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애드립의 힘 - 스누피 처세철학
히로부치 마스히코 지음, 이양 옮김 / 종이책 / 2007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스누피의 처세철학

 

 


1.

   <애드립의 힘>을 읽은 이유는 두 가지다. 먼저 스누피를 만나고 싶어서이고, 그 다음은 핵심어 '키워드' 때문이다. 세상 좀 편하게 살아볼까, 영악한 바람을 지어먹고 책을 펼쳤다. 그리고 먼저 맞닥뜨리게 되는 단어가 또 이렇다. "사람을 끌어당기는". 하아~. 은근히 기대하게 된다. 이 책을 통해서 얻는 것이 많지 않을까. 그러나 내게는 스누피를 만난다는 사실만으로도 이미 이 책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누가 그렸는지, 어떤 내용의 만화였는지는 기억하지 못한다. 스누피 이외에 등장인물이 얼마나 많았는지도 모른다. 다만 개집 위에 앉아 타자기를 두들기던 스누피, 그리고 그 곁을 맴돌던 작은 새 한 마리가 언뜻 떠오른다. 아이들도 여럿 등장했는데 기억하지 못한다. 색바랜 사진처럼 희미하게 떠오를 듯하면서도, 생각하기가 귀찮다. 나는 스누피만으로도 충분하다, 만족하고 있는 것이다.

 

2.

  머리글 다음에는 네 컷 만화에 등장했던 인물군상들이 나온다. 자세한 소개에 먼저 당황한다. 이렇게 많은 인물들이 있었던가, 예상하지 못한 사실에, 전혀 기억나지 않는 인물들에 나는 살풋 부끄러운가 보다.

 

  3.

  그러나 <애드립의 힘>은 원작만화에 더 가까운 책이다. 흥미로 즐겁게 보았던 네 컷 만화에 대해서 이 책은 상세한 설명을 해주고 있고, 읽는 나는 다양한 정보를 얻었다. 그렇지만 책 제목에 부응하는 데에까지 독서가 미치지 못했다. 애드립의 기술은 8가지 장으로 처세에 관해서 다루고 있지만, 읽는 동안 제법 추상적이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좀더 살갑게, 심리적 거리를 가깝게 두고, 실용적인 면을 충분히, 충분히 느낄 수 있게 씌어졌다면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없지가 않다.

 

   잊혀진 기억, 스누피를 회상하며, 네컷 만화를 제대로 만끽하기 위해서 <애드립의 힘>은 십분 역량을 발휘하고 있다. 나는 이 책에서 다시 만난 스누피가 무엇보다 반가웠다. 비록 처세술에 대한 자극적인 정보를 얻고 싶었던 욕구를 채우지는 못했지만, 참 느긋하고 즐거웠던 책읽기 시간이었다. 이 책은 '스누피'에 대한 회고로 기억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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