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 무비 소울 푸드
하라다 사치요 지음, 장한라 옮김 / 영림카디널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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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 음식을 만들어 먹으며 주인공들의 마음을 이해하는 책

저는 장르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영화와 드라마를 좋아하지만 특히 좋아하는 건 힐링 쪽인 것 같아요

나이가 들면서 더더욱 잔잔한 영화와 드라마를 찾게 되는데요 그중에서도 음식에 관련된 작품들을 많이 보는 편이에요

심야식당, 고독한 미식가, 와카코와 술, 방랑의 미식가 같은 음식에 관련된 드라마들도 좋고,

달팽이식당, 카모메식당, 리틀포레스트, 해피해피 브레드 같은 음식과 사람의 관계에 대한 영화들도 너무 잔잔하고 재미있는데요

생각해 보면 음식에 관련된 드라마나 영화들인데도 언제나 가볍게 그 이야기를 보기만 했지 음식에 대해서 시선을 준 적이 크게 없었던 것 같아요

그나마 의미를 준다고 했다면 저 음식 먹고 싶다! 해서 간단한 것만 따라서 먹거나 주문해서 먹었던 경험이 전부였습니다

영화에 나오는 음식으로 똑같이 힐링을 하거나 의미를 생각할 생각은 해보지 못했던 것 같거든요

무엇보다 영화에 나오는 음식들은 맛있어 보이긴 했지만 이국의 음식들이 많았고, 재료를 구하거나 요리를 하는 게 쉽지도 않으니

그냥 대중적으로 시켜 먹을 수 있는 음식을 제외하고는 그냥 장면 속에 등장하는 단순한 소품이라고만 생각하고 넘겼던 것 같아요

그런데 이번에 영림카디널에서 꽤 괜찮은 책이 나왔다고 해서 읽게 되었습니다 바로 '소울 무비 소울 푸드'인데요



새하얀 표지에 카모메 식당의 한 장면과 함께 글귀가 적혀 있어서 깔끔하면서도 예쁜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모두가 경험하고 싶은 특별한 순간"이라는 문장이 굉장히 마음에 들었어요



이 책의 좋았던 점의 하나는 바로 사람들이 많이 알고 있는 최근에 나온 대중적인 영화뿐만 아니라 고전 영화들에 대한 이야기도 담겼다는 점입니다


사실 이 책에 소개된 28편의 영화들 중에서 2000년대 이후에 나온 작품들은 제가 모두 다 본 작품이었거든요 하지만 1985년에 나온 담포포, 1952년에 나온 이키루, 1953년에 나온 도쿄 이야기, 1962년에 나온 꽁치의 맛 같은 고전 작품들은 담포포 빼고는 제목을 들어본 적이 없었습니다

잘 알지 못하는 고전 영화들을 소개받고, 이야기를 듣다 보면 자연스럽게 흥미가 생기고 그 작품들로 인해서 또 다른 작품들도 접할 수 있고 그 영화들이 나왔던 당시의 사회적인 분위기나 모습들을 보고 느낄 수 있어서 좋은 공부가 되는데 이렇게 책을 통해서 잘 몰랐던 일본의 고전 영화들을 알게 된 점이 개인적으로 너무 좋았습니다

다만 영화들이 보고 싶어서 알아봤는데 현재는 이키루만 왓챠에서 제공 중이고 나머지 영화들을 서비스하는 곳이 없어서 볼 수가 없었어요

아무래도 고전 영화들은 진짜 유명한 작품을 제외하면 재개봉이나 리마스터하는 경우도 드물어서 이렇게 소개를 받아도 볼 수가 없다는 점이 많이 아쉽네요

어쨌든 영화들에 대한 소개는 간결하면서도 꼭 필요한 내용들과 포인트들은 잘 담아서 정리를 해두셨더라고요 그래서 영화를 모르는 사람들도 그 영화에 대한 간단한 이해와 함께 영화에 대한 흥미를 느낄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음식에 관련된 책인 만큼 음식 사진들이 너무 예쁘고 따뜻해 보여서 기분이 좋았어요 각 음식들마다 진짜 얼마나 맛있어 보이던지...

직접 요리를 못하더라도 시켜서라도 먹고 싶다 사서라도 먹고 싶다는 생각이 강렬하게 들어서 몇 번이나 검색을 하다가 내려놓기도 했습니다



사실 무엇보다 이 책에서 가장 중심이 되는 것은 바로 영화 속에 나오는 음식들을 직접 만들어 먹을 수 있도록 레시피들이 제공된다는 점인데요 주인공들이 만들어 먹은 음식들과 100퍼센트 똑같진 않겠지만 그래도 똑같은 음식들을 만들어 먹을 수 있다는 점에서 설렘이 배가 됩니다

영화에 대한 짧은 소개와 함께 레시피들을 보고 있으면 그 음식이 등장했던 장면들이 다시 떠오르기도 했고, 영화를 볼 때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감정들 그 음식이 가지고 있었을 의미들을 생각해 보게 되더라고요

영화에 나왔던 음식들은 단순히 장면에 등장하는 소품에 지나는 것이 아니라 하나하나 주인공의 감정이나 심리 상태를 대변하고,

등장인물들 간의 관계의 변화나 감정의 흐름을 바꾸는 장치라는 사실도 크게 느끼게 되었는데요

이 책은 단순히 레시피를 제공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영화와 드라마 속 음식들이 가진 깊은 의미를 탐구할 수 있는 새로운 시각을 열어주었습니다

그동안 스쳐 지나갔던 영화 속의 장면들이 이제는 더 큰 의미로 남게 되었어요

그리고 또 한 번 그 영화들을 보게 될 계기가 만들어졌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느꼈던 새로운 감정과 시선으로 영화를 그리고 음식들을 새롭게 보고 싶어졌어요

앞으로 새로운 영화를 볼 때도 장면 속에 등장하는 음식들과 그 음식의 의미와 상징성에 대해서 생각을 하게 되겠죠?

영화 속에 등장하는 다양한 음식들을 통해서 영화를 더욱 깊게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들어준 특별한 책이었어요

이야기보다는 레시피가 한 가득한 책이지만, 중간중간 등장하는 영화에 대한 짧은 소개들은 그 영화 속에서 그 음식을 먹던 장면을 상기시키고

그 음식을 만들어 먹으면서 주인공들의 마음과 감정을 함께 공유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는 너무 따뜻한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요즘 위염과 장염 때문에 음식을 이것저것 막 먹을 수 없는데 얼른 나아서 저도 맛있는 음식을 해먹어 보려고 해요

이 책을 보고 만들게 될 첫 음식은 뭐가 될까요? 저조차 무척 기대가 됩니다

영화 속에 나오는 음식을 직접 만들어서 먹어보고 싶으신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고요

음식을 잘 못하더라도 그 음식들을 보고 만드는 방법을 보면서 새로운 시선을 느끼고 싶은 분들에게도 추천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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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제이슨 벨을 죽였나 - 여고생 핍의 사건 파일 3 여고생 핍 시리즈
홀리 잭슨 지음, 장여정 옮김 / 북레시피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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핍 시리즈의 마지막 조각, 목숨이 달린 추리 싸움으로 시작하는 대단원의 막

최근 넷플릭스에서 핍의 살인 사건 안내서라는 시리즈가 새로 나와서 재미있게 보았는데요

이 시리즈는 원래 BBC에서 제작되어 7월에 방영된 드라마라고 합니다


이 드라마의 원작은 바로 홀리 잭슨의 '여고생 핍의 사건 파일'이란 소설이었는데요

오늘 제가 소개해 드릴 책이 바로 그 드라마의 원작 소설의 완결 편인 "누가 제이슨 벨을 죽였나"입니다


홀리 잭슨이라는 작가분은 이번에 처음 알게 된 분인데 평소에 게임이나 범죄 실화 관련 다큐멘터리를 즐기는 편이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그런지 소설의 플룻이 굉장히 세밀하고 좋았습니다 범죄에 관련된 다큐도 많이 보셔서 그런가 관련된 내용도 많이 아시고 공부도 많이 하신 것 같고 전문적인 느낌도 받았어요 범죄물은 전문 지식이 더해지면서 딥해지면 어렵고 딱딱해질 수 있는데 너무 어렵지도 않았고 내용도 딱딱하지 않고 읽기도 편했습니다


본편이 무려 635장의 장대한 분량이지만 스토리가 너무 재미있어서 한 번 읽기 시작하면 쉽게 끊을 수가 없다는 게 단점이라면 단점일까요?


어느새 주변은 밤이 되어 있다.

하위는 감옥이 아닌 바로 저 주황색 불빛 아래 서 있고, 그의 눈은 그림자에 가려 보이지 않는다.

스탠리가 그에게 다가가 자기 목숨과도 같은 비밀을 지켜주는 대가로 돈을 한 뭉치 건넨다.

그런 다음 영혼 없는 눈빛으로 핍 쪽을 향해 돌아서는 순간 여섯 발의 총알이 스탠리의 가슴팍을 뚫고 지나가며 셔츠에, 콘크리트 바닥에 피가 흥건히 흐르기 시작한다. 그리고 왜인지 핍의 손에도 피가 묻어 있다.

핍의 손은 이제 피범벅이 되어 있…….

일단 소설은 시작부터 무언가 어두컴컴한 느낌입니다 주인공인 핍은 과거의 사건에 대한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패기 넘치게 사건을 조사하고 풀어갔다고 하더라도 핍은 여고생입니다

어린 나이에 충격적인 사건과 사람들의 이기심과 부조리를 겪다 보면 심리적으로 큰 충격을 받게 되고,

특히나 친한 사람이 관련된 사건까지 해결하지만 그러면서 일어난 일련의 사건에 대한 재판이라던가 다양한 것과 마주하게 되면 

그것이 충분히 트라우마로 남을 수밖에 없겠죠


거기다 유명 인사 아닌 유명 인사가 되어 버린 핍에겐 기이한 스토커까지 생겨버리고 그것이 핍의 삶을 더 옭아매기 시작합니다

시시각각 다가오는 죽음의 그림자, 이제는 살인 사건의 추리가 아니라 사건이 시작되기 전 먼저 스토커의 본모습을 찾아내야 하는

그야말로 핍 자신의 생존이 걸린 추리 싸움의 시작된 것인데요


사실 이 책은 앞의 시리즈를 읽지 않으면 조금 이해하기 어려운 점이 많이 있습니다

완결 편이라서 그런지 과거의 사건들과 등장인물들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오기 때문인데요

저 역시도 앞의 시리즈를 다 읽지 못해서 어려웠는데 지인분들 중에 소설을 읽은 분이 계셔서 이야기하면서 조금 많은 설명을 해주셨습니다

그래도 역시 나중에 앞의 시리즈들도 찾아서 읽어보고 다시 이 책도 한 번 더 읽어볼 예정입니다 그땐 느낌이 확실히 더 다르겠죠?


이런 묘사와 몰입감, 자료 덕분에 실사화에도 특화된 작품이 아니었을까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어둠이 내린 숲속에서 핍은 결국 다른 길을 택하기로 했다.

그건 우발적인 생각이나 직감도 아니고, 싸움이나 도피도 아니었다.

핍은 두 갈래 길을 보았고, 선택을 내렸다 그리고 되돌아갔다.

어쩌면 평생 우주에 사는 다른 핍은 이 세계의 핍이 내린 선택이 옳았다고 할지도 모른다.

핍은 경찰이 제 말을 절대 믿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했고, 핍의 선택은 성공적이었다.

스스로를 지켜내고 예전의 본래 자기 모습을 되찾기 위한 것이었다.

어쩌면 그것도 이미 성공했는지 모른다.

소설 속의 핍이나 등장인물들의 행동과 감정 표현 등이 너무 잘 되어 있어서 캐릭터들의 감정을 공유하기도 좋았고, 무엇보다 소설 내내 그동안 핍이 겪었던 많은 어두운 감정들, 무서움과 두려움 등도 이해할 수 있게 된 것 같았어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갈수록 아 이게 왜 이번에 완결이 되는지에 대한 정답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단순히 여고생이 살인 사건이나 수많은 사건을 해결하는 이야기는 끝없이 이어질 수 있습니다

애니메이션으로 따지자면 명탐정 코난이나 소년탐정 김전일처럼 말이죠 하지만 이 이야기는 그렇게 단순하게 진행되지 않았습니다


사람들의 관계성과 수많은 감정들과 그동안의 사건사고들과 연결된 무수히 많은 이유들이 뒤섞이면서 이런 완결로 도달할 수밖에 없는 길을 만들어 버리더라고요

소설의 끝은 제 기준으로 많이 어두웠습니다 외롭고도 두렵고 많은 감정을 스치게 만드는 완결이었어요 하지만 한편으론 가장 완벽한 완결이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넷플릭스에서 스트리밍 된 핍의 살인 사건 안내서  시즌 1 : 6개의 에피소드는 원작 소설의 1권인 샐 싱 미스터리 편의 내용으로 제작되었다고 하는데요 시즌 1으로 끝나긴 했지만 훌륭한 원작 소설이 아직 2권이나 남아있으니까 다음 시즌도 조심스럽게 기대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싶은데요 아마 영상으로 제작되어 마지막 완결 편이 나온다면 마지막 핍의 모습이 정말 소설처럼 더 이상 돌아올 수 없는 길을 걷는 것 같은 완결의 완결을 보여줄지도 기대가 됩니다


소설을 보면서 외국도 사법 시스템의 허점이 많다는 것을 깨달았고 피해자에 대한 많은 도움이 절실하다는 걸 느꼈습니다 저도 한때 스토커를 겪어보았고 물리적으로 공격을 당해본 사람으로서 그걸 직접 당해보지 않은 사람들은 느낄 수 없는 공포를 알고 있습니다


핍이 스토커를 당할 때 저보다 더 심하게 죽음의 공포를 느끼고 있었지만 그래도 스토킹 피해자로의 공감은 등줄기를 따라 흐르는 소름처럼 이어지더라고요 소설이라서 다행이라는 안도감 그래도 이런 식으로 당하지 않았으면 좋았을 텐데라는 연민까지 수많은 감정을 동반했습니다


확실히 앞의 시리즈를 읽고 이어서 읽으신다면 훨씬 더 재미있게 읽으실 수 있을 것 같고요

그것이 아니라도 유추하면서 읽으면 대략적으로 스토리를 따라가면서 사건의 해결을 즐기시는데는 큰 문제가 없을 것 같았습니다


책이 너무 두꺼워서 부담스럽고 읽기 어려울 것 같은 분들은 일단 넷플릭스에서 핍의 살인 사건 안내서부터 보고 난 뒤에 천천히 읽어보셔도 괜찮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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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을수록 빠져드는 도시기담 세계사
가타노 마사루.스가이 노리코 지음, 서수지 옮김, 안병현 그림 / 사람과나무사이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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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몰랐던 도시 기담의 숨겨진 이야기를 담은 책

어려서부터 무서운 것과 공포를 좋아했던 사람들이라면 많이 들어봤을 이야기가 있죠

바로 도시 전설류인데요 보통은 외국의 이야기가 한국의 이야기처럼 바뀌어서 전해진 이야기들이 많았는데

대표적으로는 "빨간 마스크"를 생각하면 쉬울까요?

아무튼 어려서부터 공포 영화부터 외계인에 관련된 책이나 미스테리에 관련된 것을 너무 좋아했던 저는

공포에 관련된 소설이나 미신이 가득 담긴 책들도 엄청 좋아했어요 그건 크면서도 영향을 주었고

지금도 관련된 것을 매우 좋아하는 어른으로 자라버렸죠

보통은 도시 전설이나 기담류를 가볍게 보고 치우는 경우가 많았지만 공포 유튜브를 본격적으로 보기 시작하면서 조금 더 꼼꼼하게 그 도시 전설이나 기담의 근원이나 관련된 사건 사고들을 조사해서 알아보는 것에도 흥미가 생겼습니다

그리고 오랜만에 백룸이나 나폴리탄 괴담류를 서칭을 하다가 발견하게 된 책이 한 권 있었는데요



바로 "읽을수록 빠져드는 도시 기담 세계사"입니다

기묘하고, 흥미롭고, 위험천만한 13편의 유럽 도시 기담에 관련된 책이었는데요

유럽의 도시 기담이라는 말이 어찌나 설레던지 이거는 무조건 읽어야 한다는 생각에 읽게 되었답니다

30년간 유럽 33개국을 발품 팔아서 취재하며 건져 올린 13편의 살아있는 도시 기담이라고 하는데

우리가 너무 잘 알고 있는 이야기부터 조금은 생소하면서도 놀라운 이야기들도 담겨 있었습니다

총 파트는 5가지였고 각 파트마다 2-3개의 기담들이 다루어졌는데 각 기담마다 양이 꽤 방대했는데요

모두 다 재미있고 흥미로운 사건의 자료들이라서 읽으면서 진짜 많은 공부를 한 것 같아요 저한테는 개인적으로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제일 처음으로 다루어진 기담은 바로 저주에 관련된 기담이었는데요 바로 모두가 잘 알고 있는 그 노래 "글루미 선데이"에 관련된 내용이었습니다

저도 중학교 때 처음으로 글루미 선데이의 저주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던 기억이 나는데요 그 당시에 인터넷에서 검색을 하다가

블로그에서 들으면 죽는다는 음악에 대한 글을 보고 흥미를 가지게 되었고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들어봤던 기억이 납니다

당연히 죽지는 않았고요 대신 그 당시에 그 노래를 들었던 느낌은 기억이 나는데 확실히 많이 우울하다는 느낌이었습니다

중학교 2학년, 3학년 학생이 듣기에는 진짜 우울했던 곡은 맞는 것 같아요 가사조차도 굉장히 기묘하고 우울했는데

한동안 그 노래에 꽂혀서 듣고 다니다가 MC스나이퍼가 발표했던 동명의 노래인 "글루미선데이"도 좋아해서 계속 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이 책을 보면서 오랜만에 노래를 다시 들어봤는데 그때보단 우울하긴 하지만 엄청나게 우울함에 빠지진 않았던 것 같아요 성장을 한 탓일까요?

아무튼 가볍게 듣고 에이 안 죽네 근데 노래는 좋네? 했던 이 노래에 담긴 진실을 크면서 찾아볼 생각을 하지 않았었는데 이번 기회에 알게 되어서

꽤 재미있고 좋았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이 음악이 수많은 자살과 관련되고, 라디오 송출까지 금지되었던 사실이 있던 것도 새롭게 알게 되었네요

진짜 그냥 단순하게 우울한 노래라서 소문으로 돌았다고 생각했는데 이 노래에도 수많은 진실과 사건들이 얽혀 있다는 사실이 재밌었습니다


그다음은 영화로도 유명했던 바로 그 저주받은 인형 애나벨입니다

사실 애나벨에 대한 이야기들은 제가 알고 있는 것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아서 오 역시 그렇구나라는 공감을 했던 파트였어요

제가 애나벨이나 그 외에 다른 저주 인형에 대해서 자료를 꽤 많이 찾아봐야 하는 일이 있었기 때문에 해외의 기사와 자료까지도 찾아봤기 때문에

그랬던 거 같은데요 일반인분들이 봤을 때는 그래? 그런 사연이 있었어?라는 내용까지도 잘 정리된 것 같았습니다

특히나 가장 최근에 있었던 사건인 "애나벨 인형이 박물관에서 사라졌다"라는 트위터에 대한 이야기도 적혀 있더라고요

저는 그 사건에 대해서 알고 있었는데 보통 애나벨에 관심을 같지 않은 분들은 모르는 경우가 많은데 최근의 이야기까지 나와 있어서 좋았습니다

당연히 애나벨 인형이 박물관에서 사라졌다는 이야기는 루머였고요 사위이자 현재 박물관을 관리 중인 토니가 애나벨 인형이 잘 있다는 증거 사진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오랜만에 제가 공부하고 자료를 찾아봤던 이야기를 마주할 수 있어서 뜻깊은 시간이었네요 다시 한번 복습할 수도 있었고 제가 알고 있던 정보가

틀린 것이 아니라는 걸 증명받는 시간 같기도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제가 재미있게 봤던 것은 바로 도플갱어에 대한 파트였는데요

사실 제 자신은 아니지만 가장 가까운 사람들 중 한 사람의 도플갱어를 본 것 같은 경험을 한 적이 있어서 굉장히 흥미가 있었거든요

그래서 혹시 내가 검색했던 거랑 조금 다른 내용은 있지 않을까? 하는 설레는 마음으로 재미있게 읽었던 것 같아요

기본적으로는 사람들이 모두가 잘 알고 있는 부분부터 시작해서 그렇지 하는 공감과 함께 어? 그런 것도 있었어?라는 놀람과 그렇구나라는 이해의 단계를

거칠 수 있게 구성을 해줘서 편하게 읽을 수 있었던 것 같고요 의외로 자신의 도플갱어를 만나거나 분신을 만나고 대화까지 나눈 사람들의 경험이 많다는 걸 보고

굉장히 놀랐습니다 어쩌면 진짜 평행 우주나 이런 것이 존재하는 건 아닐까?라는 상상까지 하게 만들더라고요

이것이 정신과적인 문제인지 아닌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저는 단지 그것을 과학적으로나 정신과적인 부분으로 너무 매듭짓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도 있어요

왜냐하면 그것이 바로 기담의 묘미이니까요 누구나 겪을 수 있지만 이것이 진짜인지 아닌지 겪어본 본인조차도 알 수 없는 그런 기묘한 그런 거요

단지 13편의 유럽 기담을 담은 것뿐인데도 진짜 수많은 이야기를 담은 것 같은 기분이 들었어요 각 기담마다의 다양한 사례들을 보면서

세상엔 여전히 사람들의 힘으로는 이해할 수 없고, 알아낼 수 없는 사건들이 많다는 것도 또 한 번 느끼게 되었고요

30년간 발품을 팔아서 모았다는 이 정보들을 편하게 볼 수 있는 이 시간이 정말 고맙고 고마웠습니다 다른 곳에서는 보지 못하고 듣지 못한 이야기들도 많았거든요

이거는 정말 저처럼 기담이나 공포나 다양한 미스테리 장르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더없이 소중한 정보이자 지식이자 재산이기 때문에 앞으로 자주 읽을 것 같습니다

이것 말고도 일본이나 다른 나라의 도시 기담 이야기도 나왔으면 좋겠어요 다양한 정보와 사건과 사례들을 모아보면 또 어떤 재미난 이야기를 상상할 수 있을까요?

그저 사람들 입에 오르고 내리며 가십거리처럼, 별것 없는 시답지 않은 이야기처럼 떠돌던 이야기들이 이제는 매력적인 하나의 역사가 되었습니다

기담을 좋아하는 분들이 읽어도 좋을 것 같고요 공포에 관련된 일을 하시는 분들도 꼭 한 번 읽어보신다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대본이나 글 같은 거 쓰시는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어요 이 사례와 정보들은 여러분이 지금까지 어디서도 얻지 못한 것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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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 아가씨
허태연 지음 / 나무옆의자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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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엔 어벤저스가 있다면 한국엔 호랑이 아가씨가 있다?

저는 무속적인 것도 좋아하지만 어벤저스 같은 히어로물을 굉장히 좋아하는데요

오늘은 우연히 만나게 된 재미있는 소설에 대한 이야기를 가지고 왔습니다 바로 허태연 작가님의 호랑이 아가씨에요


사실 처음 이 소설의 제목을 읽었을 때, 표지를 마주했을 때, 청소년 판타지 소설인가? 라면서도

뭔가 묘하게 이거 내가 좋아하는 장르 같은데?라는 생각이 들어서 책의 정보를 읽게 되었고

'무속과 변신을 넘나드는 환상적인 히어로의 탄생'이라는 문구에 꽂혀서 읽게 되었습니다

저는 동양의 무속과 애미니즘 그리고 서양의 히어로적인 부분이 이렇게 결합될 수 있다는 걸 상상해 본 적이 없었는데요

사실 말만 해봐도 둘의 느낌이 너무 다르기 때문이죠 하지만 이렇게 결합된 모습을 보니 충분히 가능한 거였구나 나의 편견이었구나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제가 생각하던 히어로라는 부분은 진짜 인간으로서는 가질 수 없는 초능력적인 부분에 집중된 점이 있었는데

어떻게 보면 무속적인 부분도 나름의 초능력이 될 수도 있고, 히어로라고 해서 정말 신비한 초능력을 가지고 있지 않더라도

단지 사람을 도울 수 있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히어로적인 부분이 될 수 있다는 것도 깨달았죠

너무 당연한 건데 그동안 편견에 가로막혀서 몰랐던 것 같아요 그리고 이 책을 통해서 그런 편견의 벽을 깨부술 수 있어서 너무 좋았어요

이 책의 기본적인 소재는 말 그대로 무속과 히어로적인 변신입니다 스파이더맨이나 헐크처럼 변신한다기보다는

주인공인 태경의 몸에 산신령인 호랑이의 영혼이 깨어나게 되었고 그 영향으로 태경의 몸이나 행동이 호랑이처럼 변하게 된다는 것인데요

사실 일반적인 신령님들이 아닌 산신령이라는 존재가 사람의 몸에 깃들었다는 사실이 조금 흥미롭긴 했습니다

무속적인 부분을 많이 좋아하지만 산신이라고 해도 할머니 정도를 생각하지 당장에 호랑이처럼 영물이 된 산신을 생각하기는 쉽지 않은데 작가님은 그걸 그대로 가져와서 이야기에 쏙 집어넣으셨어요


일단 주인공은 태경입니다 경찰이 되고자 하는 평범한 아니 평범했던 아가씨인데요

3년째 경찰 시험에 응시했다가 여섯 번째로 낙방해버린 27살의 태경에게 큰 변화가 생깁니다

바로 신선한 고기가 그것도 아주 신선하고 쫄깃쫄깃하고 핏물이 가득한 생고기였죠

여기까지는 괜찮았지만 곧 태경의 몸에도 변화가 생기게 됩니다 손에서 황갈색 북슬북슬한 털과 호랑이 발톱이 자라기 시작한 거죠 그녀는 이걸 어떻게 하면 좋을까? 하면서도 동물 병원에 가봐야 하나?라는 생각을 하는 엉뚱하면서도 나름 긍정적인 모습을 보입니다

태경에게 이런 일이 일어난 것은 바로 그녀의 몸 속에 있던 전생의 호랑이의 영혼이 깨어나 버렸기 때문인데요

여기까지는 단순히 빙의나 접신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문제는 태경의 몸이 점점 호랑이처럼 변해가기 시작했고 식성까지도 호랑이처럼 바뀌게 된 것이겠죠 결국 그 사실을 알게 된 엄마는 태경을 데리고 용하다는 박수무당을 찾아가게 됩니다

모녀가 마주한 박수무당은 꽤나 구체적인 이야기를 합니다 귀문이 열려서 300년 전에 산왕산을 다르셨던 산신령 호랑이가 태경의 몸에 깨어났다고 했죠 전생의 업과 현생의 분노가 만나서 조화를 이루지 못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기운을 잠재우려면 마음을 비우고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면서 100명의 한을 풀어주여 한다는 이야기를 하는데요

작가님도 꽤나 무속적인 부분을 많이 좋아하시고 조사를 하셨구나란 생각이 들었어요 당연히 무속적인 부분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알기 쉽겠지만 그래도 귀문이 열리거나 전생의 업에 대한 이야기나 윤회에 대한 이야기를 쉽게 풀어내는 사람은 없거든요

어쨌든 작가님은 그 산신령인 호랑이의 영혼을 잠재우기 위해서는 100명의 사연을 들어주고, 그 사람들의 소원이나 한을 풀어주어야 한다는 아주아주 단순한 조건을 가져오면서 유치하면서도 흥미로운 소재의 시작을 만들어내셨어요

저 역시도 너무 뻔한데 그 사람들의 소원이나 한이 뭔지도 궁금했고 점점 호랑이의 모습처럼 변하는 태경이

과연 어떤 방식으로 사람들의 한을 풀어주게 될지도 궁금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사람들의 한을 풀어주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무당이 나오고 태경에게 산신의 영혼이 있으니 점집을 차리는 건가?

사실 태경은 신내림을 받은 정식적인 무당이 아니기 때문에 그건 아닙니다 그리고 무당집이라고 해버리면 사람들의 범위나 주제가 한정적이 되어버리죠

그래서 태경이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게 되는 곳은 바로 사주카페입니다 사실 사주카페도 사람들 중에는 꺼리는 사람도 많겠지만 무당집보다는 진입의 장벽이 낮아서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기엔 딱 좋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결국 태경은 경찰서 앞에 액운 타파 사주카페 112라는 기상천외한 간판을 단 사주카페를 차리고 100명의 사람들의 한을 풀어주기로 합니다

경찰서 앞에 사주카페라니 정말 뜬금없긴 하지만 경찰서 앞이라서 오히려 재수 없고 힘든 사람들이 찾아올 것이라는 박수무당의 말처럼 사주카페에는 다양한 이야기를 가진 사람들이 찾아오는데 그렇게 시작된 태경의 한 풀어주기는 조금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기 시작하죠



진짜 히어로처럼 경찰이 할 수 없는 사각지대에 놓인 사건들을 해결하기 시작하는데요

그런 그녀를 찾기 위해서 수사 중인 경찰에게 발견된 증거물은 바로 호랑이의 털! 바로 태경의 복슬복슬한 호랑이의 털입니다

사실 이것만으로 경찰들이 태경을 찾아낼 수는 없겠지만 만약 태경이 호랑이로 변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순간, 그것이 들키는 순간을 생각해 보면 아찔하기도 합니다

그렇게 여러 가지 사건 사고들과 마주하게 된 태경은 늙은 형사를 만나게 되는데요 처음엔 그 형사를 늙은 악어라고 하길래

뭔가 다른 의미가 있는 건 아닐까 했지만 그 늙은 악어는 바로 모두가 예상하는 그 의미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악어가 물어오는 사건들 그리고 그 사건과 얽혀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그 한과 사건을 풀어주기 위해서 달리는 태경

그녀는 경찰이 되진 못했지만 결국 경찰은 할 수 없는 사건을 해결하면서 경찰과 다르지 않은 히어로적인 행위를 이어가게 되는데요 앞으로 태경은 어떻게 살아가게 될까요? 그녀는 결국 호랑이를 벗어날 수 있을까요?

아니면 오히려 호랑이를 받아들이고 그것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서 지금처럼 100명 200명을 넘어선 사람들을 구원해 주는 한국형 히어로가 될까요?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마음이 쓰였던 부분은 바로 책 속의 많은 사건들이 아이들에 관련된 이야기라는 것이었습니다

작가님이 어떤 마음을 통해 이렇게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이야기를 풀어가는 것에 집중을 하셨는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진짜 현실에서도 수많은 아이들이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지고 돌아오지 못하는 사건들이 많기 때문에 참 마음이 착잡했어요

그리고 누군가는 그 아이들이 돌아오길 바라며, 끝내지 못한 사건에 한을 품고 있겠죠

그것을 태경이처럼 해결해 줄 사람이 현실에는 존재할 수 없다는 사실 또한 많이...

무당에 대한 편견과 사람들 마다의 견해는 다릅니다 그래서 어떤 사람에게는 그저 무관심 또 어떤 사람에게는 사기꾼에 지나지 않을 수 있고 또 누군가에게는 삶을 이어나갈 정말 큰 도움을 준 사람이 될 수도 있고 또 어떤 이에게는 그저 끝까지 않은 꿈처럼 맹신하게 되는 존재일 수도 있습니다

저에게는 우리가 알지 못하는 미지의 세계를 걸어가고 있는, 물론 모든 무당 선생님들이 그렇진 않겠지만 일부의 선생님들은 좋은 분들이라는 생각이 있습니다 저 역시도 도움을 받은 적이 있었기에 그 믿음을 아예 없앨 수 없고 저는 귀신의 존재 또한 맹목적이진 않지만 있다고 믿는 사람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겠죠


물론 다른 사람들에게 그것을 강요하고 싶은 마음은 없지만.. 책을 읽으면서 정말 영특한 분들이 계시다면, 정말 사건의 실마리를 잡을 수 있는 분들이 계시다면 너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물론 그분들의 영역에는 한계가 있겠지만요

한 번 읽으면 벗어날 수 없는 흥미진진한 스토리로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제가 좋아하는 분야의 내용들이 많이 들어가 있어서 정말 흥미롭게 봤던 것 같아요 비슷한 종류의 책들을 많이 읽지만 이렇게 다양한 무속적 단어나 현상 등을 이야기한 책은 오랜만에 보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 이런 무속과 결합된 판타지 소설들이 많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 있고 이런 내용은 영화나 드라마로 만들어도 재미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드네요

무엇보다 태경이라는 캐릭터가 너무 자립심도 강하고 창의적이고 엉뚱하면서도 정의감이 넘치는 모습이라서 너무 좋았고,

이런 호랑이 아가씨라면 한 번쯤 만나서 저의 이야기를 상담해 봐도 좋을 것 같단 생각도 들었습니다

한국형 판타지를 읽어보고 싶으신 분들이나 무속 쪽으로 관심이 많은 분들도 재밌게 읽으실 것 같고

학생들이 읽기에도 나쁘지 않은 소설입니다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추천해 보고 싶어요 가볍게 킬링타임용으로 읽는 것으로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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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세이스트(death-essayist)의 오늘 나의 죽음 이야기 - 삶을 위해 죽음을 쓰는 데세이(death-essay) 안내서
김혜경 지음 / 하움출판사 / 2024년 7월
평점 :
절판


자신의 영혼을 마주하기 위한 방법을 담은 책.


살아가다 보면 누구나 죽음에 대한 생각을 하기 마련입니다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겠지만 분명히 많은 사람들이 죽음을 많이 생각하게 될 겁니다

저 역시도 힘들고 지칠 땐 어쩔 수 없이 죽음이라는 극단적인 생각을 하게 되거든요

그리고 모두 다 죽음에 관련된 많은 경우의 수를 생각하는 것도 마찬가지겠지요

나는 어떻게 죽을 것인가 하는 궁극적인 생각과 나아가서는 망상으로요

어쨌든 저는 긍정적인 죽음보다는 조금 극단적인 방향의 죽음에 대한 생각을 꽤 많이 하였지만

중요한 사실은 "나는 어떻게 죽게 될 것인가?"라는 생각 그 자체를 한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죽음.

사람은 결국 죽어가는 거니까, 어떻게든 마지막은 죽음일 테니까

나의 죽음도 타인의 죽음도 조금은 깊게 생각을 해보는 것이 다른 사람에게는 부정적으로 보일지 몰라도

어쩌면 언젠가 진짜 마주칠 수 있는 죽음에서 조금은 의연한 태도를 보일 수 있는 방법이 아닐까라고 합리화를 하고 있을 때

타이밍 좋게 이 책을 마주했습니다


데세이스트의 오늘 나의 죽음 이야기


사실 데세이스트라는 단어도 이번에 처음 알았지만 이런 걸 주제로 한 독립 서점이나 글의 방식이 있는 것도 처음 알았습니다

데세이(Death-Essay)는 죽음에 대한 에세이라는 뜻이겠죠

삶에 대한 이야기가 있으면 당연히 죽음에 대한 이야기가 있을 텐데 왜 그동안 몰랐을까요?

그리고 국제 죽음 교육 전문가라는 생소한 직업도 처음 들어봤습니다

검색을 해보니까 보통 "싸나톨로지스트"라고 부르는 것 같더라고요 나름 미래의 유망 직종이라고 불리기도 했고

당연하게도 전문적인 교육 기관도 존재하는 곳 같아서 아 이런 새로운 직종이 생겼구나 신기하다 싶으면서도

꼭 필요한 직종이긴 하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지금 현대적인 상황을 봐서는요


책 속에는 수많은 죽음이 담겨 있습니다 친구, 연인, 가족, 유명인, 전 세계의 어떤 사람들

그들의 죽음 속에는 수많은 사연과 이야기가 담겨 있었죠

그들이 흙으로 돌아간 지금도 그들을 기억하고 있는 사람들이 이토록 많구나 그들의 시간은 멈췄지만 그들의 이야기는

살아가는 사람들을 통해서 현재진행형이구나라는 걸 새삼스럽지만 다시 깨달았습니다

산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살아간다는 말, 그 말이 오롯이 이해되는 순간이었죠

죽음도 조금은 두렵지 않을 수 있을지도?라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습니다

문득 나의 죽음이 어떨지 한 번 더 생각이 들었는데 여전히 부정적인 죽음으로 가득한 머릿속이지만

그래도 조금은 평온한 죽음도 괜찮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씨앗을 품고 싹을 틔우기 시작했습니다

나는 어떻게 죽게 될까요? 우리는 어떻게 될까요?

죽음 후의 세계가 어떨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조금은 여행을 떠나는 것처럼

미지의 세계를 탐험하는 것처럼 당당한 마음으로 이 세상을 떠날 수 있기를 기대해 보기도 합니다

당장에 사고를 당할지, 제 머릿속을 지배하는 이런 생각처럼 부정적으로 죽음을 맞이하게 될지는 알 수 없지만

그 죽음이 조금은 덜 무서워졌으니까 그걸로 다행일지도요

다만 걱정스러웠던 것은 이렇게 누군가의 기억에 남는 사람들의 업적을 보면 꽤나 열심히 살았다는 거예요

근데 당장의 저는 열심히 살고 있는 것 같지가 않아서 이 삶이 도통 멋진 삶처럼 보이지 않아서

그것이 조금은 절망적이라는 느낌이 들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작가님의 가족들의 죽음에 대해서, 자신의 가장 가까운 죽음에 대해서 의연하게 적은 글을 보면서는

당연하지만 마음이 아팠습니다 글 속에 느껴지는 의연함과 조금은 덤덤한 듯한 문체가 마음이 아팠어요

오히려 그래서 더 아팠습니다

엄마는 제가 태어날 때 유난히 총총한 태몽이라고 했어요.

살며 깨달아요. 할 일을 하라는 엄마의 당부였음을.


이 말은 또 어찌나 예쁘면서도 아프던지 몰라요 우리 엄마는 마지막에 저한테 무엇을 알려주실까요?

엄마가 했던 말들은 많지만 작가님처럼 저도 엄마의 말을 떠올리고, 깨달을 수 있을지가 의문입니다



데세이라는 걸 어떻게 쓰면 좋을지 과연 어떤 식으로 적는 것인지 궁금했는데 딱히 어떻게 쓰라는 틀은 없었지만

작가님의 글을 읽으면서 어떤 게 데세이인지는 깨닫게 된 거 같아요

그리고 삶과 죽음에 대한 다양한 작품들을 알 수 있어서 좋았던 것 같습니다

작가님이 알려준 삶과 죽음에 관련된 책들을 가끔 상기하면서 읽어보려고 합니다

그렇게 되면 죽음이라는 것을 정복할 수는 없어도 의연하게 받아들이고 생각할 수는 있겠죠?

나의 죽음이든, 가족들의 죽음이든, 사랑하는 무언가의 죽음이든 말입니다

죽음에 대해서 생각이 많은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습니다

죽음에 대한 공포를 이길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죽음이라는 것을 무조건 이해할 수는 없지만

이 책을 통해서 적어도 죽음에 대해서 이해를 해보려는 시도는 할 수 있으니까요

현대인들에게 꼭 필요한 책이 아닐까란 생각도 들었습니다

언젠가 제 주변으로 죽음이 다가온다면 그 기억을 잊지 않고 남겨놓고 남겨놓고 언젠가 곱씹으며

저의 죽음도 그렇게 지나온 죽음처럼 받아들이고 싶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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