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한양이 서울이야? - 이용재 선생님과 함께 떠나는 600년 서울 역사 여행 토토 생각날개 3
이용재 지음, 김이랑 그림 / 토토북 / 2008년 5월
평점 :
절판


(모두 146쪽)

 

 



     서울? 아 서울... 그래 서울... 그래서?

 

     한때 서울은 동경, 그 자체였다.  서울 지역말씨가 얼마나 감미롭던가.  아니 나는 서울 지역말을 감미롭게 받아들이고 있었다.  버스 뒷자리에서 서울말로 간밤에 있었던 애정행각을 방송하는 젊은이, 전화통화를 엿들으면서도 나는 간들어지는 서울말씨에 뭐 마려운 뭐처럼 위태위태했다.  서울이 서울인가? 아무래도 서울은 있는 그 자체보다 내가 만들어낸 환상에 젖어 왜곡된 채로 기억하고 있는 듯하다.  그래서 2004년 8주 동안의 서울 연수는 참으로 참담했다.  음식이 입에 맞지 않아 먹는 대로 쭉쭉 쏟아버리는 통에 아니 다짐한 체중감량으로 기뻐한 것이 기억난다.  내가 알고 있는 서울은 실제 서울이 아니다. 

 

     <아빠, 한양이 서울이야?>는 읽으면서 내가 만화를 보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들었다.  왜? 물론 그림체가 좀 있기는 하지만, 참고 사진이 많기도 하지만 딸아이와 아빠의 대화와 임금과 신하 간의 대화가 제대로 융합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딸 아이의 대화인가 싶었는데 어느새 신하와 임금의 대화가 불거져나오곤 한다.  처음에는 어색했다.  한데 읽을수록, 특히나 나처럼 한데 집중하지 못하는 사람이 읽기에는 집중도를 높이는 효과를 거둔다.  해서 나는 단박에 이 책을 읽고는 눈만 멀뚱멀뚱, 끔뻑이고 있다.  서울? 서울이 어디에 있는 것일까?  그런 뜬금없는, 황당한 생각을 한다. 

 

     서울은 신라의 서라벌이 변해 된 말이라고 한다.  해서 서울은 지금의 서울일 수도 있고, 다른 곳이 서울이 될 수도 있다. 서울의 다른 이름은 해서 다양하게 쓰일 수 있는 것이다.  쿠데타, 반역으로 나라이름만 바꾼 조선, 지배계급이 바뀌면서 나라는 새롭게 정비된다.  즉 <아빠 한양이 서울이야>는 결국 역성혁명? 이성계의 구데타로 말미암아 왕조가 바뀌고 난 뒤의 상황에 대해서 알려주고 있는 것이 전반부이다.  그리고 왕조가 바뀜에 따라 분위기 쇄신?으로 여러 건축물을 축조, 그 역사성을 소개하고 있다.  어떠한 건물이 생기고, 무너지고, 보수되고, 복원되는 것, 그것이 곧 역사라 해도 무방할 것이다.   조선 500년, 그 역사의 물결 속에서 살아남은 건물, 다시 살아난 건물들을 <아빠 한양이 서울이야>에서 우리는 찾아볼 수 있다.  그것뿐이 아니다.  조선조의 역사물 이외에도 당시의 정치, 경제에 대해서도 간단간단하게 언급함으로써 일제의 강제점령기 이전의 우리 땅에 대해서 살피도록 배려하고 있다.  진정 우리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고찰까지 가닿지는 못하지만, 이 책을 통해서 아이들과 함께 이야기할 구실,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고, 그러한 이점 때문에 이 책은 가치가 있는 것이다.

 

     서울,은 왕성(王城)이 있는 곳만을 뜻하는 것이 아니다.  서울,은 청와대가 있기 때문에 서울이 아니다.  서울,이라는 말에 대한 적절한 정의는 <아빠, 한양이 서울이야?>를 읽는 우리가 직접 표현해야 할 과제이다.  아이에게, 아니 우리 자신에게 한 번 물어보자.  서울은 어디입니까?  서울은 처음부터 없었던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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