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기항지 변산반도'는 옛시조가 그렇듯 전경후정의 방식으로 글을 풀어내고 있다. 기행글이다. 변산반도 기행에 필요한 지역을 간략하게 서술하고 감수성 짙은 문장, 최루탄처럼 번져 있다. 매캐하다. 변산반도 가면 다시 한 번 꼭 읽어봐야겠다. 내소사 가는 길이 어디쯤인지 정보도 챙겨들고 가야겠다.
가 닿을 수 없는 것은 언제나 풍경으로 늙어간다
실천하지 않으면 결국에는 화석이 되고 만다. 풍경으로 늙어간다는 말은 과연 무엇일까. 오래 생각하게 된다. <황토>의 의미를 진중하게 살펴보아야겠다. 바위가 흙이 되는, 고운 숨결 황토. 아주 먼 길을 단시간에 떠났다가 돌아온 느낌이 든다. 현무암이 많았던 철원 군복무지, 당시에는 그 시커먼 돌이 현무암인지 몰랐으나 수년이 지난 지금 나는 그 낯선 돌이, 지금은 희석된 기억의 그 돌이 현무암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풍경으로 늙더라도 가고자 하는 마음까지 접지는 말자. <황토>에서는 많은 곳을 떠나고 있다. 그 종착점, 목적지는 사람이 있는 곳이다. 땅의 사람들. <황토>는 그들을 만나러 가는 오솔길이다. 멀리서 바람이 불어온다. 솔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