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단점과 강약점의 차이를 알고 이 책을 읽어야 한다. 장점과 단점이라 하면 고정불변으로 취급하게 마련이다. 너의 장점은, 너의 단점은 이러이러하다라고 말할 말하는 이는 어떤 생각을 할까. 좋은 점과 나쁜 점의 뜻이 은연중에 머릿속에 박혀 있다. 단점은 곳 틀렸다와 같은 셈이다. 나의 단점은 무엇일까, 어떤 점을 고쳐야 할까 늘 생각하며 자랐다. 그래서 나는 단점에 익숙하다.
성격검사는 MBTI나 에니어그램으로 자주 실시한다. 학습효과가 없다면 자신의 성격이 어떤지를 파악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된다. 고맙게도 나는 학습력, 기억력이 저조한 편이라서 성격 검사를 하면 신뢰도가 꽤 높은 편이다. 머리 나쁜 것이 때때로 도움이 된다는 것이 신기하다. 늦되기로 늘 타박만 듣던 나인데도 성격검사나 특정 상담심리의 마당에서는 어느 정도 인정을 받으니 참으로 신기하다.
<강점혁명>은 그러니 장점이 아니라 감정에 중점을 두고서 이야기한다. 대단한 책이다. 읽으면서 그 동안 내가 읽어오고 워크샵에서 듣던 소리가 체계적으로 서술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한다. 실용적인 책이다. 전문인을 목표로 공부하는 서적은 아무래도 딱딱하게 마련인데 <강점혁명>은 아니다. 고심고심 끝에 실생활에 접목시킬 수 있는 전문서적, 때로는 별무소용으로 잊혀지기도 하는 책이 아니다. 잘 읽히고, 어디서 들어본 듯한 상담기법을 서술함에 있어서도 사례 중심의 글쓰기로 자칫 식상한 내용이 될 수 있는 함정을 능란하게 피해가고 있다. <강점혁명>은 그래서 대단한 책이다. 자녀교육서, 양육서, 심리상담서들에서는 찾기 힘든 융통성을 지니고 있다. 그 융통성이 무엇인지를 파악해야 한다.
아이의 행복한 미래를 여는 키워드, 강점에 집중하라 (책표지에서)
강점이 무엇이라 생각하십니까?라고 물어오는 듯한 인상이다. 나는 다행히 강점, 약점이라는 어휘를 최근 즐겨 사용하고 있다. 물론 들은 귀가 있고 배운 덕택에 그렇다. 아둔해서 배워도 곧잘 잊고 배워도 학습목표와는 전연 다른 쪽으로 활용하는 탓에 익숙한 가르침을 반복하고 있지만, 오로지 하나 강점과 약점에 대한 개념이다.
힘이 약하면 우리는 운동으로, 매일 꾸준히 하는 운동으로 키울 수 있다. 강점, 약점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어떠한 유전인자를 타고났는지를 스스로 관찰하고, 아이일 경우는 성찰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어떠한 방향으로 강화, 보완해야 할지를 모색하도록 <강점혁명>은 알려주고 있다. 방법론적인 실재를 이 책에서 우리는 확인할 수 있다.
이 책 내용을 누군가에게 써먹고 싶다면, 잠시만 참아달라는 당부를 하고 싶다. 좋은 내용이고, 사례마다 그 대화법은 상당히 고단수의 상담법임에는 틀림없다. <강점혁명>에서 보여주는 프로그램 구조화의 예시는 참으로 탄탄하다. 하지만 먼저 '나'는 그와 같은 기술을 쓸 수 있을 만큼 강한 자아를 지녔는지를 생각해야 한다. 섣부르게 덤벼서는 안된다. 해서 세상은 나를 중심으로 변화가 가능하다는 말을 곧잘 들어야 하는 것 아니겠나. <강점 혁명>은 아이를 위한 책으로 안내가 되지만, 그보다 먼저 자기 자신에게 적용을 해야 할 것이다. 예사일이 아니다. 나를 변화시키는 일은 참으로 어렵다. 이미 나는 단점에 익숙해져 있는 탓에 강점에 주의하는 일도, 약점을 보하는 일에도 서툴다. <강점 혁명>을 늘 준비하고 다니면서, 놀아보자. 우리가 가장 먼저 관심을갖고, 놀아줘야 할 대상은 다름아닌 '나'이다.
1시간 동안 노는 것이 1년 동안 대화를 나누는 것보다 상대방에 대해 더 많이 알게 해준다.
-플라톤 (169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