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와 아이가 함께읽는 논리력.표현력 동화집 포롱포롱 그림동화 3
스테파니 테송 지음 / 세발자전거 / 2007년 12월
평점 :
품절


 


    대형 사무용품 점에 가면 별의별 것들이 다 있다. 대형마트에도 물론 가짓수가 많기도 많지만 사무용품점은 일반 사무직에 이런 것을 쓸까 싶은 것들이, 그런데 다 쓸모가 있는 것들이 구비되어 있다. 동화책 이야기를 할 게 아닌가. 그런데 뜬금없이 사무용품은 뭔고, 하겠지만 읽어보면 왜 이렇게 운을 떼는지 공감하게 될 것이다. <논리력 표현력 동화집>은 종합선물세트 성격을 띄고 있다. 읽기, 쓰기, 말하기, 만들기까지 참으로 책 하나, 이야기 하나로 많은 것을 동시에 할 수 있다는 것을 체감하게 된다. 

    다섯가지 동화와 만들기, 동시, 수수께끼, 생각키우기, 그리고 논술. 이 문구가 이 책의 정체를 정확히 설명하고 있다. 책 구성이 그렇고, 요즘 민감한 화제 '논술'까지 언급하고 있다. 논술이 그리 쉽나, 동화책에서 무슨 논술까지 보강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은 일단 접어두고 펼쳐보자.

   먼저 이야기글을 만날 수 있다. 애벌레 전성기, 가장 영리한 생쥐, 대벌레가 된 잎사귀, 수다쟁이 기린 자라파, 물고기 삼형제. 총 5편의 이야기이다. 우화라고 장르를 규정할 수 있는 이 이야기들은 어쩌면 성인들에게는 한 번쯤 읽혔을 내용도, 어디선가 봤을 이야기들도 있을지 모르지만 아이들에게는 신선한 내용이다. 어른들이 읽기에는 좀 우스워 보이는 내용들도 자세히 살피면 간단히 넘겨볼 이야기들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애벌레 전성기는 날벌레(나비)가 되려는 카미유, 가장 영리한 생쥐는 지혜를 써 종족을 구하는 영웅 제트, 대벌레가 된 잎사귀는 어원 생성(이름붙이기), 수다쟁이 기린 자라파는 모성, 물고기 삼형제는 인생을 말하고 있다. 각 이야기의 끝에는 다음 이야기로 곧바로 넘어가지 않고 동시, 수수께끼, 만들기, 생각을 키워요(이야기 구성), 논술까지 수록되어 있다. 이야기에서 뿌리를 두고 또다른 이야기가 읽는이의 사고, 적극성에 따라 무궁무진하게 뻗어나갈 수 있다는 장점을 지닌 책이라는 것이다.

    대형 사무용품점에서 유심히 본, 좀 무서웠던 것이 있는데... 그것은 눈 모형이다. 몇 십 가지의 눈알들이 들어 있는 비닐봉지는 그다지 비싸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눈알만 따로 판다는 것 자체가 사실 내가 보기에는 제법 엽기에, 괴상망측하기도 했다. 어릴 때는 생선 눈알을 잘도 빼먹던 녀석인데 다 커서는 눈의 중요성, 눈이 곧 하늘일 수 있다는 생각에, 죽었을지언정 생명에 대한 예의로 눈을 감싸준다. 붕어빵도 눈을 가리고 꼬리부터 먹으니 어쩌면 식습관이 더 엽기일 수도 있겠다.

      어쨌든 그때 본 눈알들이 이 책에서는 유용하게 쓰인다. 무엇인가 만든다는 것은 뒷수습, 뒤치다꺼리가 먼저 걱정되는 어른들에게는 버겁다. 하지만 아이들은 다르다. 온통 만드는 그 순간에 집중하고 있는 모습들, 그 모습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우리는 안다. <논리력 표현력 동화집>은 아이와 함께할 시간을 제공하고 있다. 얼마나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을지는 양육자, 부모님의 몫일 것이다. 겨우 다섯 이야기라 여길지 모르지만 막상 책을 펼치고 아이와 함께 읽으면 적잖은 분량이고 <논리력 표현력 동화집>을 한 번 실천에 옮기는 것 역시 수월찮다는 것을 느낄 것이다. 하지만 잠시 번거로움으로 재미나서 웃는 아이의 낯을, 그리고 생각의 틀이 확장되는 유용한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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