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이 더욱 특별하게 다가왔던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애니메이션과 영화에서 봤던 자동차들에 대한 이야기도 있었기 때문인데요
특히 어린 시절 이니셜 D에서 처음 봤던 도요타 AE86을 발견하고 너무 좋아서 대박을 외치며, 잊고 있던 그때의 기억에 사로잡혀서
이니셜 D 노래를 틀고 다시 영상을 찾아보기도 하며 마치 동심으로 돌아간 듯한 기분을 느꼈습니다.
예전에는 단순히 애니메이션 속 한 장면이라고 생각했던 차가, 실제로 존재하는 자동차라는 사실은 그 흥분감을 지우기가 어렵거든요.
어린 시절 남동생과 함께 가지고 놀던 미니카들이 떠오르기도 했습니다.
당시에는 차의 브랜드나 성능에 대해 잘 몰랐지만, 단순히 디자인이 멋지고 빠르게 달리는 것이 좋았던 시절이었습니다.
미니카를 조립해서 동네 문구점 앞에 만들어 놓은 작은 트랙에서 다른 아이들과 레이싱을 하던 기억,
서로 더 빠른 차를 조립하려고 부품을 사 모으고 부품 하나하나를 신중하게 골랐던 순간들이 아련하게 떠올랐습니다.
미니카를 알지 못하는 사람들은 결코 모를, 그 시절만의 짜릿한 승부의 즐거움이랄까요?
작은 통에 다양한 미니카 부품과 여러 대의 멋진 미니카를 가지고 다니던 오빠들은 선망의 대상이기도 했습니다.
물론 여자 친구들 중에는 그 매력을 모르는 친구들도 상당히 많았지만, 남자 형제들이 많아서 그런지 저는 그저 그런 게 멋지고 좋았습니다.
미니카는 지금도 구할 수 있지만 그때만큼 재밌진 않겠죠? 그래도 기회가 된다면 다시 한번 경험해 보고 싶네요
이 책을 접하기 전까지 저는 특정 브랜드와 스포츠카 위주의 관심을 가지고 있었지만,
책을 읽으며 시대를 풍미했던 다양한 자동차들을 보면서 확실히 자동차에 대한 시야가 넓어지는 경험을 했습니다.
그동안 그저 골동품 같았던 클래식카의 매력을 새롭게 발견하게 되었고, 디자인과 성능이 조화를 이루는 차들이 시대를 초월해 사랑받는 이유를 다시 한번 깨달았습니다.
클래식카들은 부품 하나도 구하기 어려워서 힘들게 구한 후에 스스로 고치고를 반복해야 한다고 들었는데 그런 수고를 감수할 만큼의 이유가 있다는 것도요
이 책을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옛날에 좋아했던 자동차에 대한 기억도 떠올랐습니다. 20대 초반, 제가 가장 몰고 싶었던 차는 바로 기아 포르테 쿱이었습니다.
당시에 더 이쁘고, 비싸고 성능 좋은 차들이 많았지만, 저는 포르테 쿱이 어찌나 이쁘고 귀여워 보였던지... 첫 차는 꼭 저 차로하고 싶다고 생각할 정도였죠.
안타깝게도 첫 차는 다른 차가 되었고, 지금은 단종되었지만, 여전히 제 마음속에는 가장 타고 싶었던 차로 남아 있습니다.
자동차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마음속에 언젠가는 꼭 타고 싶은 차가 있을 거예요, 일명 '드림카'죠.
어떤 사람에게는 람보르기니나 페라리가 될 수도 있고, 또 어떤 사람에게는 오래된 클래식카일 수도 있는 드림카....
람보르기니나 페라리 같은 스포츠카는 아니지만 저의 드림카는 '포르테 쿱'이었고 여전히 그 로망은 평생 남아있을 것 같습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제가 스포츠카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도요타 수프라가 리스트에 포함되지 않았다는 것인데
물론 책에서 다루는 150대의 차량이 모두 의미 있는 차들이지만, 살짝 아쉬운 마음을 감출 수 없었습니다.
이 작은 아쉬움을 제외하면, 책의 구성이 탄탄하고, 다양한 차종을 폭넓게 다루고 있어 만족스러웠고요.
자동차를 좋아하는 어린 친구들에게 꼭 추천하고 싶고, 이 책이 아이들을 위한 책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제가 봤을 땐 자동차에 대한 사진집이라서 자동차에 애정을 가지고 있는 성인분들에게도 충분히 훌륭한 자료와 선물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자동차의 역사를 배우고, 새로운 차들을 접하며, 다시 한번 엔진 소리에 가슴 뛰는 경험을 할 수 있는 특별한 시간이었고,
앞으로도 더 많은 멋진 자동차들을 보고, 엔진 소리에 심장이 뛰는 순간들을 계속해서 경험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