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형사소송 변호사의 생활법률 Q&A - 개정판
강민구 지음 / 박영사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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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생활법률 서적을 즐겨찾는데 유독 눈에 들어온 책이 하나 있었다. 바로 '부동산 형사소송 변호사의 생활법률 Q&A' 굉장히 직관적인 제목이라 생활 속 법률 문제에 대한 교양을 쌓으려는 사람들에겐 안성맞춤인 책이다. 



무엇보다 내가 이 책을 친근감있게 느꼈던 이유는 바로 저자때문. 처음에 저자의 이름을 보고 기시감이 들어 어떻게 내가 이 사람을 알더라 곰곰히 생각해보니 바로 넷플릭스에서 요즘 핫한 '나는 신이다' 중 아가동산 에피소드와 관련된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저자인 강민구 변호사는 아가동산사건 당시 담당 검사로 넷플릭스에 나오는 것을 내가 보고 기억했던것! 지금은 변호사로 여러가지 활동을 이어나가는가보다. 



부동산 민사부터 세법, 형사, 세무행정 등 다양한 분야로 목차가 잘 분리되어 있어 독자가 원하는 파트를 빠르게 찾아 읽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부동산과 보전 집행 파트가 잘 정리되어 있어 요즘 부쩍 부동산에 관심이 생긴 나에게 아주 도움이 많이 되었다. 특히 법률서적은 생활법률 교양서라할지라도 개정을 얼마나 잘 반영되는가가 중요하다. 법규와 판례는 늘 변하므로 기존에 다루어지던 것이 삭제될 때도 있고, 전혀 다른 방향으로 바뀌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특히 부동산과 세법은 변경이 수시로 있어 최신 개정 내용을 다루는 것이 중요하다.  책을 읽는 내내 느꼈던 것은 학부 때 시험 전 정리용 요약본 같은 느낌이랄까? 항목별로 판례와 법률이 어떻게 적용되었는지 간략하게 핵심위주로 잘 정리되어 있어 그런지도 모르겠다.




 무속인의 굿, 기망행위 부분은 특히 반가웠다. 예전에 시험을 준비하며 공부하던 내용 중 들어있던 아주 전형적이고 대표적인 판례 중 하나였기 때문. 이 외에도 명예훼손 부분에서 다루었던 판례도 대표적으로 다루어지던 사례라 읽으면서도 반가운 기분이 들었다.  부동산 관련하여서는 특히 실무에 집중하여 내용을 구성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잘 정리되어 있다. 빠르고 간편하게, 생활 속 법률지식을 핵심만 쏙쏙 알고싶은 사람들에게 안성맞춤인 책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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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매혹적인 아랍이라니 - 올드 사나에서 바그다드까지 18년 5개국 6570일의 사막 일기
손원호 지음 / 부키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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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랍 문명에 관심이 많은 나여서 인지 서점에서 보자마자 눈에 띈 책이었다. 아랍세계에 대한 우리 이미지는 테러, 산유국, 더운 사막 그리고 이슬람 문화 이렇게 단편적인 부분에 머물러있다. 이 책은 아랍어를 전공한 저자가 아랍지역에서 생활하며 겪었던 문화, 역사,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재미있게 풀어냈다. 이집트, 예멘,사우디아라비아,이라크,아랍에미리트연합 이렇게 크게 대표적인 아랍국가에 대한 역사, 문화에 대해 에세이 형식으로 풀어낸 터라 시간가는 줄 모르고 읽을 수 있었다.

왜 아랍사람들은 시간 관념이 우리와 다른지, 그들에게 종교는 어떤 의미인지 등 새롭게 알게되는 부분이 많아 흥미로웠다. 그리고 아랍사회에 만연했던 여성에 대한 극도의 차별(ex 여아 생매장) 은 오히려 7세기 이슬람 교리를 통해 크게 개선되었다는 것도 우리가 잘 알지 못해 가지고 있던 이슬람에 대한 고정관념을 새롭게 되돌아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개인적으로 책을 읽고 생각하기엔 지금의 성차별적인 아랍지역 문화는 이슬람때문이 아니라 아랍지역에 만연했던 기존의 여성차별적인 문화가 덧씌워진 것같다. 대표적인 예로 성경과 코란에 나오는 천지 창조 이야기를 보면 꽤 흥미로운 점을 발견할 수 있다. 기독교에서는 여성은 아담의 갈비뼈로 만들어졌다고 나오는데 코란에서는 남녀는 하나님의 영혼으로 창조되었다고 말하며, 특성 성별에 대한 우수성을 강조하지 않는다.

아랍지역 사람들은 흥분을 잘하고 감정적인 특성을 가지고 있는데 왜 이런 성격을 가지게 되었는지 그리고 우리는 이것을 어떻게 외교에 활용할 수 있는가에 대한 저자의 생각도 꽤나 쓸만한 부분이라 생각했다. 아랍인과 가까워지고 문제를 해결하는 법은 절대 쉽지 않다. 그들과 감정적인 유대감을 조성할 수 있을 만한 감정적인 터치가 있다면 충분히 우리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국익을 가져올 수도 있다. 이런 부분은 미래를 위해서라도 전략적으로 연구되고 활용해야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아랍에미리트는 단순이 석유로 인한 부유한 산유국이다라는 것밖에 몰랐는데, 어떻게 7개의 토호국이 뭉치게 되었는지, 부족국가에 익숙했던 그들이 어떻게 국가라는 개념을 가지게 되었는지 쉽게 이해할 수 있어 흥미로웠다. 

메소포타미아 문명이 있던 곳, 아브라함이 살던 곳, 그 옛날 성경에 나오던 인물들이 활동했던 곳, 수많은 역사를 간직한 곳이 지금은 전쟁과 분쟁으로 갈 수 없고 연구할 수 없는 곳이 되어버린 것이 매우 안타깝다. 그 옛날 시바여왕이 다스렸던 곳, 아기 예수가 숨어 살았던 곳, 아라비안나이트의 주 무대였던 그곳, 바벨탑이 세워졌던 그곳을 마음 편안하게 다시 가볼 그 날이 오길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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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피쿠로스 쾌락 (그리스어 원전 완역본) 현대지성 클래식 47
에피쿠로스 지음, 박문재 옮김 / 현대지성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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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지성에서 나온 클래식 필수고전 중 하나인 에피쿠로스 쾌락, 이번 책은 그리스어 원전 완역본이라길래 더더욱 읽어보고 싶었다. 이전에 '에피쿠로스의 네 가지 처방'이란 책을 읽고나서 더더욱 원전 완역본을 읽어보고 싶었는데, 현대지성에서 이렇게 적절한 시기에 출간을 해주다니 이건 운명이구나 싶었다. 보통 에피쿠로스를 서양의 노자로 보는 사람들이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에피쿠로스의 사상은 불교의 사상과 더 가깝게 닮았다고 느낀다. 




'쾌락'을 추구했다는 것에서 에피쿠로스는 에로스적인 쾌락을 추구하는 방탕한 자, 논리와 이성을 따르지 않는 무지한 자라는 오명을 들었다. 대부분 많은 사람들은 쾌락이라는 단어만 보고 자극적이고 감각적인 쾌락만을 떠올리게 되어 에피쿠로스가 말하는 진짜 쾌락을 추구하는 삶이 무엇인지 알기 어려웠을 것이다. 에피쿠로스는 '마음의 평정'이 곧 쾌락이자 우리가 추구해야할 삶의 기준점이라고 말한다. 방탕한 자들이 추구하는 쾌락이나 어떤 것을 즐길 때 생기는 쾌락을 의미하지 않고, 몸에 고통이 없고 마음에 괴로움이 없는 것이 쾌락이다. 에피쿠로스는 몸의 쾌락보다 마음의 쾌락을 추구했다.


에피쿠로스의 철학은 규범론, 자연학, 윤리학 이렇게 크게 세 개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이번 책에는 헤로도토스에게 쓴 자연학,피토클레스에게 쓴 천체현상, 메노이케우스에게 쓴 인간의 삶의 관한 부분이 실려있다. 에피쿠로스는 잘 살기 위해서는 신(神)에 대한 바른 이해와 죽음에 대한 바른 이해가 필수적으로 따른다고 생각했다.  





사람들이 많이 하는 착각 중 하나는 신은 언제나 善하며 착한사람에게 도움을 주고, 악한 사람을 벌한다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에피쿠로스는 이러한 개념은 잘못되었다고 말한다. 인간의 주관적인 판단에 의해 좋고 나쁨을 결정짓는 것에 신을 대입할 수는 없다. 신은 우리 감각으로 인지할 수 없지만 신에게서 유출된 유체(에이돌론)가 모든 사람의 지성에 각인되어 신의 존재에 대해 알게된다고 했다. 신은 살아있고 불멸하고 축복받은 존재이지만 인간의 기준으로 좋고 나쁨을 신에게 돌리는 것은 잘못된 판단이다. 또한 죽음은 감각의 삭제상태로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사람들은 내가 죽는 다는 생각에 두려움 공포를 느끼게 되어 마음의 평정을 얻지 못한다. 이러한 것들에서 벗어나게되면 마음의 평화 상태에 머무를 수 있다.





​잘 해내시오, 열심히 사시오라는 인사말은 에피쿠로스 학파의 생각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참된 행복에 도달하지 못한 상태에서의 기뻐하라는 인사는 무의미하다는 것일까 우리는 '안녕하신가요?'라는 안부를 묻는다. '당신의 안녕' 이것이 당신의 아타락시아를 위해 마음의 평정찾기를 잘 해내라는 인사와 비슷한 것이 아닐까? 문득 생각을 해보았다.




아테네오스가 에피쿠로스를 칭송하며 쓴 구절이 문득 마음에 들어온다. 자연의 부는 작은 경계안에 갇혀 있는데, 사람들의 헛된 생각과 소란한 마음은 무한한 삶의 여정 길 위에 있다. 그 길 위에서 진정한 평화를 얻기 위해 누군가는 냉철한 이성과 지식을 탐구하고, 또 누군가는 막대한 부를 염원한다. 마음이 즐겁고 외부에서 불어오는 압박에도 평온한 마음을 유지하는 능력이 있으면 보리밥만 먹고 살아도 행복할 것이다.





에피쿠로스가 여러 학파와 사람들에게서 질타를 받은 이유는 바로 이것이 아닐까? 2등 시민조차 되지 못한 여성과 노예들도 편견없이 함께 철학을 논할 수 있는 친구들로 보던 마음 이것이 바로 오랫동안 에피쿠로스 학파가 방탕함을 추구하는 이단이라는 오명을 벗어나지 못하게 했던 것일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에피쿠로스학파만큼 내 삶을 사랑하라고 외치는 철학은 없는 것같다. '한 번사는 인생, 열심히 당신의 행복을 위해 살아라'라고 주장한다. 또한 나와 맞지 않던, 싫던간에 타인에 대한 존중도 이야기한다. 이렇게 놓고보면 에피쿠로스 학파가 주장하는 삶은 관용과 마음의 여유가 사라진 요즘 우리들이 다시 한 번 되새겨봄직한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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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러티
콜린 후버 지음, 민지현 옮김 / 미래지향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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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끝까지 한 호흡에 읽어내려간 책이다. 이렇게 소설 속으로 빠져들어 정신없이 읽어내려간 적이 또 언제였던가 생각하게 된다. 첫 시작은 무명 작가 로웬 애슐레이가 업무상 회의에 참석하러 가다가 우연히 사고를 목격하게 되는 것으로 시작한다. 목격정도가 아니라 아예 남의 피를 뒤집어 쓰게 되는데, 첫 부분부터 꽤 자극적이다 싶었다. 이 소설은 로맨스 스릴러라는 장르에 걸맞게 처음부터 끝까지 자극적이고 점점 숨을 옥죄여오는 느낌이었다.

오랜 어머니의 병간호로 책을 쓰지 못한 무명작가 로웬에게 절호의 기회가 찾아온다. 바로 교통사고를 당해 식물인간이 된 유명 베스트셀러 작가 베러티 크로퍼드가 쓰던 소설의 시리즈를 완성해 달라는 것.소설을 완성하기 위한 힌트를 찾기 위해 베러티의 집에 머물게 된 로웬은 우연히 그녀가 쓴 미완성의 자서전을 발견하게 되고 거부할 수 없는 이끌림에 이것을 읽게된다. 이 자서전에는 베러티 딸들의 죽음과 그녀의 사고에 대한 비밀이 숨겨져 있는데, 로웬과 미완성의 자서전 시점이 번갈아가며 이야기를 이끌어 점점 더 의심과 호기심 속으로 빠져들게 된다. 몽유병 그리고 정신적으로 불안한 로웬과 매력적인 남주의 역할을 맡은 제러미, 그리고 등장인물뿐만 아니라 독자들에게도 의심의 씨앗을 심어놓는 베러티의 수상한 행동…읽는 내내 ‘혹시 베러티가 모두 꾸며낸 것일까 혹은 제러미가 사실 싸이코패스로 이 모든 것의 원흉이 아니었을까 아님 정신이 불안정한 로웬의 환상이 아닐까?’ 의심과 생각의 꼬리가 끝없이 이어졌다. 

자서전을 쓰는데 가장 꺼려지는 점은

문장 하나를 쓸 때마다 각색하고

싶은 유혹이 따라붙는다는 사실이다.

(중략)

당신은 내가 써 내려가는 한 마디

한 마디를 반추하며 읽어갈 것이다.

왜일까.

당신은 인간이고,

인간은 호기심의 동물이니까

그러니 그렇게 살 밖에.

74-75

미완성의 자서전 첫 부분이 이 소설이 어떻게 진행될 것인지 전체를 아우른다고 봐도 무방하다. 로맨스 스릴러라는 장르답게 남녀간의 육체적 사랑에 대한 묘사, 정신적으로 압박받는 주인공들의 심리묘사, 무엇이 진실이고 무엇이 거짓인지 혼란스럽게하는 등장인물들의 행동 이 모든것이 잘 한 데 어우러져있다. 다만 읽는 내내 뭔가 1퍼센트 아쉽다는 느낌을 받았다. 무엇일까 곰곰히 생각을 해보니 이 소설은 책보다는 차라리 영화로 만들어지는 것이 사람들로 하여금 보는 내내 숨을 죽이고, 진땀을 나게할 수 있을 것같다. 

책 제목이기도 한 베러티는 진실이라는 의미이다. 진실. 과연 독자는 주어진 선택지 앞에서 어떤 진실을 선택하게 될까? 책장을 덮으면서도 나는 이 결말을 어떻게 마무리지어야 할 지 막연해졌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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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림증
김박은경 지음 / 케포이북스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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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시선에서 일상의 평범한 것들을 바라본 사진 산문집이다. 저자는 자신을 홀리는 것들에 대해 다채롭고, 따뜻하며 날카로운 시선으로 이야기한다. 이 책을 알게 된 것은 아주 우연한 기회였다. 잠 못 이루는 밤 인터넷을 하릴없이 돌아다니다가 본 글귀 하나로 홀림증을 찾게 되었다.

내부의 상처는 외부로 드러난다.

상처 입은 사람은 상처를 주는 사람이 된다.

그러지 말자고 마음먹지만 칼날 쪽만 잡게 된다.

사랑을 받지 못하던 방식으로 사랑하고

믿음을 구하지 못하던 방식으로 믿게 된다.

흉터로 가득한 상처 뒤로 숨어

사라진 통증들을 복기해낸다.

더 센 상처의 방식으로

스스로를 지키려 한다.

그렇다면 어떤 수가 있겠나,

묻고있지만

사진이 많이 담겨있어 지루하지 않게 금방 읽을 수 있었다. 무심코 지나쳤던 일상의 것들이 누군가는 특별하게 바라볼 수 있구나 싶어 시인은 역시 남들과 다른 시선을 가져야하는거구나 싶다. 가다, 긋다, 날다, 내다, 닿다 등 목차는 동사로 구성되어있다. 간단한 동사들 안에 담긴 수많은 생각이 가득하다. 

마음이 그은 것들이 너무 많을 때면

앞이 캄캄해지기도 한다.

P.23

나는 미련이 많은 사람인지라 마음이 먼저 가 닿아 그어놓은 것이 많아 버거운 사람이다. 그래서 그런지 저 문장에 멈춰 한참을 생각했다. 많이 비워내고 거리를 둔다고 생각했는데, 다시 뒤돌아보면 나는 꽤 많은 것들을 움켜쥐고 있었다. 저자의 시선을 따라가다보니 꽤 우리는 많은 것들에 ‘홀려’살고 있지 않은가 생각했다.

산문집이라지만 한편의 시를 읽은 듯한 느낌이다. 잠 못 이루는 밤 가볍게 책을 읽고 싶을 때, 나를 홀리는 것들에 대해 생각할 때 읽으면 좋을 것같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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