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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롤러코스터 2
클로에 윤 지음 / 한끼 / 2025년 5월
평점 :
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사랑 앞에서 흔들리는 건 나만이 아니었다
청춘의 기록, 뒤늦게 도착한 진심

1권에 이어서 읽는 우리들의 롤러코스터 2권은 유의 시점에서 이야기가 먼저 시작된다.
왜 그녀가 떠났는지, 왜 율을 배신해야만 했는지 그때는 알 수 없던 진심들이 1권의 마지막에 이어서
하나씩 드러나면서 1권에서 느꼈던 첫사랑의 풋풋함은 사라지고 점점 짙은 어른의 감정으로 바뀌어 간다.
특히 신세기의 존재가 너무 강렬했다. 유를 좋아하는 감정은 분명해 보였지만, 그는 끝없이 유를 배려했다.
곁에서 많은 걸 나누고, 공유하고, 배려했지만 분명 그의 모습에선 유를 좋아하는 감성이 묻어나고 있었는데
유는 그걸 알고 있으면서 율이나 지오, 에스타에게 했던 것처럼 세기한테도 선을 긋지 못하고 있었다.
세기도 사람이었고 종종 집착하고자 하는 모습도 보였는데 유를 정말 아끼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나였다면 아마도, 전율보다는 신세기를 선택하지 않았을까?
하지만 그런 상황에서도 모든 걸 다 던지고 다시 시작하고자 했던 유의 감정이 이해는 된다.
좋아하는 사람에 대한 그리움과 상처와 죄책감을 안고 있던 유의 선택이 조금은 이해가 간다.

내가 참 좋았던 것 중의 하나가 유가 다시 율, 지오, 에스타와 마주하는 장면이었다.
어설프고 서툴게 다시 만나는 그 순간들이 이상하게도 너무 잘 어울렸다.
완벽하게 아름답게 정리되지 못했던 관계들이니,
이런 갑작스러운 재회의 모습도 그만큼 현실적으로 다가왔다.

그리고 훨씬 적극적으로 행동하는 유가 마음에 들었던 것 같다.
망설임 없이 전율을 향해 자신의 진심을 드러내고 행동하는 모습은 어쩐지 많이 당당해져 있었다.
물론 그 와중에도 제대로 선을 긋지 못한 듯한 느낌이 드는 부분도 있었지만,
속으로 하는 말을 들어보면 자신도 선을 그어야 한다는 걸 알고는 있는 것 같았다.
고등학생 시절의 그 어설픔 마음과는 상당히 다른 마음과 생각이었다고 많이 성장했다고 느꼈다.

오래전 전율의 불안을 치유하기 위해 유가 내린 처방은 '안심'이었다.
그래서 목에 자물쇠를 채웠다. 그것으로 그를 안심시킬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결국은 실패했다. 그를 자유롭게 놓아주기 위해 떠나는 길을 선택했지만 그것도 실패했다.
오히려 그녀를 잃게 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만 키웠다. 그건 온전히 그녀의 잘못이었다,
이제라도 두려움이 아닌 사랑으로 꿋꿋하게 설 수 있도록 그를 해방해야 한다.
그에 반해서 전율은 여전히 아니 더 두려워하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유의 마음을 모르는 건 아니지만, 예전의 상처들이 계속해서 율의 마음을 뒤흔들고 있었던 것 같다.
누군가를 정말로 사랑하는 일이 얼마나 무서운 일인지, 힘든 일인지, 율의 감정을 통해서 오히려 더 선명하게 느껴졌다.
이 이야기의 끝은 너무나 그들 다웠다. 유와 율의 감정은 다시 이어졌고,
지오와 에스타는 끝내 우정으로써 남아 있게 되었다.
그들의 속사정 하나하나가 밝혀질수록 더욱 안타까우면서도 예쁘게 느껴지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가는 순간순간마다 유와 지오, 유와 에스타의 시간들이,
마음이 정리될 수 있는 시간이 생기는 것 같아서 다행이다 싶었다.
사랑이 아니어도 좋다.
그렇게 깊이 누군가를 마음에 담을 수 있다는 것이 감정을 눌러가며 옆에 남아있어 주는 것이
그것이 바로 이 소설의 또 다른 아름다움 이었다.
1권이 첫사랑의 시작이었다면, 2권은 그 사랑이 지나간 자리에서 다시 피어나는 감정의 기록이었다.
마치 롤러코스터의 꼭대기에서 내려오는 그 순간처럼, 가장 격렬하고 가장 솔직한 감정들이 이 안에 담겨 있었다.
1권과 2권의 분위기가 꽤 다르게 느껴졌지만, 확실히 이어져 있었다.
오랜만에 이런 감정을 구경한 게 너무 즐거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