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듦의 즐거움
김경집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7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김경집

(랜덤하우스, 2007, 총249쪽)

 

 

나이듦의 즐거움

 

 


  문학과 철학, 음악과 미술 등 다양한 분야의 왕성한 책읽기를 통해 폭넓은 문학적 소양을 갖춘 인문학자'로 저자를 소개하고 있다. 설명이 헛되지 않을 만큼 글쓴이는 "나이듦의 즐거움"에서 삶을 세세히 관찰하고 포용할 줄 아는 자세를 보여주고 있다. 책을 읽으면서 자주 감탄을 하게 되었다.  글쓴이는 나이듦을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나이들어간다는 것은 쇠약해지거나 소멸돼가는 것이 아니라 조용한 열정으로 세상을 보는 지혜와 생의 본질을 깨달아가는 과정이다."

 

  글쓴이가 말하는  '과정'에 "나이듦의 즐거움"이 위치하고 있다. 글쓴이의 삶 속에는 이 책뿐 아니라 앞으로 더 많은 "나이듦의 즐거움"이 집필될 것이라는 확신이 든다.

 

  누구나 한번, 그 이상, 살아 있는 동안을 수없이 하는 죽음과 '나이듦'은 밀접한 관계를 가진다. 사람이 죽는다는 것은 어린아이에게는 무관한 듯, 하지만 죽음은 누구에게나 가깝다. 우리는 그것을 지켜봐왔다. 멀쩡한 사람이 순식간에 사라지는 것을, 사건사고로만이 아니라 우리는 일상생활에서도 그러한 광경을 쉽지 않게 목격한다. 무섭다. 나 역시 그들의 운명과 다를바 없이 섬약한 육신으로 근근히 하루하루 살아갈 뿐이다.

 

  "나이듦의 즐거움"은 심오한 철학사상을 직설어법으로 피력하지 않는다. 소소한 일상사, 우리가 듣는 가요, 사용하다가 둔 만년필, 명절을 맞아 가슴 아리게 생각나는 부모님. 누구나 할 수 있는 생각을, 하지만 누구나 쓸 수 없는 단단한 문체로 엮어내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책을 읽는 동안 공감하는 부분도 많았고, 어떻게 삶을 살아내야 할지 배우는 점도 많았다.

 

  글쓴이는 이 책의 짤막한 글들을 '편지'라고 부른다. 그 편지들은 '개운해진 걸음으로 다시 길 떠나는 이들과 함께 나누고 싶은 마음으로 썼'다고 밝히고 있다. 수신자는 읽는이다. 2~3쪽, 많게는 4쪽 가량의 분량으로 씌어진 편지를 통해서 우리는 많은 것을 생각하게 된다. 나이든다는 것은, 좀더 세상에, 사람들에게 넉넉한 배려를 해주는 것이 아닐까.

 

   이 가슴 따뜻한 편지를 읽고 나는 나만의 "나이듦의 즐거움"을 써보고 싶다는 충동을 느꼈다. 그래서 요즘 들어 자주 하게 되는 '일기 쓰기'를 실천해야겠다는 다짐을 공고히 다지게 되었다. 편지를 써 보자. 그리고 읽는이의 얼굴에 피어날 웃음을 잠시 그려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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