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싶다 - 사진집
강위원 지음 / 신유(신유문화사) / 2005년 4월
평점 :
품절


 

 

이 책을 만난 것은 행운이었다. 사진첩은 가격이 비싸서 구입하기를 오래 망설이다가, 나중에는 망설임이 너무 깊어서 책을 잊고 만다. 그런데 <보고 싶다>는 무엇에 홀린 듯 집어들고 계산을 했다. 서점 아저씨가

 

  "책이 잘 나가네요. 오늘 그 책이 마지막 권입니다."

 

  그러면서 더 주문해야겠다는 말을 했다. 몇 권 더 구입할까 해서 찾아갔지만, 번번이 다 팔렸다는 말만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래서 선물로 하기는 어렵겠구나, 인터넷 검색이 안 되던 터라 그렇게 단정하고 있었다. 그런데 오늘, 혹시 검색될까 해서 찾아봤다. 우연이 중첩되니 필연으로 <보고 싶다>는 기억되려나 보다. 그리고 나는 이 책으로, 사진과 시가 어우러진 성장기의 추억들을 담아낸 <보고 싶다>를 통해서 오래 힘을 얻을 것 같다.

 

  <보고 싶다>는 초,중,고, 대학으로 구획지어 짜여 있다. 모든 사진은 추억으로 집중되어 있지만 사진과 글은 "관계"를 되새기고 있다. '나'는 나만의 '나'가 아니다. 어린 날에는 할머니의 보퉁이 속에 담긴 이야기를 탐하고, 학교에 들어가서는 선생님을 동경하고 친구와 주먹다짐도 하고, 흑판에서 시기와 질투를 배우고.... 그리고 커 가면서 무엇인가 아쉽고 안타까운 사연으로 나이뿐만 아니라 세월이 흐르면 사람은 저마다 겪은 삶의 나이테를 간직하게 된다. <보고 싶다>는 그러한 성장통을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다.

 

  추억하는가. 그러면 추억할 때에 그 시간을 잊지 않도록 흔적을 남기게나. 마치 <보고 싶다>가 그렇게 말하는 것 같다. 내 출생년 78년을 기점으로 이 책은 서술, 사진을 담아 내고 있다. 그들은 나의 동경이었지만 지금은 그저 한시대 모순으로 가득찬, 늙어가는 동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보고 싶다>에서는 그러한 그들의 인간됨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독재가 지배하는 당시대에 아름다운 사진을 찍은 것에 문제삼지 말자. 지금 시대에는 이 사진이 무엇보다 값지다. 그리고 이 시대에 사진첩 <보고 싶다>에 수록된 글들은 보편적인 정서를 담고 있기 때문에 참으로 아름답다.

 

  민중의 자유를 위해서 투쟁을 외친 사람들만이 이 땅의 주인이 아니다. 이 아름다운 사진첩에서 우리는 '가족'을 느낄 것이고, 함께 생활하는 '친구'를, 또는 '선배'들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보고 싶다>에서 우리는 '나'를, '나'의 뿌리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 사진첩 뒤에 수록된 엽서들을 오려서, 편지로 부쳤다. 엽서를 먼저 보내려 했지만 사진이 상할 것 같아서 나는 편지봉투를 새로 만들고, 그리고 부쳤다. 고마운 사람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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