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없어도 난 우아한 게 좋아
야마다 에이미 지음, 김난주 옮김 / 민음사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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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제목에서부터 여유로움이 느껴지는 '돈 없어도 난 우아한 게 좋아'는 주변으로부터 '태평하다'라는 소리를 자주 듣는 다소 철이 없는 40대 남녀 '사에키'와 '지우'의 독특하고 꾸밈 없는 사랑 이야기로서 남녀간의 사랑은 젊은 사람들만의 특권이 아니라는 것을 새삼 깨닫게 해주는 책이다. 

대학에서 철학과를 졸업했지만, 마흔이 넘도록 변변한 직업 없이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다가 아버지 퇴직금을 빌려서 친구와 함께 겨우 꽃가게를 마련한 '지우'와 학원에서 국어를 가르치며 낡은 전통집에 혼자 남게 된 이혼남 '사에키'는 타인의 시선 따위 아랑곳하지 않고 '당장 내일 죽을 사람들처럼 서로를 사랑한다'라는 말이 너무나 잘 어울릴 정도로 자유롭고 최선을 다하여 서로를 사랑한다. 다소 철이 없고 어린 아이 같은 두 사람의 모습이 한심하다기보다는, 물질적으로 서로에게 바라는 것이 없을 뿐만 아니라 그저 서로가 서로의 안식처가 되어주기만을 바라는 모습이 순수하고 귀여웠다. 사회적으로 하나가 되었음을 인정을 받는 '결혼'이라는 형식적 절차가 없을 뿐이지 그들은 이미 정신적으로 분리할 수 없는 '하나'라고 느껴졌다. 게다가 서로를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을 통해서 부족하지만 조금씩 어른스러워지고 좋은 방향으로 변화해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과연 나도 사에키와 지우 같이 물 흐르듯이 편안함을 추구하는 사랑을 할 수 있을까...? 대답은 아마도 NO. 솔직히 외모와 경제력 등의 조건을 고려하지 않고 순수하게 그 사람의 내면만을 보고 사랑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지 않을까? 어른들이 자주 하는 말처럼 사랑만으로는 정말 살 수가 없다. 아니면 혹시 내가 지금까지 진정으로 사랑한 적이 없기 때문은 아닐까... 어쨌든, 아직 젊은 축에 속하는 내가 이런 생각을 하는 것이 다소 씁쓸하고 안타깝다. 

하지만 앞으로 나이를 먹어가면서 서로 닮아갈 수 있는 사람과 사에키와 지우처럼 귀엽고 알콩달콩한 사랑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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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마블 초콜릿 (2Disc)
시오타니 나오요시 감독, 미즈키 나나 외 목소리 / 아트서비스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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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줄거리] 

1. 전력소년(全力少年)  

다정하고 착하지만 겁이 많고 우유부단한 성격 때문에 항상 차이기만 하는 남자 유다이(悠大). 그는 지금까지의 연애가 실패한 가장 큰 이유가 '사랑한다'라는 자신의 마음을 상대방에게 전하지 못해서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때문에 이번에는 새롭게 사귀게 된 여자친구 '치즈루(チズル)'에게는 반드시 자신의 마음을 고백하겠다고 다짐한다. 유다이는 '특별한 선물'을 준비하고 카페 마블에서 치즈루와 만난다. 그러나 갑자기 걸려온 전화로 인하여 잠시 자리를 비우게 되고, 전화의 상대방인 펫숍 주인으로부터 그가 준비한 선물 토끼가 난폭한 미니 당나귀로 뒤바뀌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서둘러 카페 안으로 들어간 유다이는 뚜껑이 열려진 상자와 난장판이 된 테이블을 보게 된다. 치즈루와 상자 안에 있었을 미니 당나귀는 어디론가 사라졌다. 연락까지 두절된 상태. 유다이는 하루종일 치즈루를 찾아 길거리를 헤맨다. 그리고 마지막 희망으로 그녀의 집을 찾아간다. 그리고 그녀가 '누군가'에게 자신의 험담을 하는 것을 옅듣고 낙심하는데...

2. 다시 만나요(マタアイマショウ) 

밝고 명랑하지만 실수가 잦아서 항상 차이기만 하는 여자 치즈루(チズル). 더 이상 일방적인 연애로 인하여 상처받는 것이 두려운 그녀는 새롭게 사귀게 된 남자친구 '유다이(悠大)'에게 줄 특별한 선물을 준비하고 그와의 이별을 준비한다. 그리고 약속의 날 카페 마블에서 유다이와 만난다. 한편 유다이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그가 가지고 온 상자에서 괴생명체가 튀어나오고 치즈루에게 돌진하여 그녀의 핸드백을 가로채어 카페 밖으로 뛰쳐나간다. 이에 치즈루는 괴생명체의 뒤를 쫓아가고 결국 휴대폰과 유다이에게 줄 선물까지 잃어버리게 된다. 유다이에게 연락을 취하기 위하여 인터넷 카페에 들어가지만 정작 그의 이메일 주소를 알지 못하는 자신을 깨닫고 낙담한다. 할 수 없이 그녀는 괴생명체를 집으로 데리고 돌아온다. 이후 유다이가 남긴 메세지로부터 괴생명체가 '미니 당나귀'라는 것을 알게 되고, 그에게 유다이에게 섭섭한 점을 털어놓으면서 실은 그와 헤어지고 싶지 않은 자신의 마음을 깨닫는다. 다음날 미니 당나귀를 들고 유다이의 집으로 찾아간 치즈루는 그의 집에 '미키'라는 여성이 있는 것을 보고 놀란다. 게다가 그녀에게 전날밤 남자와 있지 않았냐며 따지는 유다이에게 큰 실망을 하는데...  

 

[감상]  

애니메이션 '도쿄 마블 초콜릿'은 제대로 된 연애를 해보지 못한 남자와 여자의 서툴지만 귀여운 사랑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뜻하지 않은 상황으로 인하여 생긴 오해 때문에 서로 어긋나는 두 사람의 모습이 안타깝고 답답했지만... 두 사람이 서로 다시 만나게 되는 마지막 장면은 아름답고 감동적이었다. 우연히 뒤바뀐 선물 '미니 당나귀'는 비록 생김새가 엽기적이고 우스꽝스럽지만 은근히 귀엽고 매력있었다. 유다이와 치즈루의 큐피트랄까? (笑) 

지금까지 실패한 경험에 비추어 이번에야말로 고백을 해야겠다고 결심하는 남자와 어차피 잘 되지 않을 것이라고 지레 겁을 먹고 이별을 준비하는 여자...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할 정도로 두 사람의 심리가 섬세하게 표현되어 있다. 특히 좋아하는 사람을 항상 생각하고 그에 대해서 모든 것을 알고 싶어하는 여자 치즈루의 마음이 깊이 이해가 갔다.   

총 2장의 CD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25~30분 정도로 상영시간이 짧다. 전체적으로 부드러운 그림과 은은한 색채가 인상적이다. 그리고 엔딩 크레딧과 함께 등장하는 유다이와 치즈루의 에필로그가 그려진 일러스트도 밝고 잔잔한 느낌이 들어서 좋았다.  

유다이 역을 맡은 사쿠라이 타카히로 씨의 여리면서 부드러운 목소리가 참 좋았다. (두근두근...笑) 그리고 설마 미니 당나귀 역이 이와타 미츠오 씨였을 줄이야... (은근히 잘 어울려서 웃겼다...) 그 외에도 일본성우를 좋아하는 분이라면 반가운 목소리가 많다. 

사랑을 시작하는 연인들이라면 이 애니메이션을 보면 참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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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너럴 루주의 개선 가이도 다케루의 메디컬 엔터테인먼트 3
가이도 다케루 지음, 권일영 옮김 / 예담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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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너럴 루즈의 개선'은 가이도 다케루의 사쿠라노미야 월드 세번째 작품으로서 도조대학병원의 구명구급센터에서 마치 생사를 결정하는 신(神)과 같은 정확한 판단력과 실력으로 현장 지휘를 하는 부장 하야미(速水)의 리베이트 사건을 통하여 현 의료계가 처한 재정 문제와 더불어 병원의 응급실이 처한 열악한 상황을 보여주고 있다.  

병원에서 가장 바쁘고 생사의 갈림길에 놓인 급박한 환자가 많은 곳이 바로 응급실이라고 할 수 있다. 촛불처럼 훅 불면 꺼질 수 있는 '생명의 불씨'를 순간적으로 다시 살리는 곳이기 때문에 병원의 어떤 과보다 우선적으로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병원 운영에 필요한 수익을 창출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응급실에 대한 재정 지원이 점점 더 축소되어 가고 있다. 그리고 더 많은 응급 환자를 살릴 수 있는 '닥터 헬리' 제도 역시 재정적인 문제로 인하여 현실화 되기는 어려워보인다.  

역시... 무엇이든지 돈이 문제다. 

이 작품에서 하야미 부장은 사리사욕을 위해서가 아니라 항상 인재와 물자가 부족한 응급실 상황의 개선, 더 나아가 '닥터 헬리'라는 이상(理想)을 실현하기 위한 방법으로 한 의료 대리점과 결탁하여 횡령을 시작한다. 즉 그의 횡령은 의사로서 환자를 한 명이라도 더 구하고 싶은 순수한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다. 윤리적으로 법적으로 용납되기 어려운 범죄라고 할지라도 인정상으로는 그를 비난하기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 '과연 생명과 돈 중에서 무엇이 더 중요한 것인가'라는 쉬운 듯하면서도 어려운 문제가 마음 속에 남는다. '제너럴 루즈'라고 불리는 카리스마 부장 하야미 역시 재정이 없다는 이유로 지원을 해주지 않는 병원 사무국과 의료계 시스템에 환멸을 느끼고 스스로 자멸하는 길을 택한다. 물론 평소에는 맹한 구석이 있으나 결정적일 때 빛을 발휘하는 그의 동기 다구치가 나름대로의 해결책을 마련해주기 때문에 다른 병원의 응급실로 파견되는 것으로 사건은 마무리된다. 

이 작품은 내용도 감동적이지만 무엇보다 초절정 미남이자 카리스마 있는 '제너럴 루즈' 하야미 부장이 멋지다! 환자를 생각하는 의사다운 의사라고 할 수 있다. 게다가 구급센터를 휘어잡는 카리스마와 달리 추파춥스를 좋아하는 의외의 면까지... 매력적인 캐릭터이다. 또한 한마음이 되어 그를 보좌하는 후임과 간호사들 또한 멋있었다. ('나전미궁'에서 맹활약을 하는 히메미야가 이 작품에서 처음 등장한다. 그녀의 별명 '미스 도미노'에 대한 유래도...) 개성이 강한 인물들에게 둘러싸여 매번 뒷처리 담당을 하는 다구치에게 소소한 위로를... (笑) 

한편, 하야미 부장과 에식스 위원회 위원장 누마타의 대결에서는 카타르시스와 같은 청량감을 느낄 수 있었다. 개인적인 감정을 앞세우고 자신의 출세를 위하여 사사건건 시비를 거는 에식스 위원회를 보면서 정치인들의 공방이 떠올랐으며, 의료계 역시 다분히 정치적인 성향이 있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  

전체적으로 우울한 느낌이 없지 않지만 나름대로 새로운 출발을 기약하는 해피엔딩으로 막을 내리고 있기 때문에 가볍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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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야 가의 전설 - 기담 수집가의 환상 노트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15
츠하라 야스미 지음, 권영주 옮김 / 비채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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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츠하라 야스미' 作 '아시야 가의 전설'은 신비하고 청초한 느낌의 소녀가 그려진 표지와 달리 일정한 직업이 없이 대충 살아가고 있는 30대 초중반의 남자 '사루와타리(猿渡)'가 주인공이다. 대학 졸업 후 한심한 생활을 하고 있던 그는 우연히 '두부 마니아'이자 온통 검은색으로 몸을 감싼 괴담 작가 '백작'을 만나게 되고, 그와 함께 떠난 여행지에서 겪은 기괴하고 무서운 체험을 하게 된다. 

이 책은 평범하기 짝이 없는 사루와타리를 중심으로 한 에피소드로서 총 8편의 단편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현재와 과거를 넘나들고 있다. 백작과 만나게 된 장소이자 우연히 알게 된 지인으로부터 싼 값에 사게 된 외제차에 얽힌 진실을 알게 되는 유령이 나타난다는 소문이 무성한 터널, 10년만에 재회한 대학 시절의 여자친구와 그녀의 집안에 얽힌 비밀, 한 여성에게 무심코 베푼 호의로 인하여 목숨을 위협하는 섬뜩한 경험을 했었던 대학 시절, 생리적 불쾌감을 일으키는 생김새의 붉은 게와 그 게를 통하여 돈을 벌었던 선장의 기묘한 죽음, 곰쥐에게 매료된 지인과 인간을 숙주로 하여 번식하는 벌레에 빠진 대학 동기, 회사에서 부당하게 해고된 후 폐인이 된 사루와타리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개인적으로 간적 고뇌를 가진 사루와타리에 대하여 연민을 느꼈다. 그리고 '고양이 등 여자'와 '송장벌레'에서는 섬뜩하고 징그러워서 살짝 닭살이 돋았다...  

'아시야 가의 전설'은 전통적인 기담은 아니지만 '기담(奇談)'답게 전체적으로 기괴하고 신비한 분위기이다. 게다가 일본 특유의 기괴함이 더해져 환상적인 느낌을 주고 있다. 그러나 심각하거나 기괴한 분위기로 일관하는 것이 아니라 그 속에서 간간히 터저나오는 유머와 재치를 느낄 수 있다.

하지만... 각 단편의 소재가 무척 일본적이기 때문에 일본 전통 및 문화나 일본인의 정서를 알지 못하면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다. 때문에 혹시 일본이라는 나라의 문화와 특유의 정서에 대한 지식과 이해가 부족한 상태에서 이 책을 접한다면 첫장을 넘기기 어려울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번역의 탓인지 작가 특유의 문체 탓인지... 문장이 산만하고 클라이막스에서는 설명이 끊어진 듯한 느낌이 들어서 몰입이 잘 되지 않는다는 아쉬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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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석구석 마을 여행 - 여행의 재발견
김수남 지음 / 팜파스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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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석구석 마을 여행'은 제목 그대로 유명한 관광 명소를 소개한 것이 아니라 무심코 스쳐 지나가기 쉬운 전국 곳곳에 숨어 있는 작은 마을을 소개한 여행 책자이다. 5개의 테마를 가지고 총 33개의 마을을 저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하여 각 마을의 유래와 특징, 함께 둘러보면 좋은 곳을 함께 소개하고 있다. 

우리나라에도 그림 같이 아기자기한 유럽의 소도시 못지 않게 아름답고 독특한 매력이 있는 곳이 많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도시에서는 볼 수 없는 자연 그대로의 아름다움을 고스란히 간직한 시골 마을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전통적인 방식을 고수하고 있는 먹거리가 많다는 사실이 정감 있게 느껴졌다. 한편 농어촌 및 전통 체험 등 다양한 체험 마을이 많다는 것에 놀랐다. 이러한 체험 마을은 삭막한 도시에서 자란 아이들에게 자연을 접할 기회를 제공하므로 가족 여행지로서 아주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개인적으로는 밤하늘의 별을 볼 수 있는 전라북도 남원시에 있는 하늘별마을에 마음을 빼앗겼다. 별을 찾기 힘든 서울 하늘을 떠나 공기가 맑고 탁 트인 그곳에서 마음껏 별을 보고 싶어졌다... 

이 책을 읽으면서 그동안 가지고 있었던 국내여행에 대한 편견이 완전히 깨졌다. 여권을 준비하고 비행기를 타고 떠나야 하는 번거로운 해외여행도 좋지만 가깝고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떠날 수 있는 국내여행의 매력! 당장이라도 가족과 함께, 친구들과 함께, 연인과 함께 이 책에 소개된 아름다운 시골 마을을 찾아 떠나고 싶은 마음이 든다. 

'구석구석 마을 여행'... 독특한 테마 여행을 원하시는 분 또는 가족여행을 준비하는 분께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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