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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로부터 내 아이를 지키는 29가지 방법 - 각종 위험과 사고 및 범죄로부터 내 아이를 보호하라
고미야 노부오 지음, 김현희 옮김 / 북스캔(대교북스캔) / 2008년 3월
평점 :
절판
(읽은날 2008년 4월 23일~25일)
(모두 159쪽)
우선 그림, 삽화가 재미있다. 귀염성이 있는 그림이라 할까. 눈이 즐겁다. 그렇다면 아이들은 <범죄로부터 내 아이를 지키는 29가지 방법>(이하 <범죄로부터 아이를>) 어떻게 받아들일까. 궁금하다. 아동관련 기관에서 벌이는 성교육이 어떻게 실시되고 있는지는 정확히 모르지만, <범죄로부터 아이를>은 다방면에 탄력적으로 활용 가능한 서적이다. 양육은 물론이거니와 교육에 있어서도 큰 도움을 준다.
<범죄로부터 아이를>을 찬찬히 훑어보다가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하나씩 살펴가며 읽는다. 양육서이기도 하지만 일상에 산재해 있는 위험을 예리하게 건드리고 있다는 느낌이 강하다. 비관적으로 현실을 보는 문학가들, 그들이 한때는 너무 팍팍하다, 생각했다. 그래도 세상은 살만한 곳 아닌가, 터무니없이 긍정적, 조증 상태로 그들을 비난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살아갈수록 오히려 그분들의 세계관이 옳지 않나 회의하게 된다. 나는 실종된 개구리 소년 세대이다. 개구리 잡으러 갔다가 한 동네 아이들이 행불명되는 사고. 연일 방송에서는 실종된 그들을 찾느니 어쩌니 경찰이 무능하니 어쩌니 하면서 북적댔지만 그들이 어디 있는지, 모른다. 실종, 미아 사건은 매년 발생하고 있다. 다만 내 주변에 아직은 그런 위험이 발생하지 않았을 뿐이다. 이 책에서 "아이는 직접 보여줘야 실감한다"는 문구가 있다. 비단 아이에게만 해당할 이야기가 아니다.
대부분의 재난은 방심에서 비롯된다 하지만, 이건 아닌 게 너무 아니다. 군집생활을 하는 사람이 사람을 무서워해서 아이들 마음껏 뛰놀게 할 수 없는 현실이 참담하다. 어느 시대고 아동에게 가혹하다. 그 속에서 운좋게 살아남은 성인들, 정말 운이 좋아 살아남은 것이다. <범죄로부터 아이를>은 위험에 얼마나 무딘지 경각심을 일깨우고 있다. 마른 하늘에 날벼락이란 말이 있다. 날벼락은 예보도 없다. 늘 조심해 조심을 해야 한다. <범죄로부터 아이를>은 어떻게 조심을 해야 하는지 하나하나 일러주며 사전예방과 사후대처까지, 그러나 무엇보다 지금 아이들 교육을 먼저 하는 방식으로 책은 구성되어 있다. 일상적인 위험, 보행 시 조심해야 할 점, 아이들 옷차림, 친구들과의 어울림(따돌림), 싸움, 성폭행 등 다양한 상황을 제시해주고 각기 적합한 대처법과 사후처방에 대해서 상세히 설명하고 있다. 재미난 그림과 간략한 문장이 <범죄로부터 아이를>의 큰 장점이요 매력이다.
이 책의 본바탕은 양육자와 아이들 사이에 신뢰를 기반을 하고 있다. 애초부터 범죄 상황에 노출되지 않는 것이 급선무이지만 범죄를 당했다면, 그렇다면 아이들이 거리낌없이 자신이 처한 곤경을 양육자에게 거리낌없이 털어놓을 수 있어야 한다. 애착과 신뢰가 있어야만 가능한 일이다. 내 아이에게 나는 얼마나 신뢰할 만한 사람으로 기억되고 있는지, 의심된다면 앞으로 아이와의 애착관계 형성에 총력을 다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이 험악한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늘 조심, 조심해야 하고 사람만이 희망이라는 생각을 버려서는 안 된다는 것. 그것을 아이가 느끼도록 도와주어야 할 것이다. 위험에 늘 노출되어 있지만, 그러나 아이는 '사람'에 기대어 성장하고 어른이 되어간다. 관계는 중요하다. 하지만 비극적인 관계도 있음을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