 사람, 해결책을 서둘러 제시하기보다 먼저 귀 기울여주는 사람, 그리고 나 자신이 어려울 때에도 혼자 버티기보다 도움을 구할 줄 아는 사람으로 살아가고 싶다. 결국 삶을 지탱하는 것은 완벽한 능력이 아니라 서로의 어려움을 이해하고 함께 견뎌주는 관계라는 사실이 가장 오래 마음에 남았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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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래프터 - 나는 AI로 인생을 바꿨다
비기 지음 / 모티브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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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인공지능을 활용해 자신의 삶과 일하는 방식을 변화시킨 경험을 담은 책이다. 처음 제목을 접했을 때는 AI를 활용해 새로운 수익을 창출한 성공담에 가까울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책을 읽으며 더 중요하게 다가온 것은 저자가 얻은 성과보다 그 과정에서 수없이 실패하고 질문을 수정하면서 자신만의 방법을 만들어갔다는 점이었다.


 40대 후반의 직장인으로서 AI의 발전을 바라보는 마음은 복잡하다. 새로운 기술이 가져올 생산성 향상에 기대를 가지면서도 지금까지 쌓아온 지식과 경험의 가치가 앞으로 어떻게 달라질지 고민하게 된다. 과거에는 오랜 시간 공부하고 경험해야 얻을 수 있었던 정보와 분석 결과를 이제는 AI가 몇 초 만에 제시한다. 이러한 변화 앞에서 중요한 것은 기술과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기술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스스로 결정하는 능력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책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저자가 AI를 처음부터 능숙하게 사용했던 사람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처음에는 기대했던 결과를 얻지 못했지만 포기하지 않고 질문을 바꾸고 결과를 검토하는 과정을 반복했다. 그 경험을 통해 AI의 성능만큼이나 사용자가 어떤 정보를 제공하고 무엇을 요구하는지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책의 실제 목차 가운데 특히 기억에 남은 표현 세 가지를 옮기면 다음과 같다.

“질문이 결과를 만든다”

“AI를 잘 쓰는 것과 돈을 버는 것은 다르다”

“지금도 무섭다, 그래도 계속한다”

 이 세 문장은 기술을 배우는 과정에서 무엇이 중요한지를 잘 보여준다.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질문을 설계할 줄 알아야 하고, 기술적 능력을 실제 가치로 연결할 수 있어야 하며, 무엇보다 불확실한 상황에서도 계속 시도하는 태도가 필요하다는 의미로 받아들였다.


 특히 ‘질문이 결과를 만든다’는 표현에 깊이 공감했다. 오랫동안 기업과 시장을 분석하면서 느낀 것은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보다 어떤 질문을 던지는지가 더 중요하다는 점이다. 같은 자료를 보더라도 누군가는 단순한 숫자의 변화에 주목하고, 누군가는 그 변화가 발생한 원인과 앞으로의 영향을 생각한다. 결국 분석의 깊이는 정보의 양보다 질문의 수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저자가 제시하는 CRAFTER 공식도 이러한 관점에서 흥미로웠다. 맥락(Context), 역할(Role), 지시(Action), 형식과 예시(Format과 Example), 사고 과정(Thinking), 근거(Evidence), 검증과 개선(Refinement)이라는 일곱 요소를 통해 AI에 질문하는 방식을 체계화한다.


 이 공식은 단순히 좋은 답변을 얻기 위한 요령이라기보다 문제를 명확하게 정의하는 방법에 가깝다고 느꼈다. 무엇을 알고 싶은지, 어떤 관점에서 검토해야 하는지, 결과를 어떤 형태로 받아야 하는지, 근거는 충분한지를 사전에 생각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근거와 검증을 별도의 요소로 강조한다는 점이 중요하게 다가왔다. AI는 매우 그럴듯한 문장과 분석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지만 그것이 반드시 정확하다는 의미는 아니다. 잘못된 자료를 기반으로 판단하거나 존재하지 않는 사실을 실제처럼 받아들인다면 빠른 업무 처리가 오히려 더 큰 위험을 만들 수 있다.


 따라서 AI를 활용할수록 인간의 판단 능력이 불필요해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 중요해진다고 생각한다. AI가 제시한 결과를 그대로 받아들이는 사람과 그 결과의 전제와 근거를 검토하는 사람 사이에는 상당한 차이가 발생할 것이다.


 책에서 AI 이미지와 영상 제작, 바이브 코딩으로 활용 범위를 확장하는 과정도 흥미로웠다. 과거에는 전문적인 기술을 배워야만 가능했던 일들을 이제는 자연어로 요구사항을 설명하면서 시도할 수 있게 되었다. 이는 개인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실제 결과물로 만들어내는 데 필요한 시간과 비용을 크게 줄여줄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도구를 사용할 수 있다는 것과 의미 있는 결과를 만들어낸다는 것은 다르다. 누구나 비슷한 도구에 접근할 수 있다면 단순히 AI를 사용할 줄 안다는 사실만으로는 지속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다.


 결국 중요한 것은 자신만의 경험과 문제의식을 AI와 어떻게 결합할 것인가이다. 같은 도구를 사용하더라도 오랫동안 특정 분야를 경험한 사람이 던지는 질문은 처음 접하는 사람의 질문과 다를 수 있다. 경험을 통해 무엇이 중요한 문제인지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 점에서 40대 후반이라는 나이가 반드시 불리한 조건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새로운 기술을 배우는 속도에서는 젊은 세대가 앞설 수 있지만, 오랜 시간 축적한 경험과 판단력은 AI가 제공하는 정보를 해석하고 실제 문제에 적용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물론 과거의 경험이 새로운 기술을 받아들이는 데 장애물이 될 수도 있다. 지금까지 사용해온 방식이 익숙하다는 이유로 새로운 방법을 거부한다면 경험은 강점이 아니라 한계가 된다. 결국 필요한 것은 기존의 경험을 버리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도구와 결합할 수 있는 유연함이라고 생각한다.


 저자가 AI를 활용해 콘텐츠 제작과 강의, 컨설팅 등으로 활동 영역을 넓힌 사례는 개인의 전문성이 어떻게 새로운 기회로 연결될 수 있는지도 생각하게 했다.

다만 이 부분에서는 조금 신중하게 바라볼 필요도 있다고 느꼈다. AI를 잘 활용하는 것과 실제로 지속적인 수익을 만들어내는 것은 서로 다른 문제다. 시장에서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가치를 제공해야 하고, 경쟁자가 늘어나는 상황에서도 차별성을 유지해야 한다. 일시적으로 높은 관심을 얻었다고 해서 그것이 장기적인 성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그런 의미에서 책의 ‘AI를 잘 쓰는 것과 돈을 버는 것은 다르다’는 표현은 현실적인 메시지로 다가왔다. 기술은 가능성을 넓혀주지만 그 가능성을 실제 가치로 만드는 과정에는 여전히 기획력과 실행력, 시장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책을 읽으며 나 자신의 업무 방식도 돌아보게 되었다. 그동안 자료를 수집하고 정리하며 반복적인 분석을 수행하는 데 상당한 시간을 사용해왔다. 앞으로는 이런 과정의 일부를 AI에 맡기고, 그 결과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해석하거나 중요한 판단을 내리는 데 더 많은 시간을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모든 것을 AI에 의존하고 싶지는 않다. 특히 중요한 의사결정에서는 숫자의 정확성뿐 아니라 당시의 상황과 이해관계, 예상하지 못한 위험까지 고려해야 한다. AI가 훌륭한 보조자가 될 수는 있지만 판단의 책임까지 대신해주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 가장 오래 남은 것은 결국 저자의 태도였다. 새로운 기술을 처음 접했을 때 누구나 두려움을 느낄 수 있다. 익숙하지 않은 분야에서는 자신의 부족함이 드러나고, 수차례 시도해도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을 수 있다.


 40대 후반이 되면 이런 상황을 피하고 싶은 마음도 생긴다. 이미 익숙한 분야에서 어느 정도의 전문성을 인정받고 있는데 굳이 새로운 분야에서 초보자가 되어야 하는지 고민하게 된다.


 하지만 앞으로의 세상에서는 다시 배우는 능력 자체가 중요한 경쟁력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과거에 무엇을 얼마나 배웠는가보다 새로운 환경에서 얼마나 빠르게 배우고 자신의 방식을 수정할 수 있는지가 중요해질 수 있다.


 마지막으로 이 책을 읽고 가장 크게 남은 소감은 AI 시대에 필요한 것은 새로운 기술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도, 기술이 모든 문제를 해결해줄 것이라는 지나친 기대도 아니라는 것이었다.


 기술의 가능성을 인정하되 그 한계를 이해하고, 자신이 가진 경험을 바탕으로 더 좋은 질문을 만들어가는 태도가 필요하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배우기를 멈추지 않는 것이다.


 앞으로는 AI를 단순히 시간을 줄여주는 편리한 도구로만 사용하지 않고 내가 생각하는 범위를 넓혀주는 협력자로 활용해보고 싶다. 익숙한 업무에서도 기존의 방식이 최선인지 다시 질문하고,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작은 실험부터 시작해보고 싶다.


 또한 나이가 들수록 새로운 분야에서 서툰 모습을 보이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으려 한다. 지금까지 쌓아온 경험이 앞으로의 성장을 보장해주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 경험에 새로운 지식과 기술을 계속 더할 때 비로소 가치가 유지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의 저자가 수많은 실패 끝에 자신만의 활용법을 만들어낸 것처럼 나 역시 AI를 활용하는 과정에서 시행착오를 겪을 것이다. 하지만 그 과정 자체를 배움의 기회로 받아들이고 싶다.


 40대 후반의 지금 내게 가장 필요한 것은 이미 알고 있는 것을 더 잘하는 능력만이 아니라 아직 모르는 것을 기꺼이 배우려는 태도일지도 모른다. 『크래프터』는 AI 사용법을 알려주는 책인 동시에 앞으로의 직장생활과 인생에서 어떤 자세로 변화를 받아들여야 하는지를 생각하게 해준 책이었다. 기술이 빠르게 변하는 시대에도 결국 자신의 삶을 바꾸는 출발점은 새로운 도구가 아니라 배우고 시도하려는 자신의 선택이라는 사실이 가장 오래 마음에 남았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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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 사람의 그릇 - 사마천에게 듣는 인생 교훈 100가지
김영민 지음 / 아이콤마(주)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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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사마천의 사기에 등장하는 다양한 인물의 성공과 실패를 통해 인간의 본성과 삶의 지혜를 생각하게 하는 책이다. 처음에는 오래된 역사 속 인물들의 이야기가 오늘날의 직장생활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 궁금했다. 그러나 책을 읽으며 시대와 환경은 달라졌어도 인간의 욕망과 두려움, 신뢰와 배신, 권력과 책임을 둘러싼 문제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40대 후반이라는 나이에 이 책을 접하니 젊었을 때 역사책을 읽던 것과는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다. 과거에는 누가 승리했고 어떤 전략으로 성공했는지에 관심이 많았다면, 지금은 그 사람이 왜 그런 결정을 내렸고 어떤 사람들과 관계를 맺었으며 성공한 이후에는 어떻게 행동했는지가 더 궁금해진다.


 오랜 직장생활을 통해 느낀 것은 개인의 능력만으로 모든 결과가 결정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뛰어난 판단력과 전문성을 갖추고 있어도 주변 사람들의 신뢰를 얻지 못하면 성과를 지속하기 어렵다. 반대로 자신보다 뛰어난 사람을 알아보고 적절하게 활용할 줄 아는 사람은 혼자서는 이루기 어려운 성과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이 책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유방과 항우를 비교하며 사람을 얻는 능력의 중요성을 설명하는 대목이었다. 항우는 뛰어난 용맹을 가진 인물이었지만 유방은 사람을 알아보고 적재적소에 활용하는 능력에서 강점을 보였다. 결국 조직을 이끄는 사람에게 중요한 것은 자신이 모든 일을 가장 잘하는 능력이 아니라 서로 다른 능력을 가진 사람들이 함께 움직이도록 만드는 역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책에서 특히 마음에 남은 실제 문장 세 부분을 짧게 발췌하면 다음과 같다.

“창업(創業)보다 수성(守成)이 어려운 법” (36쪽)

“공을 이루고 나면 몸은 물러나야 한다.” (140쪽)

“현실은 책에서 읽은 것과는 다르다.” (297쪽)

 첫 번째 문장은 성취 이후의 책임을, 두 번째는 자신의 욕심을 절제하는 지혜를, 세 번째는 이론과 현실 사이에서 유연하게 판단하는 태도를 생각하게 한다.

특히 ‘창업보다 수성이 어렵다’는 표현이 오래 남았다. 새로운 목표를 세우고 성과를 만드는 과정에서는 강한 추진력과 결단력이 필요하다. 그러나 일단 성과를 이룬 뒤에는 전혀 다른 능력이 요구된다. 기존의 성과를 유지하면서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해야 하고, 함께 일하는 사람들의 신뢰를 지켜야 하며, 과거의 성공 경험에 지나치게 의존하지 않아야 한다.


 조직에서도 비슷한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어려운 상황에서 탁월한 추진력으로 성과를 만든 사람이 안정적인 시기에는 오히려 독단적인 판단으로 문제를 일으키기도 한다. 과거에 성공했던 방식이 새로운 환경에서도 반드시 통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에서 성공보다 더 어려운 것은 성공 이후에도 겸손함과 유연함을 유지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두 번째로 인상 깊었던 것은 사람을 포용하는 능력이다. 책에는 자신을 공격했던 인물을 등용하거나 서로 다른 능력을 가진 사람들을 적절하게 활용하여 큰 성과를 이룬 사례들이 등장한다. 이를 읽으며 진정한 리더십은 자신의 권위를 강조하는 데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가능성을 발견하는 데서 시작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직장생활을 오래 하다 보면 자신과 생각이 다른 사람을 만나게 된다. 특히 경험이 쌓일수록 자신의 판단에 대한 확신도 강해진다. 그러나 나와 의견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상대방의 능력까지 낮게 평가한다면 중요한 기회를 놓칠 수 있다.


 오히려 자신이 보지 못한 위험을 지적하는 사람, 익숙한 방식에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이 조직에 더 필요한 순간도 있다. 포용력이란 모든 의견에 동의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의견을 받아들일 수 있는 여유라고 생각한다.


 또 하나 중요하게 느낀 부분은 신의와 약속에 관한 이야기였다. 책에서는 사람 사이의 믿음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여러 역사적 사례를 통해 보여준다. 권력이나 재산은 상황에 따라 변할 수 있지만 오랜 시간 쌓인 신뢰는 쉽게 만들어지지 않는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특히 기업과 시장을 오랫동안 접하면서 신뢰의 중요성을 자주 느꼈다. 단기적인 성과가 좋더라도 약속을 반복해서 어기거나 설명과 행동이 일치하지 않는다면 사람들의 믿음을 유지하기 어렵다. 반대로 어려운 상황에서도 자신의 원칙을 지키고 불편한 사실까지 솔직하게 설명하는 사람은 시간이 지나면서 더 큰 신뢰를 얻기도 한다.


 결국 신뢰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오랜 시간에 걸쳐 축적되는 중요한 자산이라고 생각한다.

책에서 공을 이룬 뒤 물러날 때를 알아야 한다는 메시지도 깊이 생각하게 했다. 우리는 일반적으로 더 높은 지위와 더 많은 성취를 추구하는 것을 성공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역사 속에는 이미 충분한 것을 얻었음에도 욕심을 내려놓지 못해 모든 것을 잃은 사람들이 등장한다.


 40대 후반이 되면서 이 부분은 특히 현실적으로 다가왔다. 젊었을 때는 더 많은 것을 얻기 위해 앞으로 나아가는 일이 중요했다면 이제는 언제 속도를 조절하고 무엇을 지켜야 하는지도 생각하게 된다.


 직장생활에서도 모든 기회를 잡을 필요는 없고, 모든 경쟁에서 이길 필요도 없다. 때로는 한발 물러서는 선택이 장기적으로 더 나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자신의 능력을 증명하려는 욕심보다 전체 상황을 바라보는 균형감각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 이 책이 좋았던 이유는 노력과 성공의 관계를 지나치게 단순화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마지막 편의 주제인 ‘애쓴다고 반드시 이루는 것은 아니다’라는 표현은 현실을 상당히 정확하게 보여준다.


 우리는 성실하게 노력하면 반드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믿고 싶어 한다. 그러나 실제 세상에서는 뛰어난 능력과 성실함을 갖추고도 시대적 환경이나 예상하지 못한 사건 때문에 뜻을 이루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 반대로 운이 좋거나 좋은 환경을 만난 덕분에 예상보다 큰 성과를 얻는 사람도 있다.


 이러한 현실을 인정하는 것은 노력을 부정하는 일이 아니다. 오히려 자신의 성공을 지나치게 자랑하지 않고 다른 사람의 실패를 쉽게 판단하지 않게 만드는 태도라고 생각한다.


 이 부분을 읽으며 나 자신의 경험도 돌아보게 되었다. 지금까지의 성과 가운데는 노력의 결과도 있었지만 좋은 동료를 만나거나 적절한 시기에 기회를 얻은 덕분인 부분도 분명히 있었을 것이다. 반대로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했던 순간에도 반드시 노력이나 능력이 부족했던 것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니 성공 앞에서는 조금 더 겸손해지고 실패 앞에서는 조금 더 너그러워질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의 또 다른 의미는 사람을 판단하는 기준을 다시 생각하게 한다는 데 있다. 우리는 흔히 직책이나 재산, 사회적 지위로 사람의 크기를 판단한다. 그러나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을 보면 높은 지위에 있으면서도 작은 욕심을 이기지 못해 무너지는 사람이 있는 반면 어려운 처지에서도 신의를 지키고 자신의 원칙을 끝까지 지켜낸 사람이 있다.


 결국 사람의 그릇은 얼마나 높은 자리에 올랐느냐보다 그 자리에 있을 때 어떻게 행동했느냐로 평가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으로 사기, 사람의 그릇을 읽고 가장 크게 남은 소감은 사람의 진정한 크기는 능력이나 성취보다 사람을 대하는 태도와 자신의 욕심을 다스리는 능력에서 드러난다는 것이었다.


 40대 후반의 지금은 앞으로 무엇을 더 이룰 것인가도 중요하지만 어떤 사람으로 남을 것인가에 대한 생각이 점점 많아진다. 오랜 시간 함께 일했던 사람들이 나를 떠올릴 때 성과를 많이 낸 사람이라는 평가와 함께 믿을 수 있었던 사람, 다른 사람의 의견을 존중했던 사람으로 기억해준다면 더 의미 있을 것 같다.


 앞으로는 나보다 뛰어난 사람을 인정하는 데 주저하지 않고, 후배들의 가능성을 발견하며, 의견이 다른 사람에게도 배울 점이 있다는 태도를 유지하고 싶다. 또한 좋은 결과를 얻었을 때 그것이 오롯이 나의 능력 때문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함께한 사람들의 기여와 당시의 환경까지 돌아볼 수 있는 여유를 갖고 싶다.


 무엇보다 자신의 경험이 많다는 이유로 새로운 생각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사람이 되고 싶지 않다. 과거의 성공이 현재의 판단을 방해하지 않도록 경계하고, 필요하다면 자신의 생각을 수정할 수 있는 유연함을 잃지 않으려 한다.


 이 책을 덮으며 ‘내 그릇은 지금 어느 정도의 크기일까’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보았다. 아직 부족한 부분도 많고 지나온 선택 가운데 아쉬운 순간도 있다. 그러나 그릇의 크기가 태어날 때부터 정해지는 것이 아니라 경험과 성찰을 통해 조금씩 넓어질 수 있다면 앞으로의 시간도 충분히 의미가 있을 것이다.


 이제는 더 많은 것을 담기 위해서만 노력하기보다 다른 사람의 생각과 부족함까지 품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성취 앞에서는 겸손하고 실패 앞에서는 흔들리지 않으며, 나아가야 할 때와 물러서야 할 때를 구분할 수 있는 사람. 『사기, 사람의 그릇』은 내게 성공하는 방법보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하는지를 다시 생각하게 해준 책으로 오래 기억될 것 같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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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세미녀가 알려주는 우리 아이 부자 세팅법 - 내 자식에게 물려줄 수 있는 가장 거대한 자산은 ‘돈’이 아니라 ‘세금을 다루는 지식’이다.
김희연 지음 / 모티브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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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을 보면 자녀에게 재산을 효과적으로 증여하고 세금을 줄이는 방법을 설명하는 실용서처럼 느껴진다. 실제로 책에는 증여와 상속, 자녀 계좌, 종잣돈, 투자와 세금 등 상당히 구체적인 내용이 담겨 있다. 그러나 책을 읽으며 더 중요하게 다가온 것은 절세 기술 자체보다 부모가 자녀에게 무엇을 물려주어야 하는가라는 질문이었다.


 40대 후반이 되면서 이 질문은 젊었을 때와 다르게 다가온다. 자녀가 어릴 때 부모의 역할은 좋은 교육환경을 마련하고 부족함 없이 성장하도록 지원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자녀가 성인이 되어가는 모습을 보면 부모가 언제까지나 모든 문제를 해결해줄 수는 없다는 사실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된다.

돈도 마찬가지다. 부모가 일정한 자산을 만들어 자녀에게 물려줄 수는 있지만 그것을 관리하고 지키며 불리는 것은 결국 자녀 자신의 몫이다. 아무리 많은 돈을 물려주어도 돈을 다루는 원리를 모른다면 그 자산은 오래 지속되지 않을 수 있다. 반대로 출발점이 조금 부족하더라도 돈이 어떻게 움직이고 세금과 투자, 소비와 저축이 어떻게 연결되는지 이해한다면 스스로 자산을 만들어갈 가능성이 커진다.


 이 책의 핵심을 가장 잘 보여주는 공개된 실제 표현 세 가지가 특히 기억에 남았다.

“5년만 일찍 오셨어도…”

“일찍·나눠·기록·점검”

“‘얼마’보다 ‘어떻게’가 가른다”

 짧은 문장이지만 이 책의 철학을 잘 보여준다. 결국 자산 이전에서 중요한 것은 큰돈을 한 번에 넘겨주는 것이 아니라 시간을 활용해 미리 준비하고, 계획적으로 나누고, 제대로 기록하며 지속적으로 점검하는 과정​이라는 의미로 받아들였다.


 특히 ‘5년만 일찍 오셨어도’라는 프롤로그의 표현이 인상 깊었다. 많은 사람이 세금 문제를 자산을 실제로 이전해야 할 시점이 되어서야 고민한다. 하지만 그때는 이미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이 상당히 줄어들 수 있다.

 이것은 세금에만 해당하는 이야기가 아니다. 삶의 중요한 문제 대부분이 그렇다. 노후 준비도, 건강도, 자녀 교육도 문제가 눈앞에 나타난 뒤 해결하려고 하면 비용이 커진다. 미리 준비한다는 것은 미래를 정확하게 예측한다는 뜻이 아니라 미래에 선택할 수 있는 가능성을 남겨두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책에서 증여를 한 번의 사건이 아니라 긴 시간에 걸친 과정으로 바라보는 것도 이런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 부모가 자녀에게 자산을 이전할 계획이 있다면 가능한 시기와 금액을 검토하고, 법이 허용하는 범위에서 계획적으로 실행하며 기록을 남기는 것이 중요하다.


 여기에서 내가 주목한 것은 절세액 자체보다 시간의 가치였다.

같은 금액이라도 어린 시절부터 장기간 운용할 수 있다면 시간이 자산 형성에 상당한 역할을 할 수 있다. 부모가 자녀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경제적 혜택 가운데 하나는 큰돈이 아니라 긴 시간일 수도 있다.

 책에서 영유아기부터 종잣돈을 설계하고 자녀 명의 계좌를 활용해 투자 경험을 쌓게 하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생각한다. 단순히 돈을 넣어주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성장하면서 자신의 계좌에 들어 있는 자산이 어떻게 움직이고, 배당이 어떻게 발생하며, 세금은 왜 내는지를 자연스럽게 경험하게 하는 것이다.

 이런 방식이라면 자녀 계좌는 단순한 통장이 아니라 작은 경제 교과서가 될 수 있다.

 이 부분에서 부모의 역할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되었다.

우리는 자녀에게 공부의 중요성은 끊임없이 이야기한다. 좋은 성적과 대학, 직업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많은 이야기를 한다. 그런데 정작 사회에 나온 뒤 평생 사용하게 될 돈에 대해서는 체계적으로 가르치는 경우가 많지 않다.

 월급을 받으면 얼마를 소비해야 하는지, 빚은 언제 유용하고 언제 위험한지, 투자에서 높은 수익에는 왜 높은 위험이 따르는지, 세금은 왜 발생하는지 등을 자녀가 자연스럽게 배울 기회는 의외로 부족하다.

 그러다 첫 월급을 받은 뒤에야 스스로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돈을 배운다.

나 역시 이 부분을 읽으면서 자녀에게 무엇을 알려주었는지를 돌아보게 되었다. 좋은 교육을 받고 자신의 일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이야기했지만 돈을 관리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충분한 대화를 하지 않았던 것 같다.

 특히 마음에 들었던 것은 책이 단순히 ‘얼마를 물려줄 것인가’에서 멈추지 않는다는 점이다.


 부모 입장에서는 자녀에게 가능한 한 많은 것을 주고 싶은 마음이 자연스럽다. 하지만 자녀에게 모든 것을 미리 만들어주는 것이 반드시 좋은 결과를 가져오는 것은 아니다. 경제적인 어려움을 전혀 경험하지 않는 것이 좋은 출발점일 수도 있지만, 스스로 돈을 벌고 관리하는 경험이 부족해지는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그래서 중요한 것은 자산과 능력을 함께 물려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종잣돈을 만들어주는 것과 동시에 그 돈을 왜 이렇게 운용하는지 설명하고, 자녀가 어느 정도 성장한 이후에는 자신의 판단으로 일부를 관리해보게 하는 방식이 더 의미 있을 수 있다. 때로는 작은 손실도 경험하게 해야 한다. 젊은 시절 작은 금액으로 경험한 실패는 훗날 큰돈을 다룰 때 중요한 학습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책에서 절세와 탈세를 명확하게 구분하는 부분도 중요하게 느껴졌다. 세금을 적게 내는 것 자체가 목표가 되어서는 안 된다. 법이 허용하는 범위 안에서 제도를 이해하고 합리적으로 준비하는 것과 소득이나 거래를 숨겨 세금을 피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특히 자녀에게 자산을 물려주는 과정이라면 더욱 그렇다.

부모가 자녀에게 물려주는 것은 돈만이 아니다. 돈을 어떻게 벌고, 어떻게 지키며, 사회의 규칙을 어떻게 대하는지도 함께 전달된다. 세금을 줄이기 위해 법을 공부하는 모습과 세금을 피하기 위해 편법을 찾는 모습은 자녀에게 전혀 다른 교육이 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책의 부제처럼 ‘세금을 다루는 지식’을 물려준다는 표현이 상당히 의미 있게 다가왔다.

 세금은 단순한 비용이 아니라 경제활동을 하면서 반드시 이해해야 하는 규칙이다. 규칙을 모르면 필요 이상의 비용을 부담할 수도 있고, 반대로 규칙을 지나치게 이용하려다 더 큰 위험을 만들 수도 있다.

 책에서 제시하는 ‘일찍·나눠·기록·점검’이라는 네 가지 원칙 역시 세금 문제를 넘어 삶의 여러 의사결정에 적용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큰 문제를 한 번에 해결하려 하기보다 일찍 시작하고, 여러 번 나누어 실행하며, 자신의 판단을 기록하고, 상황이 바뀌면 다시 점검하는 것이다. 투자나 노후 준비뿐 아니라 중요한 의사결정 대부분에 적용할 수 있는 상당히 합리적인 방법이다.


 특히 ‘기록’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사람의 기억은 생각보다 정확하지 않다. 시간이 지나면 왜 그런 판단을 했는지 잊어버리고 결과를 보고 과거의 판단까지 다시 해석한다. 자녀에게 자산을 이전하는 과정에서도 언제 얼마를 어떤 이유로 이전했는지를 기록해두면 세금 관리뿐 아니라 나중에 가족 간 불필요한 오해를 줄이는 데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40대 후반이라는 시점에서 이 책을 읽으니 자연스럽게 ‘부의 이전’이라는 말도 다르게 느껴졌다.

젊었을 때는 자산을 만드는 것이 중요한 과제였다면 이제는 내가 만든 것을 앞으로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도 조금씩 생각해야 하는 시기다. 내가 평생 모은 자산을 단순히 마지막 순간에 자녀에게 넘겨주는 것이 최선인지, 아니면 자녀에게 실제로 필요한 시기에 일부를 이전하면서 스스로 관리하는 경험까지 제공하는 것이 더 좋은지 고민하게 된다.

 결국 상속과 증여의 문제는 세금의 문제이면서 동시에 부모와 자녀가 어떤 방식으로 경제적으로 독립해갈 것인가의 문제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책의 구체적인 세율이나 공제, 신고 방법은 실제 실행 시점에 반드시 최신 법령과 전문가의 확인이 필요할 것이다. 세법은 바뀔 수 있고 각 가정의 자산 구성과 가족관계도 다르기 때문이다. 이 책을 그대로 따라 하는 매뉴얼이라기보다 가족의 자산 이전을 미리 생각하게 만드는 출발점으로 활용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느꼈다.


 마지막으로 이 책을 읽고 가장 크게 남은 소감은 부모가 자녀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경제적 유산은 큰돈 그 자체가 아니라 돈을 스스로 관리할 수 있는 능력일 수 있다는 것이었다.

 자녀가 어릴 때는 부족한 것을 채워주는 것이 부모의 역할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자녀가 성인이 되어가는 지금은 생각이 조금 달라졌다. 앞으로 부모가 해야 할 일은 계속 대신 해결해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판단하고 선택할 수 있도록 조금씩 권한을 넘겨주는 것인지도 모른다.


 돈 역시 마찬가지다.

자산을 만들어주는 것은 분명 도움이 된다. 그러나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왜 저축해야 하는지, 왜 투자에는 위험이 따르는지, 왜 세금을 내야 하는지, 그리고 자신의 형편 안에서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를 이해하도록 돕는 것이다.

앞으로는 자녀와 돈에 관한 대화를 조금 더 자연스럽게 해보고 싶다. 얼마를 벌어야 성공하는지를 이야기하기보다 번 돈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 소비와 투자의 균형을 어떻게 잡을 것인지, 돈 때문에 자신의 삶에서 정말 중요한 것을 놓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함께 이야기하고 싶다.

 그리고 부모인 나 역시 자녀에게 무엇을 얼마나 줄 것인가만 고민하지 않고 언제, 어떤 방식으로, 어떤 경험과 함께 건네줄 것인가​를 더 생각해보고 싶다.

 언젠가 자녀에게 일정한 자산을 물려줄 수 있다면 그것은 분명 감사한 일이다. 그러나 더 바라는 것은 그 자산이 없어도 자신의 삶을 스스로 꾸려갈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부모가 만들어놓은 길을 따라가는 사람이 아니라 자신의 판단으로 길을 만들고, 실패하더라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한다.


 결국 부모가 남겨야 할 가장 좋은 유산은 ‘평생 쓸 돈’이 아니라 ‘평생 돈을 다룰 수 있는 힘’인지도 모른다. 내가 가진 것을 많이 넘겨주는 것보다 스스로 만들어가고 지킬 수 있는 능력을 길러주는 것. 이 책을 덮으며 그것이 앞으로 부모로서 내가 조금 더 고민하고 실천하고 싶은 진짜 ‘부자 세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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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을 읽는 사람은 다르게 말한다 - 공감과 이해를 경쟁력으로 만드는 대화의 기술
비치키 지음 / 교보문고(단행본)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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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을 보면서 최근 읽었던 여러 대화 관련 책과 무엇이 다를지 궁금했다. 말을 잘하는 방법에 관한 책들은 대부분 논리적으로 설명하는 방법, 설득력을 높이는 표현, 상대에게 호감을 주는 화법을 알려준다. 그러나 이 책은 조금 다른 지점에서 출발한다. 말 자체보다 그 말 뒤에 숨어 있는 ‘감정’을 먼저 보라고 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오랜 직장생활을 통해 경험했던 여러 장면이 떠올랐다. 회의에서 의견이 충돌했을 때 논리적으로는 충분히 설명했다고 생각했지만 상대방이 끝까지 받아들이지 않았던 경우가 있었다. 반대로 복잡한 설명을 하지 않았는데도 상대가 무엇을 걱정하는지 먼저 알아주었을 때 의외로 쉽게 문제가 풀리기도 했다.


 젊었을 때는 이런 차이를 설명의 기술에서 찾았다. 내가 더 정확하게 설명하거나 더 많은 근거를 제시하면 상대방을 설득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경험이 쌓일수록 사람은 논리만으로 판단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같은 숫자와 사실을 보고도 각자의 경험과 위치에 따라 전혀 다른 결론을 내린다.

결국 사람의 말에는 언제나 감정이라는 보이지 않는 정보가 함께 들어 있다.

“상대의 말보다 그 말 뒤에 있는 감정을 읽어야 한다.”

“공감은 상대의 의견에 동의하는 것이 아니라 그 마음을 이해하는 것이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힘은 결국 공감과 이해에서 나온다.”

 특히 두 번째 문장의 의미를 오래 생각하게 되었다. 우리는 ‘공감한다’는 것을 상대의 의견에 동의하는 것과 혼동하기 쉽다. 하지만 상대방이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를 이해하는 것과 그 의견이 옳다고 인정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직장생활에서는 이 구분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서로 이해관계가 다른 사람들과 이야기하다 보면 모든 의견에 동의할 수는 없다. 때로는 분명하게 반대해야 하고 잘못된 부분을 지적해야 한다. 그렇다고 상대의 감정까지 부정할 필요는 없다.


 예를 들어 누군가 새로운 계획에 강하게 반대한다면 단순히 ‘변화를 싫어하는 사람’이라고 판단할 수도 있다. 하지만 조금 더 이야기를 들어보면 자신의 역할이 줄어들 것을 걱정하거나 실패했을 때 책임져야 할 상황을 두려워하는 것일 수도 있다. 겉으로 드러난 반대 의견보다 그 아래에 있는 불안과 걱정을 이해하면 대화의 방식도 달라질 수 있다.


 책에서 다루는 ‘추측성 공감’도 이런 점에서 흥미로웠다. 상대방의 마음을 정확하게 안다고 단정하기보다 “혹시 이런 점 때문에 걱정되는 건가요?”처럼 조심스럽게 질문하는 것이다.

 이 방식의 장점은 상대방에게 자신의 감정을 설명할 기회를 준다는 데 있다고 생각한다. “당신은 지금 불안한 거야”라고 단정하면 상대는 방어적으로 반응할 수 있지만, “혹시 이런 부분이 부담스럽게 느껴지나요?”라고 물으면 대화할 여지가 생긴다.


 40대 후반이 되면서 오히려 이런 질문이 더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경험이 많아질수록 사람과 상황을 빨리 판단하는 습관이 생기기 때문이다. 비슷한 일을 여러 번 경험하다 보면 몇 마디만 듣고도 ‘이 사람은 이런 생각을 하고 있겠구나’라고 결론을 내리기 쉽다.

 경험은 분명 중요한 자산이다. 하지만 경험이 많다는 것이 언제나 상대방을 정확하게 이해한다는 뜻은 아니다. 과거에 만났던 사람과 지금 내 앞에 있는 사람은 다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경험이 쌓일수록 판단은 빨라지되 결론은 조금 늦게 내려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에서 소개하는 ‘척도 질문’도 실용적으로 느껴졌다. 감정은 추상적이기 때문에 단순히 “괜찮아요?”라고 물으면 대부분 “괜찮습니다”라고 답한다. 그러나 “지금 부담이 1에서 10이라면 어느 정도인가요?”처럼 물으면 상대가 자신의 상태를 조금 더 구체적으로 표현할 수 있다.

 이것은 숫자를 사용하는 방식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했다.

 우리는 흔히 숫자를 감정의 반대편에 있는 객관적인 정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숫자가 오히려 감정을 표현하는 도구가 될 수도 있다. ‘많이 힘들다’라는 표현보다 ‘10점 만점에 8점 정도 힘들다’라고 말하면 상대방의 상태를 조금 더 구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숫자냐 감정이냐가 아니라 상대방을 더 정확하게 이해하기 위해 어떤 방법을 사용할 것인가이다.

‘양가감정’에 관한 내용 역시 기억에 남았다. 사람은 하나의 상황에 대해 하나의 감정만 가지지 않는다. 좋은 기회를 얻었으면서도 두려울 수 있고, 승진을 기뻐하면서 동시에 책임이 커지는 것이 부담스러울 수도 있다. 자녀가 성장하는 것이 기쁘면서도 부모에게서 점점 멀어지는 것 같아 서운할 수도 있다.

그런데 우리는 상대방의 감정을 너무 쉽게 한 단어로 정리한다.

“좋은 일이니까 기뻐해야지.”
“성공했는데 무엇이 걱정이야.”
“그 정도는 별일 아니야.”

이런 말은 논리적으로는 맞을 수 있지만 상대방의 복잡한 감정을 지워버릴 수도 있다.


 조직에서도 마찬가지다. 새로운 역할을 맡은 후배에게 “좋은 기회니까 열심히 해봐”라고 이야기하는 것보다 “좋은 기회이면서도 한편으로 부담스럽겠네”라고 말하는 것이 그 사람의 실제 마음에 더 가까울 수 있다.

 공감은 정답을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이 자신의 감정을 안전하게 표현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읽으며 AI 시대의 커뮤니케이션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되었다. 이제 정확한 정보를 찾고 문장을 정리하는 일은 이전보다 훨씬 쉬워졌다. 복잡한 자료를 요약하고 이메일을 작성하고 발표문을 만드는 일도 빠르게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사람에게 남는 능력은 무엇일까.

 책이 강조하는 것처럼 상대방의 표정과 말투, 침묵과 망설임 속에서 무엇을 걱정하고 있는지 알아차리는 능력은 더욱 중요해질 수 있다. 정보는 기계가 정리해줄 수 있지만 지금 내 앞에 있는 사람이 왜 말을 멈췄는지, 왜 평소와 다르게 반응하는지를 이해하려면 결국 그 사람에게 관심을 가져야 한다.

 특히 책임 있는 위치에 있을수록 이 능력의 중요성이 커진다고 생각한다.

후배가 “괜찮습니다”라고 말한다고 정말 괜찮은 것은 아닐 수 있다. 회의에서 아무도 반대하지 않는다고 모두 동의하는 것도 아니다. 때로는 말보다 침묵이 더 많은 정보를 담고 있다.


 좋은 리더는 말을 잘하는 사람 이전에 사람들이 말하지 않은 것을 알아차릴 수 있는 사람일지도 모른다.

 이 책의 메시지는 가족관계에서도 그대로 적용된다.

 가까운 사람일수록 우리는 상대의 마음을 잘 안다고 생각한다. 배우자가 무엇을 생각하는지, 자녀가 왜 그런 행동을 하는지 이미 알고 있다고 판단한다. 그래서 질문하기보다 설명하고, 듣기보다 충고한다.

 하지만 가장 가까운 관계일수록 오히려 ‘내가 저 사람을 안다’는 확신을 경계해야 할지도 모른다. 사람의 생각과 감정은 계속 변하기 때문이다.

특히 자녀가 성장할수록 부모의 경험으로 답을 알려주는 것보다 그 아이가 지금 어떤 감정을 느끼고 있는지를 묻는 것이 더 중요할 수 있다. “왜 그렇게 했어?”보다 “그때 어떤 기분이었어?”라는 질문이 대화를 더 오래 이어가게 할 수도 있다.


 40대 후반이 되면서 인간관계에 대한 생각도 조금씩 달라진다.

젊었을 때는 많은 사람에게 인정받고 좋은 평가를 받는 것이 중요했다면 지금은 몇 사람과라도 깊이 이해하고 신뢰할 수 있는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더 중요하게 느껴진다.

 그리고 그런 관계는 거창한 행동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상대방이 이야기할 때 휴대전화를 내려놓는 것, 말을 끊지 않는 것, 해결책을 바로 제시하기 전에 “많이 힘들었겠네”라고 말해주는 것처럼 작은 행동에서 시작될 것이다.

책을 읽으면서 나 자신의 대화 습관도 돌아보았다.

 나는 상대의 말을 충분히 듣고 있는가. 아니면 상대가 이야기하는 동안 이미 머릿속에서 답을 만들고 있는가. 누군가 고민을 이야기하면 공감하기 전에 해결책부터 제시하지는 않는가. 업무에서 정확성과 효율성을 중요하게 생각하다 보니 사람의 감정까지 해결해야 할 문제처럼 바라보고 있지는 않은가.

 특히 경험이 쌓인 사람에게 가장 위험한 말은 어쩌면 “내가 해봐서 알아”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 경험은 상대를 이해하기 위한 참고자료가 될 수는 있지만 상대의 경험 자체를 대신할 수는 없다. 그래서 앞으로는 ‘내가 아는 것’을 이야기하기 전에 ‘상대가 느끼는 것’을 한 번 더 물어보고 싶다.


 마지막으로 이 책을 읽고 가장 크게 남은 소감은 좋은 대화란 결국 상대방을 바꾸는 기술이 아니라 상대방을 제대로 바라보는 태도에서 시작된다는 것이었다.

 사람들은 자신의 문제를 해결해준 사람도 기억하지만 자신의 마음을 알아준 사람을 더 오래 기억하기도 한다.

 직장생활을 돌아보아도 기억에 남는 선배와 동료들은 반드시 가장 말을 잘했던 사람만은 아니었다. 힘든 순간에 내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주었던 사람, 내가 말하지 않은 고민까지 알아차리고 조용히 물어봐 주었던 사람, 잘못했을 때 결과만 지적하기보다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 먼저 들어주었던 사람들이 오래 기억에 남는다.

 나 역시 앞으로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40대 후반의 지금은 내가 얼마나 많이 알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것보다 내가 알고 있는 것을 사람들과 어떻게 나눌 것인지가 더 중요하게 느껴진다. 경험이 많다는 이유로 답을 먼저 제시하기보다 상대방이 자신의 생각을 충분히 말할 수 있도록 기다리고, 동의하지 않더라도 그 사람이 왜 그렇게 느끼는지는 이해하려는 사람이 되고 싶다.

 특히 가족에게 더 그렇게 하고 싶다.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 오히려 가장 적은 인내심을 보이는 실수를 줄이고, 해결책보다 질문을 먼저 건네며, 충고보다 공감을 먼저 표현하고 싶다.

 그리고 조직에서도 누군가 나와 대화를 마치고 돌아갈 때 ‘내 말을 이해했을까’만 생각하지 않고 ‘나는 그 사람의 마음을 제대로 이해했을까’​를 한 번 더 묻고 싶다.

 AI가 앞으로 얼마나 발전할지는 알 수 없다. 지식과 정보에서는 인간보다 훨씬 뛰어난 능력을 보여줄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이 오히려 사람 사이의 관계에서 무엇이 중요한지를 더욱 분명하게 보여주는 것 같다.

 정확한 답을 빨리 내놓는 능력만으로는 좋은 동료, 좋은 선배, 좋은 배우자나 부모가 될 수 없다. 때로는 답을 말하지 않고 곁에서 이야기를 들어주는 능력이 더 필요하다.


 결국 앞으로 내가 더 잘하고 싶은 말은 화려하고 설득력 있는 말이 아니라 상대방에게 ‘당신의 마음을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느낌을 주는 말이다. 말을 더 잘하기 전에 사람을 더 잘 보고, 답을 주기 전에 마음을 먼저 읽는 것. 이 책을 덮으며 그것이 남은 직장생활과 삶에서 내가 조금씩 익혀가고 싶은 대화의 모습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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