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anks>(이하 '고맙습니다')는 긍정심리학 책이다. 심리학 서적은 크게 두 분야로 구분할 수 있다. 전문적 심리학과 실용심리학, 그러한 구분은 역시 실험, 과학성 유무를 기준으로 하는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실용심리학은 일반적인 자기계발서의 성격이 강해서 읽고 나면 감동은 받지만 어디서 연유했는지 모호할 경우가 많다. 거진 정신분석학적인 관점을 기저에 두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사회과학이 인간 행동의 새로운 규정을 위해서 존재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실용심리학은 그러한 측면에서 좀 비켜난, 즉 변칙 심리학의 오명을 버릴 수가 없다. 실용심리학은 진즉부터 과학적 검증은 염두에 두고 있지 않고, 인과, 상관관계에 소홀하기 때문에 읽는 동안은 공감하고 무엇인가 배우나 싶지만 실지로 손에 잡히는 것은 없다. 그래서 나는 실용심리학은 잘 읽지 않고 책 제목만 언뜻 기억한다. 머리말에 심리학이 언뜻 비쳐 책장을 넘기며 <고맙습니다>는 어떠한 책일까 궁금해했다.
심리학의 분야는 대부분이 이상행동을 다루고 있다. 치료를 목적으로 하고 있다. 병리적인 측면, 즉 인간이 어떻게 하면 사회적 일원으로서 그 기능을 원활히 해 낼 수 있도록 돕느냐에 중점을 둔다. 그러나 <고맙습니다>는 출발부터 확연이 차이를 보인다. 다르다. 이상행동을 다루는 면도 있지만 그것은 심리의 긍정적인 측면을 서술하기 위해서 사용되는 도구적인 가치이다. 책 전반, 대부분이 긍정심리학을 이루고 있다. 감사라는 것을 심리학적 측면에서 연구를 하겠다는 표명, 처음에는 반신반의, 과연 인간의 감정이 연구 대상으로, 그리고 쏟은 노력만큼이나 성과를 이루고 인정을 받고 각계에 영향을 줄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먼저 들었다. 의구심이 말끔히 가시지는 않았으나 <고맙습니다>는 단순히 실용심리학이라 부르기에는 부적절하다. <고맙습니다>는 우선 과학적인 실험을 기저에 깔아두고 각계 인사들, 특출난 사례들, 고문서의 문구들을 사례로 언급하고 있다. (당연 실험만으로 340쪽의 방대한 분량에 '고마움'에 대해 상술하기란, 예사 벅찬 일이 아니다. 그러한 난제를 미리 받아들이고서 책을 읽노라면 로버트 A. 이먼스의 연구는 결코 폐기처분이라 부를 수 없을 것이다.)
고마움이란 무엇일까. <고맙습니다>에서는 인간관계의 상호작용으로 정의하고 있다. 나 혼자 이 세상에 존재할 때에는 유발되지 않는 감정이라는 것이다. 사람이 고마워할 줄 알아야지, 염치가 없다, 배은망덕도 유분수지... 무수한 말이 있다. 고마움은 우리 사회에서는 인간된 도리라고 달리 표현이 가능하다. 인간된 도리, 고마움을 표현하기 위해서는 전제 조건이 깨달음이다. 지금 내가 누리고 있는 현실(사람 관계, 업무, 생활 전반 등)이 어떻게 내게 주어지고 있는지에 대한 인지이다. 그러한 깨달음이 없는 경우에는 '고마움'이라는 감정을 누릴 수가 없다. "따라서 감사를 느끼려면 생각을 해야 한다"(25쪽). 무엇을 받았고, 왜 받았는지 모르는 사람에게 애초부터 '고마움'의 표현을 바라는 것은 어쩌면 큰 욕심일 수도 있다. 불교에서는 베풀되 바라지 말라는 말이 있다. <고맙습니다>는 이 문구를 심층적으로 파고든다는 생각이 든다. '고마워하지 않는 사람'들의 특징에서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노릇인가 보다. 우리가 만나고 겪는 사람, 실제든 온라인이든지 그들은 나름의 반응을 표현한다. 그런데 <고맙습니다>는 몰염치한 사람들의 특성을 알고 그들을 수용할 줄 아는 포용력 함양의 마당을 마련해주고 있다. 즉 그들을 만나더라도 자극 받지 말고, 분노치 말며 평상심을 유지하라는 뜻이다. 그들이 세상 전부가 아니듯이 그들과의 겪은 순간적인 감정과 불쾌가 전부가 되어서도 절대 안 되는 것이다. 왜 우리가 <고맙습니다>를 읽어야 하는 이유를 여기서 명백해진다.
<고맙습니다>는 심리학의 특성상 사람과의 관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어떻게 고마움을 느끼고, 그래 느껴서 무슨 이득이 있는가에 대한 지극히 효용론적인 입장을 실험과 연구를 통해서 설명하고 있다. 인지적인 자각을 통해서 '고마움'을 느꼈다면 응당 그에 대한 결과의 도출은 어떻게 이루어지고 파장은 어디까지 영향력을 행사하는지에 대해서 <고맙습니다>는 모두 7개의 장(章)을 통해서 개인을 둘러싸고 있는 거진 전부를 언급하고 어떻게 '고마움'을 이용해서 우리의 삶을 윤택하게 창조할 수 있는지에 대한 방법을 안내하고 있다. 앞서 말했듯이 과학적 심리학의 조건들을 충족시키기 위해서 글쓴이가 많은 노력을 했다는 것을 읽으며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고맙습니다> 속의 모든 내용은 '고마움'을 통해서 우리가 무엇을 얻을 수 있는가에 대한 이야기다. <고맙습니다>를 덮고 생각해보자. 무엇을 얻었는가. 없다면 다시 한 번 읽어야 하지 않을까. 나는 막연한 이 느낌을 보다 명쾌하게 정의하고 싶은 마음에 다시 한 번 책장을 펼쳐야 할 의무감을 느낀다. 나의 이상행동, 정신질환(?)을 언급하지 않고 긍정적인 측면을 다루면서 보다 나은 삶으로 통한 길을 열어주고 있는 <고맙습니다>는 완독으로 단순히 책을 덮어버리기에는 아쉽다. '고마움'을 느끼는 과정, 조건, '고마움'의 역할... 하나하나 되짚어가며 꼼꼼히 읽어야 할 책이다. 긍정심리학이라는, 아직 만나보지 못한 책을 읽게 되어 참으로 다행이다.
"감사는 가슴으로 기억하는 것이다"라는 프랑스 속담이 있다. (...) 사람의 정체성은 인생의 중요한 기억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 좋은 시절뿐 아니라 어려운 시절도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감사는 과거에 겪은 고통의 증인이기도 하다. (297~298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