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시노 이발관(1disc) - 아웃케이스 없음
오기가미 나오코 감독, 모타이 마사코 출연 / UEK / 2009년 9월
평점 :
품절


[줄거리]  

산의 신록이 우거져 장관을 이루는 아름다운 시골 마을. 이 마을의 초등학생 남자 아이들은 모두 요시노가리(吉野刈り)라는 똑같은 머리 모양을 하고 있다. 요시노가리는 마을의 단 하나뿐인 이발관의 요시노 아주머니가 직접 잘라주는 머리 모양으로서 산신(山の神)을 위한 제사와 함께 100년 넘게 이어져 내려오는 마을의 전통이다. 아무도 요시노가리에 대한 불평을 하지 않았다.  

어느 날... 요시노 아주머니의 아들 케이타(ケイタ)의 반에 도쿄에서 사카가미(坂上)가 전학을 온다. 갈색으로 염색을 했을 뿐만 아니라 마을에서는 절대 볼 수 없는 머리 모양을 하고 있는 사카가미는 여자 아이들의 우상이 되고, 케이타와 그의 친구들은 충격을 받는다. 담임 선생님의 명령으로 사카가미에게 마을을 안내하는 역할을 맡게 된 케이타는 그로부터 왜 모두 똑같은 머리 모양을 하고 있느냐는 질문을 받는다. 이에 케이타는 마을의 모든 아이들은 요시노가리를 하는 것으로 정해져 있다고 말하지만 사카가미는 납득하지 못한다.  

한편 요시노 아주머니를 시작으로 마을 어른들은 사카가미에게 마을의 규칙이라며 그의 머리도 요시노가리로 자를 것을 강요한다. 이에 사카가미는 머리 모양은 개인의 자유라며 반발하며 학교에 나오지 않는다. 집이 가깝다는 이유로 결석한 사카가미에게 수업 과제물을 전해주게 된 케이타는 지금까지 당연하게 생각했던 요시노가리에 대한 의문을 품게 된다. 사카가미의 결석은 계속 길어지면서 케이타의 친구들 야지(ヤジ), 카와칭(カワチン), 굿치(グッチ)는 케이타를 쫓아서 그를 찾아간다. 처음에는 요시노가리를 하지 않는 사카가미에 대해서 반감을 가진 그들이었으나 사카가미의 아버지가 수집한 야한 잡지를 통해서 친해진다. 사카가미와 친해지면서 촌스러운 요시노가리에 대해서 불만을 갖게 된 케이타와 친구들은 새롭고 멋진 머리 모양을 하겠다며 가진 돈을 털어서 옆 마을 미용실로 향하는데...

 

[감상] 

'요시노 이발관(バーバー吉野)'은 마을의 전통이라는 명목 하에 남자 아이들에게 강요되는 바가지를 엎어 놓고 자른 듯한 머리 모양에 대한 작은 반란을 통하여 이성(異性)에 눈을 뜨기 시작한 사춘기 소년들의 성장 과정을 귀엽고 코믹하게 그리고 있다. 더불어 정체되어 있는 전통과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의 충돌을 단면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일명 호섭이 머리... 지금은 찾아보기 힘든 머리 모양을 하고 있는 아이들의 모습이 무척 정겹고 귀여웠다. 요시노 아주머니의 말대로 '아이답고' 소박한 느낌이 물씬 풍겼다. 하지만 전통을 지키고 아이들을 위한다는 이유로 똑같은 머리 모양을 강요하고 단지 머리 모양이 다르다는 이유로 불량하다고 매도하는 어른들의 모습에는 저절로 눈살이 찌푸려졌다. 마치 아이들의 의견이나 개성 따위는 중요하지 않다는 태도...! 그리고 처음에 똑같은 머리 모양을 하는 것에 대한 의문조차 갖지 않는 아이들의 모습에 살짝 소름이 끼쳤다.  

전통을 고수하고 지키는 것도 좋지만 시대의 변화에 따라 달라질 것은 달라져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예로부터 내려오는 전통을 소중히 여기고 지키는 모습이 멋져 보였다.

이 영화의 최강 카리스마 요시노 아주머니... 아이들의 기피 대상 1호 마을의 미친 아저씨조차 무서워하는 그녀는 성격은 물론 요시노가리에 대한 집착 또한 강하지만, 누구보다 마을을 사랑하고 자신의 일에 자부심을 갖고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었다. 그리고 아이들이 집단 가출을 했을 때 어머니로서 누구보다 걱정하는 그녀의 모습에 감동했다.  

한편 케이타를 포함한 5명의 반란군의 엉뚱하면서 순수한 행동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정말 초등학생 수준이라서 재미있었다. 하지만 요즘 사춘기는 초등학교 5학년 때 시작한다니... 살짝 충격적이었다.  

일본 시골 마을의 아름다움과 아이들의 순수함을 느껴보고 싶은 분이라면 이 영화를 한 번 보시길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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