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책이다. 한 아이가 도서관 사서 선생님 3분과 만나며 성장하는 성공기라 요약할 수 있겠다. 둥근 안경을 쓴 사내아이 멜빈은 리빙스턴 도서관을 좋아한다.
여러분이 어린이들에게 작은 친절을 베푼다면 그 어린이들도 자라서 다른 어린이들을 그렇게 도와줄 거에요. 온 세상의 어린이 도서관 사서 선생님들께, 또프로보 시립도서관에서 많은 시간을 보낸 이안 퍼스키에게 이 책을 바칩니다. -C.M
글쓴이 칼라 모리스는 이렇게 책머리에서 밝히고 있다. <도서관이 키운 아이>는 어쩌면 도서관이라는 건물과 그 속에 잠들어 있는 소장도서에 생명을 불어넣어준 '멜빈'이 얼마나 대단한 아이였는지를 역설하고 있다. 즉 호기심 많고, 열성적인 멜빈이 리빙스턴 도서관을 찾지 않았다면 도서관은 제 구실을 하지 못하고 그저 귀기스러운 건물에 지나지 않았을 것이다. 또한 멜빈이 없었다면 3분의 사서 선생님은 그저 문지기, 경비원으로서의 역할만 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도서관에는 소장도서 열람실과 개인적인 공부를 하는 열람실이 별도로 나뉘어져 있다. 대부분은 학습 열람실을 나는 이용하기도 했지만 간혹 국내도서 대출 때문에도 도서관을 찾았다. 그러면 개인열람실에 자리가 없어서 쫓겨온 학생들, 어른들이 대출열람실에 자리를 가득 메우고 있다. 시험 기간에는 이러한 진풍경이 자주 연출된다. 그러니 사서 선생님들은 무심히 앉아서 공부하는 그네들을 물끄러미 보기도 하고, 들고나는 사람들이 많으니 혹시라도 분실되는 책 없나 경보기 울타리를 살피는 정도. 결국은 문지기, 경비원 역할을 하고 있다.
내가 목격해온 도서관의 풍경은 그렇다. 그렇지만 내가 본 것이 세상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나는 이제 인정한다. 내가 겪은 것이 세상 전부가 아니듯이, 아직 모르고 단정짓는 것들이 얼마나 많은지 나는 안다. 가끔 다 저녁에 도서 반납 철상자에 책을 넣고 가는 초등학생을 보기도 한다. 그들은 사서 선생님과 얼마나 돈독한 관계를 형성하고 있을까. 아쉽게도 나는 친절한 사서 선생님을 만나는 영광을 누리지 못했지만 분명 누군가는 멜빈의 역할을 하고 있을 것이면 또 누군가는 친절한 사서 선생님의 임무를 다하고 있을 것이라는 사실을 나는 믿는다.
<도서관이 키운 아이>는 달리 말하자면 <도서관을 키운 아이>라고도 할 수 있다. 멜빈은 장성하여 도서관의 일부분이 된다. 아이들이 이 책을 읽고 행여 착각을 하지 않을까, 나는 그것에 중점을 두고 책을 읽었다. 멜빈이 여러 대회 나가서 남들이 한 번 타기도 어려운 상을 여러 번이나 획득하는 모습, 그건 중요하지 않다. 또 사서 선생님의 친절과 관심을 바라며 은근히 기대하는 모습도 옳지 않을 것 같다. 아이에게 말하자. 멜빈이 되라는 말이 아니라 멜빈과도 같은 아이가 있어서 도서관을 그렇게 이용했다고 말해주자. 그리고 멜빈은 특이하게도 어릴 때부터 책 읽기를 좋아했구나. 보통 아이들은 들판에서 뛰놀고 그럴 때 멜빈은 정말 특이하게 책 읽는 것을 좋아했구나. 이런 친구도 있다는 것만 귀띔해주자. 강요는 아이에게 강박관념을 안기기만 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