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물결과 늙은파도 이야기 -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의 공동저자 짐 발라드의 아껴둔 이야기
짐 발라드 지음, 안호종 옮김, 문정화 그림 / 씽크뱅크 / 2008년 7월
평점 :
품절


 

 



1. 

     라마나 마하리쉬의 헌신자이며 나의 스승인 슈리 푼자는 파도에 관한 아름다운 이야기를 자주 들려주었다. 파도는 끊임없이 해변을 향해 질주하면서 구르고 부서진 뒤에 뒤로 물러서다가 다시 무리를 지어 구르고 부서진다. 파도마다 자신의 독특한 순간과 움직임과 크기와 파동이 있어 다른 파도와 달라 보인다.

어느 날 작은 파도는 저 멀리 다가오는 거대하고 나이 든 파도를 보고 호기심이 생겼다. 작은 파도는 큰 파도에게 말했다.

     "당신은 거대하고 나이가 많고 현명한 파도 같습니다. 당신은 먼 길을 여행해서 많은 것을 보았겠지요. 그러니 제게 말해 줄 수 있겠군요. 바다라는 것이 정말 있나요?"

     그 나이 든 파도는 웃으면서 대답했다. "글쎄, 바다에 대해 듣기는 했지만 실제로 본 적은 없단다."

(엘리 잭슨 베어 : 영혼의 자유 에니어그램 / 24~25쪽)  

 

2.

    <어린 물결과 늙은 파도 이야기>는 발문한 책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그렇지만 분명 공통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은 인생이요, 또 우리들의 이야기를 파도에 빗대어 하고 있다는 것이다.  삶이라는 무엇인가를 간접적으로 표현한 책들이 참으로 많다.  <어린왕자>가 나에게는 그저 싱겁고 어려운 이야기뿐일 때도 있었던 것처럼 <어린 물결과 늙은 파도 이야기>는 처음 읽고 난 뒤에는 고개만 갸웃거리고 말았다.

 

     어린 물결이, 늙은 파도에게 인생이란 뭣이오? 따져묻는 것이 아닐까 하는 짐작과는 달리 이 책에는 다른 무엇인가가 있다.  그것은, 아마도, 아름다움일 것이다.  빛 웅덩이에 빠져든 어린 물결과 동일시되는 경험을 하게 된다는 것은 예사롭지 않다.  그리고 인간사에서 '빛 웅덩이'란 또 무엇일까, 생각하는 재미 또한 가볍게 넘길 일이 아니다. 무엇일까, 빛처럼 매혹적이고 강렬한 수렁이......

 

     동화책으로 불러도 무방할, 그러나 이야기는 많은 것을 끌어안고 있다.  비유와 은유는 무겁지 않다.  곧 사람의 이야기라는 것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다.  글쓴이는 아마도 기교보다는 우리의 삶에 대한 통찰을 제시하고 싶었는지 모를 일이다.  무엇을 느끼느냐는 아무래도 팔자소관 아니겠냐는 우스갯소리도 가능하지 않을까.  많이 보는 것보다 깊이 들여다보는 것이 더 나은 경우가 있다. 육지에 가서 물거품이 된다는 것, 그것이 죽음일 수도, 또 다른 시작일 수도... 그것은 받아들이는 사람의 몫이다.

 

 3.

    글쓴이는 <칭찬은 고래를 춤추게 한다>의 공동저자이다.  글쓴이 약력으로 이 책이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예상하는 데는 그다지 어려움이 없다.  책으로 읽고 덮어둘, 오래 먼지 앉힐 책이라는 불안감이 든다면 일찌감치 다른 사람들과 나누어 읽는 것이 좋을 일이다.  한 번 책읽기로 감동이 적었다면 오래 두고 오래 생각해야 할 것이다.  나는 어떻게 할까, 무척 고심했다.  결단은 보관이다.  우선은 보관하고, 좀더 깊이 읽기를 도모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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