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색 고양이 홈즈의 랩소디 삼색 고양이 홈즈 시리즈
아카가와 지로 지음, 정태원 옮김 / 태동출판사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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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삼색 고양이 홈즈의 랩소디'는 아카가와 作 삼색 고양이 홈즈 시리즈 네 번째 이야기로서, 바이올린 음악 콩쿨에 출전하게 된 사쿠라이 마리(櫻井マリ)를 둘러싼 의문의 협박과 살인 사건을 다루고 있다. 

신흥 주택지 근처의 잡목림에서 알몸에다가 얼굴이 뭉개진 신원불명의 사체가 발견된다...  

일본 음악계의 거장이자 지휘자인 아사쿠라 무네카즈(朝倉宗和)가 개최를 주관하는 바이올린 콩쿨의 본선에 사쿠라이 마리, 우에다 마치코, 후루타 다케시, 하세 가즈미, 쓰다 노리코, 오쿠보 야스토, 마루야마 세이지라는 7명의 젊은이가 진출한다. 그 중에서 사쿠라이 마리가 강력한 우승 후보로 지목되면서 누군가가 그녀의 우승을 방해하려고 한다. 신변의 위험을 느낀 마리와 그녀의 어머니 미쓰코는 아사쿠라 선생과 경찰에게 신변 보호를 요청하고, 형사 가타야마와 홈즈가 그 일을 맡게 된다. 콩쿨 당일까지 일주일 동안 아사쿠라의 별장에서 외부와 단절된 생활을 하게 참가자 7명을 보호하게 된 가타야마는 그들 사이에 흐르는 묘한 긴장감과 팽팽한 신경전 속에서 하루 하루 지쳐간다. 그러나 지진으로 인하여 우연히 발견한 도청 장치를 비롯하여 사라진 과도, 참가자 한 명의 자살 소동까지 이상한 일이 연달아 일어난다. 이윽고 살인 사건까지 발생한다. 가타야마와 그의 여동생 하루미, 이시즈, 그리고 홈즈는 사쿠라이 마리를 중심으로 발생하는 일련의 사건을 조합하여 범인을 찾는다. 

무척 재미있고 빠르게 읽었다. 이번 편에서는 가타야마의 여난(女難)이 건재했으며 홈즈보다는 하루미의 활약이 눈부셨다. 음악과 관련되어 있으나 어려운 내용은 없었다. 다만 클래식을 잘 알고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역시 음악하는 사람들은 예민하다는 생각을 함과 동시에 음악 하나만을 위하여 모든 열정을 쏟아붓는 모습이 부러웠다. 한편 초반부에 발견된 변사체와 별장에서 벌어지는 사건을 교묘하게 연관시킨 구성이 인상적이었다. 또한 범인이 전혀 염두해두지 않은 사람인데다가 우승을 위해서라면 살인을 서슴없이 저지르는 것에 대해서 무척 놀라고 씁쓸했다. 

흡인력이 강하고 매번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삼색 고양이 시리즈! 다음 편이 벌써부터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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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엔트특급 살인사건
시드니 루멧 감독, 로렌 바콜 외 출연 / 키노필름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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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거서 크리스티 원작 '오리엔트 특급 살인 사건'을 영화화한 작품으로서 1974년에 만들어졌다. 5년 전 발생한 암스트롱 가의 비극이 이스탄불에서 영국으로 향하는 오리엔트 특급 열차 1등석에서 발생한 살인 사건과 교묘하게 연결되는 원작의 스릴과 재미를 그대로 느낄 수 있었다. 정말 소설을 읽는 듯 원작에 충실한 구성이었다. 뿐만 아니라 작은 키와 풍성한 콧수염, 그리고 특유의 거만함까지 에르퀼 푸아로를 정말 잘 표현한 것 같다. 작품 내용의 재미뿐만 아니라 잉그리트 버그만과 숀 코넬리 등 유명 배우의 열연도 함께 볼 수 있는 재미가 있어서 무척 매력적이었다. (다소 귀에 익숙하지 않은 영국식 영어와 엄청 빠른 속도 때문에 살짝 놀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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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일 살인사건
존 길러민 감독, 제인 버킨 (Jane Birkin) 외 출연 / 키노필름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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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은 애거서 크리스티 원작 '나일 강의 죽음'을 영화화한 것으로서 1981년에 만들어졌다. 백만장자 리넷의 죽음을 둘러싼 수수께끼를 해결하는 과정에 중점을 두고 있으며, 사건을 해결하기 위하여 배에 타고 있는 사람들을 심문하는 과정이나 리넷의 진주 목걸이와 관련된 사건은 간략하게 표현하거나 생략하고 있다. 이처럼 등장 인물이나 사건 설정에 있어서는 원작과 다소 차이가 있는 부분도 있으나 가급적이면 원작에 충실하려고 한 노력이 옅보인다. 그리고 올리비아 핫세와 안젤라 랜스베리 등 눈에 익은 유명한 배우들이 많이 출연하고 있으며 좋은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 다만 에르퀼 푸아로를 잘 살려내지 못한 것이 아쉽다. 원작에서 푸아로는 달걀형 머리와 풍성한 콧수염을 가지고 있으며 한쪽 다리를 약간 저는 것으로 표현되고 있는데 영화에서의 푸아로는 잘 걷는다. 그리고 콧수염도 약간 빈약한 느낌... 그래도 2시간이 약간 넘는 런닝 타임조차 길게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이국적인 이집트 풍경과 원작을 실감나게 표현한 훌륭한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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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 할머니(1disc) - 아웃케이스 없음
나가오 나오키 감독, 스즈키 쿄카 외 출연 / 프리미어 엔터테인먼트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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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 

마을에서 떨어진 초원 한가운데 세워진 허름한 건물에는 아르헨티나에서 온 괴짜 여인, 일명 '아르헨티나 할머니(アルゼンチナババア)'가 살고 있다. 원래는 사람들에게 스페인어와 탱고를 가르치는 일을 했으나 지금은 그저 마녀와 같은 복장에 고약한 냄새를 풍기며 수십 마리의 고양이를 기르며 살고 있기 때문에 사람들은 그녀를 기피한다.   

10년 후 여고생이 된 와쿠이 미츠코(涌井みつこ)는 제빵사의 꿈을 키우며 병원에 입원해 있는 어머니를 돌보며 지낸다. 그러나 어머니는 끝내 숨을 거두고 석공인 아버지마저 행방불명된다. 어머니의 장례를 혼자 치루고 지압소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하루 하루를 힘겹게 버티고 있던 미츠코에게 어느 날 아버지 사토루(悟)의 행방에 대한 소식이 들려온다. 바로 아버지가 아르헨티나 할머니가 살고 있는 건물에 있다는 것! 이에 미츠코는 아르헨티나 할머니댁으로 달려간다.  

마구 자란 잡초 때문에 더욱 기괴한 느낌을 주는 아르헨티나 할머니의 저택에 도착한 미츠코는 두려워하며 조심스럽게 문을 두드린다. 문이 열리자 아르헨티나 할머니는 미츠코를 반기며 강렬한 포옹을 하고 이에 당황하는 미츠코는 그녀의 악취로 인하여 정신을 잃는다. 그리운 가족여행에 대한 꿈을 꾼 후 정신을 차린 미츠코는 그토록 찾았던 아버지와 재회한다. 그러나 아버지는 6개월동안 행방불명된 것에 대한 설명조차 없이 알 수 없는 소리만 지껄인다. 어째서인지 아르헨티나 할머니와 죽이 잘 맞는다. 화가 잔뜩 난 미츠코는 그 저택에서 뛰쳐나온다. 한편 사토루의 여동생과 그의 지인들은 그를 집으로 데리고 오기 위하여 여러 가지 방법을 동원하지만 번번히 실패한다. 사토루가 아르헨티나 할머니의 저택에서 기거하며 그녀와 가깝게 지낼수록 미츠코의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과 아버지에 대한 반감은 깊어가는데...

 

[감상]  

"사람들이 어째서 서로 사랑하는지 알아? 시간의 흐름이 멈추기를... 이 순간이 영원하기를 바라기 때문이야. 비록 이루어지지 않는 바람일지라도..."

요시모토 바나나 원작 '아르헨티나 할머니'를 영화화한 작품으로서, 삶과 죽음 그리고 용서와 화해를 다루고 있다. 사랑하는 아내의 죽음으로 인하여 상처받고 현실에서 도망친 아버지와 혼자서 그 아픔을 견뎌야 했던 딸의 갈등이 아르헨티나 할머니 '유리'를 만나면서 그 상처가 조금씩 아물기 시작하고 쌓였던 오해를 풀면서 두 사람은 인간적으로 한층 성숙해진다. 그리고 죽음은 우리 삶의 일부분이다. 가족이나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은 슬프지만 그것을 받아들여야만 한다는 사실을 말해주고 있다. 

아내의 죽음을 인정하고 싶지 않은 마음에 모든 것을 버리고 도망친 아버지 사토루의 기분도 충분히 이해가 가고, 그러한 아버지의 행동을 이해하지 못하는 딸 미츠코의 기분도 충분히 이해가 갔다. 그리고 자신만의 색깔로 그 두 사람을 따뜻하게 감싸주는 유리의 모습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일본 드라마나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눈에 익숙한 배우들이 꽤 많이 나온다. 특히 아르헨티나 할머니 역을 맡은 스즈키 쿄카의 열연은 정말 박수를 보내고 싶다. 아르헨티나 할머니의 집시같은 이국적인 느낌을 잘 살렸다. 그리고 야쿠쇼 쇼지의 인간다움이 넘치는 연기와 호리키타 마키의 귀엽고 담담한 연기도 좋았다.

아직 원작은 읽지 않아서 소설과 영화의 차이점을 말할 수는 없지만... 소설을 먼저 읽으면 이 영화가 더 잘 이해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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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시노 이발관(1disc) - 아웃케이스 없음
오기가미 나오코 감독, 모타이 마사코 출연 / UEK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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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  

산의 신록이 우거져 장관을 이루는 아름다운 시골 마을. 이 마을의 초등학생 남자 아이들은 모두 요시노가리(吉野刈り)라는 똑같은 머리 모양을 하고 있다. 요시노가리는 마을의 단 하나뿐인 이발관의 요시노 아주머니가 직접 잘라주는 머리 모양으로서 산신(山の神)을 위한 제사와 함께 100년 넘게 이어져 내려오는 마을의 전통이다. 아무도 요시노가리에 대한 불평을 하지 않았다.  

어느 날... 요시노 아주머니의 아들 케이타(ケイタ)의 반에 도쿄에서 사카가미(坂上)가 전학을 온다. 갈색으로 염색을 했을 뿐만 아니라 마을에서는 절대 볼 수 없는 머리 모양을 하고 있는 사카가미는 여자 아이들의 우상이 되고, 케이타와 그의 친구들은 충격을 받는다. 담임 선생님의 명령으로 사카가미에게 마을을 안내하는 역할을 맡게 된 케이타는 그로부터 왜 모두 똑같은 머리 모양을 하고 있느냐는 질문을 받는다. 이에 케이타는 마을의 모든 아이들은 요시노가리를 하는 것으로 정해져 있다고 말하지만 사카가미는 납득하지 못한다.  

한편 요시노 아주머니를 시작으로 마을 어른들은 사카가미에게 마을의 규칙이라며 그의 머리도 요시노가리로 자를 것을 강요한다. 이에 사카가미는 머리 모양은 개인의 자유라며 반발하며 학교에 나오지 않는다. 집이 가깝다는 이유로 결석한 사카가미에게 수업 과제물을 전해주게 된 케이타는 지금까지 당연하게 생각했던 요시노가리에 대한 의문을 품게 된다. 사카가미의 결석은 계속 길어지면서 케이타의 친구들 야지(ヤジ), 카와칭(カワチン), 굿치(グッチ)는 케이타를 쫓아서 그를 찾아간다. 처음에는 요시노가리를 하지 않는 사카가미에 대해서 반감을 가진 그들이었으나 사카가미의 아버지가 수집한 야한 잡지를 통해서 친해진다. 사카가미와 친해지면서 촌스러운 요시노가리에 대해서 불만을 갖게 된 케이타와 친구들은 새롭고 멋진 머리 모양을 하겠다며 가진 돈을 털어서 옆 마을 미용실로 향하는데...

 

[감상] 

'요시노 이발관(バーバー吉野)'은 마을의 전통이라는 명목 하에 남자 아이들에게 강요되는 바가지를 엎어 놓고 자른 듯한 머리 모양에 대한 작은 반란을 통하여 이성(異性)에 눈을 뜨기 시작한 사춘기 소년들의 성장 과정을 귀엽고 코믹하게 그리고 있다. 더불어 정체되어 있는 전통과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의 충돌을 단면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일명 호섭이 머리... 지금은 찾아보기 힘든 머리 모양을 하고 있는 아이들의 모습이 무척 정겹고 귀여웠다. 요시노 아주머니의 말대로 '아이답고' 소박한 느낌이 물씬 풍겼다. 하지만 전통을 지키고 아이들을 위한다는 이유로 똑같은 머리 모양을 강요하고 단지 머리 모양이 다르다는 이유로 불량하다고 매도하는 어른들의 모습에는 저절로 눈살이 찌푸려졌다. 마치 아이들의 의견이나 개성 따위는 중요하지 않다는 태도...! 그리고 처음에 똑같은 머리 모양을 하는 것에 대한 의문조차 갖지 않는 아이들의 모습에 살짝 소름이 끼쳤다.  

전통을 고수하고 지키는 것도 좋지만 시대의 변화에 따라 달라질 것은 달라져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예로부터 내려오는 전통을 소중히 여기고 지키는 모습이 멋져 보였다.

이 영화의 최강 카리스마 요시노 아주머니... 아이들의 기피 대상 1호 마을의 미친 아저씨조차 무서워하는 그녀는 성격은 물론 요시노가리에 대한 집착 또한 강하지만, 누구보다 마을을 사랑하고 자신의 일에 자부심을 갖고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었다. 그리고 아이들이 집단 가출을 했을 때 어머니로서 누구보다 걱정하는 그녀의 모습에 감동했다.  

한편 케이타를 포함한 5명의 반란군의 엉뚱하면서 순수한 행동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정말 초등학생 수준이라서 재미있었다. 하지만 요즘 사춘기는 초등학교 5학년 때 시작한다니... 살짝 충격적이었다.  

일본 시골 마을의 아름다움과 아이들의 순수함을 느껴보고 싶은 분이라면 이 영화를 한 번 보시길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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