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서 지리를 만나다 - 생활 속 지리 여행
이경한 지음 / 푸른길 / 2008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1.

   참 산뜻한 책을 만났다. 국내에 국한되지 않고, 지리에만 한정되지 않고, 다양한 삶의 모습을 사진과 함께 풀어내는 <일상에서 지리를 만나다>는 우선 재미있다. 읽는데, 전혀 지루한 감이 없다. 죽방렴과 같은 원시어업의 형태는 이미 다른 책에서 몇 번, 그리고 텔레비전 다큐에서도 몇 번 보았던 터라 반갑고, 다른 시각으로 문화를 탐색할 수 있는 계기를 얻었다.

 

   표지는 한눈에 봐도 강원도 어디쯤이겠다 싶은 사진을 사용하고 있다. 아니나다를까 '강원태 태백산맥 일대'라고 표지 사진을 설명하고 있다. '한반도 동쪽에 낮게 형성되어 있던 평탄면이 신생대 융기운동을 거치면서 해발고도가 높아진 고위 평탄면'으로 소개를 하는데, 어렵다. 그렇지만 낙심할 일이 아니었다. 학문적 고찰이 없는 일반인에게 지리는, 그냥 하나의 풍경일 뿐이다.

 

   나는 내가 풍경으로서 지리를 다룬다는 데에 나는 절대 폄하하지 않는다. 지적인 안목이 없다고 해서 수용자의 수준이 천하다고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인간존중에 힘입어 생명존중에까지 다다라야 비로소 사람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사람과 사람, 가진자 못가진자의 잣대로 비교 평가하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하지만 너무 답답한 노릇이다. 지리를 학문적으로 접근하든, 있는 그대로 외양을 보고 다양한 형식으로 접근하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얼마나 아끼고 소중히 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나는 그런 견해를 가지고 있다. 삽으로 땅을 파면, 그 속에서 꿈틀대고 있는 무수한 생명들. 징그럽다고 밟아 뭉갠 적이 있었다. 지금은 오히려 내가 더 징그럽다. 때때로 사람이라는 학명을 지니고 하늘 아래를 활보한다는 것이 혐오스럽다.  

 

2.

   <일상에서 지리를 만나다>는 제목이 현재형으로 씌어져 있다. 만나다, 만나다. 요즘 책을 읽으면 유독 제목에 신경이 곧잘 간다. 참 잘 지었다, 때로는 감성적이다, 때로는 냉철하니 분명 글 쓴 사람은 독단적인 행동을 자주 보이지 않을까, 혼자 또 망상을 풀어놓기도 한다.

 

   책장을 넘긴다. 표지가 태백 산맥이라는 것을, 확인하고, 머리글에 이어 목차에 한동안 눈이 꽂힌다. <일상에서 지리를 만나다>는 생활 속의 지리 여행,이라는 또다른 제목이 있다. 비슷한 듯하면서도 어감이, 제목에서 풍기는 분위기가 확연히 차이가 난다.

 

   <일상에서 지리를 만나다>는 6개의 큰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각각의 주제는 입지, 환경, 사회와 문화, 지형 경관, 기후와 식생, 경제활동으로 구분된다. 개론서를 읽었다면 분명 어렵고 난해해서 금방 책장 제일 아래, 눈에 안 뜨이는 곳에 처박아뒀음직한 분류항인데, <일상에서 지리를 만나다>는 전연 그렇지가 않다. 아무래도 '일상'이, 현재 우리가 생활하는 공간적인 요소의 작용이 한몫을 했을 것이다. 그렇지만 최대 공신은 글쓴이의 문체와 첨부된 컬러 사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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