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이라는 자극 - 걱정, 두려움, 초조를 긍정 에너지로 바꾸는 마음 혁명
크리스 코트먼.해롤드 시니츠키.로리-앤 오코너 지음, 곽성혜 옮김 / 유노북스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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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예전에 불안과 강박과 어느 정도 연장선상에 있는 내용을 다룬 책 리뷰를 쓴 적이 있다.

사람들 앞에 서면 나는 왜 작아질까(feat. 마이매드팻다이어리)

이 책은 사회공포증에 대해 전반적으로 다룬 책이지만, 이번 리뷰와 어느 정도 연관이 있다고 생각이 들었다.

 

 

불안,강박은 고통이 극심해서 보통 우울증을 동반한다고 한다. 강박증 환자들은 강박에 기인한 좌절,열패감,절망 등을

경험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러다보니 마약, 술에 의존하게 되는데 이를 진정시키기 위해 반복적인 의례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강박장애는 미상핵이라는 뇌 부위에 이상이 생겨 추정된다고 한다. 미상핵은 주변에 대한 우리의

잘못된 인식을 바로잡으라는 충동을 만들어낸다고 한다. 미상핵의 과도한 활동으로 오해와 강박을 만들어 내고

그 문제를 바로잡기 위해 반복 행동을 하게 된다는 것. 그러나 적절한 불안은 오히려 앞으로 생길 부정적이고 나쁜일에 대해

예방하는 순기능하기도 한다. 단, 적절한 불안에 한해서 말이다.

 

'불안'이라는 개념이 떠오르기 이전까지 일명 정신적 감기라고 불리는 것은 우울증이었다.

불안, 강박증은 현대인들이 겪고있는 새로운 정신의 감기로 급부상하고 있다. 바쁜 생활, 처리해야할 과도한 업무 이에따른 스트레스 등 다양한 원인이 작용하겠지만 그만큼 정신적으로 지치고 시달리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는 소리다.

 

이 책은 단계별로 각 사례를 들어 불안을 겪는 모든 이들에게 이 감정을 효과적으로 통제하고 다룰 수 있는 비법을 알려준다.

 

Part1. 불안이라는 자극-불안의 재발견

Part2. 불안이 온다, 성장할 준비를 하라-불안 다스리기 기본편

Part3. 불안이 머문 자리, 불안이 떠나간 자리-불안 다스리기 실전편

 

"불안을 정면으로 다뤄야 합니다. 불안은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다루지 못할 때만 점점 커지니까요.

다시 말하지만, 이런 감정은 무시해서는 안 되고, 오히려 기꺼이 받아들여서 경기나 일상생활에서 활용할 수 있는

에너지로 전환해야 합니다."

각성은 모든 시스템에 자연스러운 요소다. 그것을 건강하게 조절하기만 한다면 개인은 수행 능력을

최고로 발휘하게 된다. -p.49

 

회사일로 인한 스트레스, 극심한 강박증세를 겪고 있던 나에게 선물처럼 내려진 책

그동안의 나는 '불안, 우울, 강박' 등은 나쁜 것, 무조건 없애버려야 하는 개념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이 책은 나에게 '불안' 이라는 개념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공해주었다.

'불안'은 야누스의 얼굴과도 같다. 강한 부정적 에너지인 반면  받아들이는 사람이 이를 어떻게 처리하느냐에 따라

엄청난 긍정적인 에너지로 바뀔 수 있다는 것.

 

 

인간은 상황이 아니라 상황을 보는 관점 때문에 불안해진다.

-에픽테토스, 스토아 철학자

 

대체로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이 눈에 보이는 것보다

사람의 마음을 더욱 불안하게 한다

-율리우스 카이사르

 

루칼리우스, 세상에는 우리를 다치게 하는 일보다 겁먹게 하는 일이 더 많다네.

그리고 우리는 현실보다 상상 속에서 더 고통을 겪지.

-세네카, 고대 로마 철학자

 

걱정은 결코 내일의 슬픔을 훔쳐 오지 못하고 오늘의 기쁨만을 무너뜨린다.

-레오 버스카글리아, 교육학자

 

 

인간은 환경을 어느 정도 통제할 수 있다는 믿음 하나만 있어도 인내와 행복감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다는 점일 것이다. 반면 무력감은 취약성을 자극하기 쉽고

그것의 자연스러운 부산물로서 불안을 유발한다.-p 63

 

고속버스를 타기 전 화장실을 여러 번 들리는 일부터 회사일까지 내가 그렇게 애를 태우며 걱정을 하던 것은

모두 내 인식, 내 신경체계속에서 일어나는, 절대 일어나지도 않을 일들 때문에 시달리던 것.

알고는 있지만, 알면서도 벗어날 수 없는 것. '내가 통제할 수 있다'는 자신감, 강한 확신을 가지는 것이

내 안의 불안을 무너뜨리고 긍정적인 에너지로 바꿀 수 있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

 

저자는 불안을 겪고있는 모든 이들에게 아래와 같은 단계를 거치길 권한다.

 

 

접근 Approch

직면 Address

인정 Admission

받아들이기 Accept

적절하게 반응하기 Appropriately

 

나를 두렵게 하는, 나를 걱정하게 만드는 것에 대해 회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접근하여 직면하라고 한다.

그리고 이를 인정하고 건강하게 수용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그러나 받아들이기만하고 이에 대해

적절한 반응이 없다면 말짱 도루묵일터, 내가 직면한 문제를 받아들이고 이에 대한 건강한 반응을 보이면

날 두렵게하고 애마르게 하던 것들이 별거 아니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불안감과 강박증에 시달리는 당신도 오늘부터 당신의 불안을 통제하고 다스릴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길 바란다. 비온 뒤에 땅이 더 단단해진다는 말처럼, 한바탕 당신을 흔들고간 정신적 감기는

오히려 당신을 한층 더 성장시킬 원동력이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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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백산맥 세트 (무선) - 전10권 조정래 대하소설
조정래 지음 / 해냄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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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디셀러는 그만한 이유가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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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 속의 검은 잎 문학과지성 시인선 80
기형도 지음 / 문학과지성사 / 198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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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형도 하면 입속의 검은잎이 바로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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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사랑을 하고 있어
마스다 미리 지음, 박정임 옮김 / 이봄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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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불안한 마음, 사랑을 하고 있으니까' 이 한 문장이 내 마음을 사로잡았다. 읽는 동안 친구의 일기장을 몰래 훔쳐보는 듯한 기분,

친구와 카페에 앉아서 커피 한 잔 시켜놓고 두런두런 고민을 나누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사랑에 빠진 혹은 빠졌던 여자라면 누구나 공감할 이야기를 소소한 필체로 풀어놓고 있다.

 

 

몇 번이고, 몇 번이고

이미 몇 번이고 스스로의 규칙을 깨는 요즘.

이 문자에 대답이 없으면 포기하자.

다음 주말에도 못 만나면 깨끗하게 포기하자.

 

 

......

방금 한 결심조차 끊임없이 무너진다.

도대체 어디서 포기할 거지, 난?

한계선을 아는 것이 두렵지만, 살짝 보고 싶기도 한 자학적 쾌락.

끝이 가까워지는 것이 아니라, 이 사랑은 이미 완벽하게 끝난 사랑이었다.

 

 

.....

아 전화하지 말걸. 이젠 절대 내가 먼저 전화 안 해.

하지만 그런 맹세는 늘 간단하게 깨져버리지.

 

 

 

....

고백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누가 정한 거야?

되든 안 되든 해보라고?

아니, 운에 맡기듯이 고백하지 않아.

사랑을 그렇게 함부로 대하지는 않아.

 

 

....

'올해도 잘 부탁합니다!'

마지막에 붙어있는 '!'에 살짝 성의가 느껴지지 않아? 그는 내게만 '!'를 붙였는지도 모르잖아?

아무리 작은 것에도 희망을 가질 수 밖에 없는 사랑인 것이다.

 

 

 

 

'먼저 좋아하는 쪽이, 더 많이 좋아하는 쪽이 지는 것이다'라는 말의 표현을 개인적으로는 좋아하지 않지만, 어쩔 수 없는 마음을

이 문장만큼 더 잘 표현할 문장이 있을까? 사소한 것에도 의미부여를 하고, 오늘은 나를 바라봐주지 않을까 한없이 기대하게 되는 마음. 마스다 미리는 그런 사랑에 빠진 소소한 여자의 감성을 있는 그대로 풀어놓고 있다. 물론 책에 나오는 모든 에피소드에 공감하지는 못했다. 여자가 있는 남자와 알면서도 사귀는 사이가 된다던가, 나보다 어린 여성이 아닌 연상의 여자에게 남자를 빼앗기면 억울하다던가, 늘 언제든 남자가 부르면 나갈 수 있는 스탠바이하고 있는 자세라던가...누구가의 세컨드, 불륜인 상대라는 것은 개인적으로는 경험한 적도 없고, 그다지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지도 않기에 공감할 수는 없었다.

 

 

그는 나의 과거를 탕감해주었으니까.

조금도 인기가 없었던, 과거의 나. 하지만 이렇게 어른이 되어 이렇게

멋있는 남자와 사귈 기회가 찾아왔다. 비록 영순위는 되지 못하더라도

플러스마이너스 제로가 된 기분.

핸드백에서 콤팩트를 꺼내 파운데이션을 살짝 덧바른다.

그 눈동자에는 새로운 자신감이 숨 쉬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드는 것이다.

 

 

특히 이 부분... 뭔가 남자에게 사랑받고, 관심받을 때만이 자존감이 상승하는 부류의 여성인 것일까?하는 생각도 지울 수 없었다. 개인적으로는 이런식의 자존감 상승방법은 부작용이 크다고 생각하기에 안타까운 마음도 들었다. 진짜 자존감 상승이 아니라 오히려 스스로를 더 상처내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

 

p59의 내용은 아주 오래전 내 일기장 속 내용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짝사랑의 마음을 잘 표현한 내용이 있었다. 혼자 괴로워하고 혼자 슬퍼하고...혹시 이런 날 귀찮아 하지 않을까, 이렇게 말을 건내야할까, 이 정도면 남들이 눈치채지 못하겠지 등등...정작 그 사람은 알아주지도 않는 천길 낭떠러지같은 마음.

 

 

*

 

 

p69역시 공감하면서 읽었다. 제어할 수 없는 마음, '설마 내가 지금 저 남자를 좋아하고 있는건가?' 정말 사소한 것에서 시작된 사랑의 감정. 나도 모르는 사이에 가랑비에 옷 젖듯이 빠져버리는 감정. 이 감정을 알아차렸을 때의 당혹감과 낭패감 동시에 고개를 쳐드는 설렘. '절대로 좋아하지 않을 거라고 결심했을 때는 이미 신경이 쓰이기 시작했다.'

 

 

 

 

 

*

 

여자에게는 각자 '약한' 말이 있어서, 듣는 순간 지금까지 아무것도 아니었던 남자가 연애대상으로 승격해버리는 일이 종종 일어난다....특별히 유횩하려고 하는 말도 아니고, 나 혼자 멋대로 유혹당하는 것뿐!

 

얼마 전에 겪은 일이라서 그런지 몰라도 공감했던 부분! 연애대상으로 생각도 안했던 연하의 남자가 내가 지나가는 말로 했던 말을 기억하고 음료를 사올 때나 무슨 일을 할때 무심한 듯 시크하게 챙겨줬을 때! 심장이 곤두박질치는 경험을 했다. 비록 찰나의 순간이고 다시 원상복귀 되었지만 말이다.

 

 

 

*

 

사랑에 빠지고 연애를 하는 것만큼이나 그 마무리 역시 중요하다. 순간의 쓸쓸한 마음으로 로맨틱한 이별의 경험을 가질 기회를 놓쳐버려 후회하는 내용이 나오는데, 이별. 어떻게 해야 좋은 이별이 되는 것일까? 

 

 

 

*

 

단순하게 가진 마음 그대로 좋아해, 좋아해 하고 돌진하는 사랑. 불필요한 밀당따위 없는 순수한 마음 그 자체로 연애를 하고 싶다는생각은 누구에게나 있는 모양이다.

 

 

 

*

20대 후반이 넘어가면 늘 듣는 결혼문제. 내게 필요한 사람과 나를 필요로 하는 사람. 이 사이에서 소소하게 사랑의 감정을 싹트우며 살고있다는 저자. 백금반지 같은 것은 없어도 내 사랑엔 문제가 없다고 말하는 저자. 왜 늘 연애의 유효기간을 정해두고 살아야하는 걸까? 언제부턴 결혼을 하는거야 시작, 땅!...결혼이든 뭐든 생각않고 그 순간에 집중하는 그런 연애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순간 하나하나에 내 감정의 최선을 다하는 연애.

 

 

불안한 마음도 질투하는 마음도 야속한 마음도 모두 사랑의 형태라고 저자는 말한다. 여러 개의 사랑의 얼굴을 친구에게 털어놓듯이 소소하게 풀어내는 책. 가벼운 마음으로 잡아들었지만, 어느 새 내 사랑의 얼굴은 무엇일까 생각하게 만드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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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보다 더 재미있는 철학 - 생각하는 10대로 길러주는 철학 이야기 10대를 위한 문답수업 1
왕팡 지음, 곽선미 옮김, 강성률 감수 / 글담출판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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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이라고 하면 거창하게 느껴지고, 그 용어들도 생소해서 딴 나라 이야기처럼 느껴지고는 한다. 10대를 겨냥해서 나온 책답게 가볍게 소장하며 들고 다닐 수 있는 책이다. 철학사에 굵직굵직한 인물들이 1일 선생님으로 학교에 와서 수업하는 식의, 가상의 철학 학교를 바탕으로 각 철학자의 이론을 풀어나가는 구조로 이야기는 진행된다. 얇은 책 안에 핵심들만 집약되어 있는 듯해서 꽤 만족스러웠다.

 

전에는 책을 읽으면 처음부터 쭉 읽어 내려갔었으나, 이제는 목차를 펴들고 관심이 가는 부분부터 먼저 보는 방식으로 바뀌었다.(때문에 관심있게 본 부분만 리뷰할 듯)

 

이 책을 읽을 때 내 기분이 무저갱을 헤매는 듯한 우울감에 젖어서였는지, '키르케고르 선생님, 죽고 싶을 만큼 우울할 땐 어떡하죠?' 편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쇠렌 오뷔 키에르케고르는 대학교 교양 시간에서 배운 기억이 나는데, 지금 머릿속에 남은 건 명언으로 알려진 한 마디뿐이다. '폭군이 죽으면 그의 지배는 끝나지만, 순교자가 죽으면 그의 지배가 시작된다'

 

 

 

키르케고르는 절망을 3종류로 나누어 구분한다. 자신이 절망에 처한 지를 모르는 무의식의 절망, 절망 속에 빠져 자기 자신을 원하지 않게 되는 여성형 절망, 그리고 절망 속에서도 자신을 증명하고자 하는 남성형 절망. 완벽하다고 믿는 삶이 거부당하면 극단적인 형태의 절망, 복수심에 남을 강간하고 파괴하는 등 양식의 악마의 절망으로 터져 나오기도 한다. 절망은 스스로 목숨을 끊고 자 하는 이들에게 강력한 자살에의 동기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이는 자신을 잘 인식하지 못하는 사람의 절망에 비교하면 약한 수준. 자기 자신의 절망을 인식조차 못 하는 상태가 가장 불행하다는 걸까. 계속 행복을 잡으려 애쓰며, 불행 뒤에 찾아올 행복에 희망을 건다. 하지만 실제로 행복을 갈망하는 삶은 진정으로 그들의 것이 되어본 적이 없으며, 진정으로 스스로를 인식하지도 않는다. 행복은 늘 그 자리에 있는데, 여러 가지 상황과 조건들로 재단하고는 늘 불행하다 한다. 나조차도 '앞으로는 좀 더 나아지겠지, 지금이 끝나면 곧 내 자리가 생기겠지...' 머리로는 알고 있지만, 그래도 마음 한구석에는 늘 희망 한 조각을 놓지 못한다. 사실 내 앞에 바로 행복이 놓여있는데, 장님처럼 그 주위만 뱅뱅 돌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여성형 절망은 영원성을 목적으로 한다. 이것은 사랑과도 같은데, 그 사랑의 순간은 영원할 것 같지만 이 또한 변하기 마련이다. 실연한 사람은 상대방과 더불어 자기 자신을 증오한다. 절망이 깊어질수록 자신과 직면하기란 어려우며 자신의 마음을 닫고 절망을 억지로 누르며 스스로 갇히게 된다. 이렇게 살펴보면 절망은 사실 자기 자신에 대한 절망이지 자신 외의 욕망에 대한 절망이 아니다.

 

 

 

남성형 절망을 설명하는 '꿈, 가장 지독한 절망 상태' 한 문장은 모든 것을 함축하고 있는 듯하다. 꿈은 늘 저기서 반짝거리고 있는데, 내가 꿈꾸던 것을 이루기 위해, 혹은 증명하기 위해 늘 자기 자신을 채찍질하여 영원에의 절망의 쳇바퀴를 돌게 된다. 절망 속에서도 이러한 유형은 가장 지독한 절망이라 키에르케고르는 말한다. 스스로 알고 있으면서도 스스로 못나서라고 자책하며 희망 고문당하는 것. 어쩌면 현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과  젊은이들의 자화상이 아닐까 싶다. '이 세상에도 내 자리 하나쯤은 있겠지, 이렇게 된건 내가 모자라서야, 조금만 더 하면 저기에 도달할 것같은데...' 등등등 늘 스스로를 채찍질하고 다그치며 살아간다. 이렇게 하다 보면 누군가는 사랑, 지혜 같은 긍정적인 것들과 정직, 청렴 같은 것은 그저 이상일 뿐 돈, 명예, 권력 같은 것들이 우리를 지탱하며 평가하는 기준이 된다고 한다. 1800년대 사람이 한 말이지만, 곱씹을수록 지금의 상황과 맞아 떨어지는 듯하다. 이 유형의 절망가(?)들은 자기 자신을 포기하지 않기에 그만큼 구조될 확률이 높다한다. 마지막에 이런 상황에서 신이라는 존재가 우리를 위로하고 우리의 본질을 찾을 수 있게 지탱하는 존재라 하며 이야기가 끝난다.

 

 

 

키에르케고르 편에 바로 이어 포이어바흐 '세상에 신은 정말 존재하는 건가요?' 편으로 이어진다. 포이어바흐는 부끄럽게도 이름만 들어본 철학자이다. 맑스의 '포이어바흐에 관한 테제'로도 유명하고 인간 소외에 대해 다루었다는 것 정도 밖에는...이 책을 읽고 나서 키에르케고르와 포이어바흐에 대해 더 알고 싶고 더 읽고 싶어졌다.

 

신의 본질은 인간에게 있으며, 신이 가진 전지전능함은 인간의 이성과 의지가 무한으로 확장된 결과, 종교는 융통성 없고 부자연스러운 자연관이자 자아관이라고 말한다. 종교는 모순 속에 존재한다. 이상과 현실 사이, 희망과 실현 사이 등 인간들은 상상 속의 존재를 통해 그것을 구체화해간다. 신성에서 소외된 인간의 본질이란 무엇인가? 본래 인성을 형성하는, 인간이 가지고 실천해야하지만 그러기 힘든 이성, 의지, 사랑 이런 모든 것이 신이라는 존재에 투영된다. 인간들은 경외심을 신에 대한 사랑으로 표현한다. 신에게 경배드리는 것만이 옳고 절대적이고 순수한 인간의 무언가를 완성한다고 한다. 포이어바흐는 신에 대한 사랑을 인간에 대한 사랑으로 옮길 때 비로소 진정으로 인간소외는 극복할 수 있다고 한다. 도덕적 세계, 기도하는 자에서 노동하는 자로, 신자가 아닌 철학자로...

 

현대 사회에서는 늘 가슴 한구석에 무언가가 뻥 뚫려 휑한 마음을 지니고 사는 사람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이 허전함과 외로움을 그들은 그들 나름의 신에게서 채움을 받는다. 누군가에게는 그것이 게임이 될 수도, 돈이 될 수도 있고 음식이 될 수도 있다. 포이어바흐는 그들 안의 신에게서 눈을 돌려 바깥을 바라보라 말한다. 읽으면서 고개를 끄덕이기도 하고 이들의 주장을 반대한 이들의 주장도 들어보고 싶고 꼬리에 꼬리를 물어 생각할 거리를 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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