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총350쪽)
비단 재물에 뿐만 아니라 세상만사 모든 일은 간수와 단속이 중요하다. 난부자 든거지라는 속담처럼 부자는 삼대를 넘기기가 어렵다고 한다. 부자 1세대는 맨손으로 자수성가를 하지만 2세대는 벌어놓은 돈을 야금야금 빼먹는 것부터 배우게 마련이다. 그러다가 3세대에 이르러서는 완전 거덜나서 쪽박을 차는 것이다. 난부자 든거지가 되지 않기 위해서 부자들이 자녀를 어떻게 단속하는지, 그 지침에 대해서 <부자들의 자녀교육>은 세계 갑부들의 사례를 통해서 자세히 풀어주고 있다.
<부자들의 자녀교육>에서 우리는 자기 절제 기술을 배울 수 있다. 수입과 지출의 등호관계를 따진다는 것은 상식적인 이야기이지만, 실제로 모든 경제관념은 수입과 지출의 상관관계에 놓여 있다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얼마만큼 벌어들이고, 또 어떻게 쓸 것이가 하는 것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굉장히 중요한 사안 중에 하나이다. 수입을 늘리고 지출을 줄이며 재산을 관리하는 가르침은 <부자들의 자녀교육>의 핵심이다.
합리적인 경제활동은 건전한 '자아 정체성'을 필요로 한다. 빌 게이츠의 아버지 '윌리엄 게이츠'는 직원교육에서 막내딸의 일화를 공개했다. 빌 게이츠의 여동생이 상점에서 스키용품을 구입(p.26)한 사례에서 부자들의 경제관념이 얼마나 합리적인지 직접적으로 목격할 수 있다. "만약에 게이츠 씨의 친척이라면 더 비싸고 좋은 스키를 샀을" 것이라는 점원의 말은 사실 게이츠 일가를, 부자들의 속성을 모르는 데에서 기인한 것이다.
우리는 부자들이 마음껏 소비하며 즐길 것이라는 억측을 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그들은 오히려 더 많은 포인트, 마일리지를 사용하고 동일 제품을 더 헐값에 구입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 다각적으로 조사하고 난 뒤 소비를 한다. 소시민이 허영심 때문에 구입하는 명품을 그들은 동일 제품을 훨씬 싼값에 구입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그들이 얼마나 많은 시간을 정보 수집에 투자하는지 지켜본다면 놀라운 일이다. 미디어 보여주는 허상, VIP카드 한 장으로 마치 유세를 부리듯 결제를 하는 모습은 그들의 것이 아니라 소시민의 환상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부자들의 자녀교육>은 졸부들의 이야기가 아니다. 졸부가 개처럼 번 돈을 정승처럼 써버리는 데에 치중하는 반면 <부자들의 자녀교육>에서 다루고 있는 그들은 자녀들에게 "부자가 되는 기초 체력을 물려주"는 데에 각고의 노력을 들이고 있다. <부자들의 자녀교육>은 우리에게 세계적인 대부호 10명처럼 경제적 지위를 달성하라고 강요하는 것이 절대 아니다. 대부호의 자녀교육을 통해서 '자본주의 사회'에서 살고 있는 우리가 어떻게 제대로 삶을 영위할 수 있을지를 구체적인 예화를 통해서 제시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부자들의 자녀교육>은 여느 자기계발서보다 더 강한 인상을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