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 할머니(1disc) - 아웃케이스 없음
나가오 나오키 감독, 스즈키 쿄카 외 출연 / 프리미어 엔터테인먼트 / 2008년 1월
평점 :
품절


[줄거리] 

마을에서 떨어진 초원 한가운데 세워진 허름한 건물에는 아르헨티나에서 온 괴짜 여인, 일명 '아르헨티나 할머니(アルゼンチナババア)'가 살고 있다. 원래는 사람들에게 스페인어와 탱고를 가르치는 일을 했으나 지금은 그저 마녀와 같은 복장에 고약한 냄새를 풍기며 수십 마리의 고양이를 기르며 살고 있기 때문에 사람들은 그녀를 기피한다.   

10년 후 여고생이 된 와쿠이 미츠코(涌井みつこ)는 제빵사의 꿈을 키우며 병원에 입원해 있는 어머니를 돌보며 지낸다. 그러나 어머니는 끝내 숨을 거두고 석공인 아버지마저 행방불명된다. 어머니의 장례를 혼자 치루고 지압소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하루 하루를 힘겹게 버티고 있던 미츠코에게 어느 날 아버지 사토루(悟)의 행방에 대한 소식이 들려온다. 바로 아버지가 아르헨티나 할머니가 살고 있는 건물에 있다는 것! 이에 미츠코는 아르헨티나 할머니댁으로 달려간다.  

마구 자란 잡초 때문에 더욱 기괴한 느낌을 주는 아르헨티나 할머니의 저택에 도착한 미츠코는 두려워하며 조심스럽게 문을 두드린다. 문이 열리자 아르헨티나 할머니는 미츠코를 반기며 강렬한 포옹을 하고 이에 당황하는 미츠코는 그녀의 악취로 인하여 정신을 잃는다. 그리운 가족여행에 대한 꿈을 꾼 후 정신을 차린 미츠코는 그토록 찾았던 아버지와 재회한다. 그러나 아버지는 6개월동안 행방불명된 것에 대한 설명조차 없이 알 수 없는 소리만 지껄인다. 어째서인지 아르헨티나 할머니와 죽이 잘 맞는다. 화가 잔뜩 난 미츠코는 그 저택에서 뛰쳐나온다. 한편 사토루의 여동생과 그의 지인들은 그를 집으로 데리고 오기 위하여 여러 가지 방법을 동원하지만 번번히 실패한다. 사토루가 아르헨티나 할머니의 저택에서 기거하며 그녀와 가깝게 지낼수록 미츠코의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과 아버지에 대한 반감은 깊어가는데...

 

[감상]  

"사람들이 어째서 서로 사랑하는지 알아? 시간의 흐름이 멈추기를... 이 순간이 영원하기를 바라기 때문이야. 비록 이루어지지 않는 바람일지라도..."

요시모토 바나나 원작 '아르헨티나 할머니'를 영화화한 작품으로서, 삶과 죽음 그리고 용서와 화해를 다루고 있다. 사랑하는 아내의 죽음으로 인하여 상처받고 현실에서 도망친 아버지와 혼자서 그 아픔을 견뎌야 했던 딸의 갈등이 아르헨티나 할머니 '유리'를 만나면서 그 상처가 조금씩 아물기 시작하고 쌓였던 오해를 풀면서 두 사람은 인간적으로 한층 성숙해진다. 그리고 죽음은 우리 삶의 일부분이다. 가족이나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은 슬프지만 그것을 받아들여야만 한다는 사실을 말해주고 있다. 

아내의 죽음을 인정하고 싶지 않은 마음에 모든 것을 버리고 도망친 아버지 사토루의 기분도 충분히 이해가 가고, 그러한 아버지의 행동을 이해하지 못하는 딸 미츠코의 기분도 충분히 이해가 갔다. 그리고 자신만의 색깔로 그 두 사람을 따뜻하게 감싸주는 유리의 모습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일본 드라마나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눈에 익숙한 배우들이 꽤 많이 나온다. 특히 아르헨티나 할머니 역을 맡은 스즈키 쿄카의 열연은 정말 박수를 보내고 싶다. 아르헨티나 할머니의 집시같은 이국적인 느낌을 잘 살렸다. 그리고 야쿠쇼 쇼지의 인간다움이 넘치는 연기와 호리키타 마키의 귀엽고 담담한 연기도 좋았다.

아직 원작은 읽지 않아서 소설과 영화의 차이점을 말할 수는 없지만... 소설을 먼저 읽으면 이 영화가 더 잘 이해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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