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사가 사랑한 수식
오가와 요코 지음, 김난주 옮김 / 이레 / 2004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2005년 1월 17일 읽고 쓰다

 

"문제를 만든 사람은 답을 알고 있지.

 반드시 답이 있다고 보장된 문제를 푸는 것은,

 가이드를 따라 저기 보이는 정상을 향해

 그저 등산로를 걸어 올라가는 것이나 마찬가지야.

 수학의 진리는 길 없는 길 끝에,

 아무도 모르게 조용히 숨어 있는 법이지.

 더구나 그 장소가 정상이란 보장은 없어.

 깍아지른 벼랑과 벼랑 사이일 수도 있고,

 골짜기일 수도 있고."

 

-51p-

 

 

수학을 싫어했다. 

그 나열의 정직함이 싫었고

답이 하나밖에 없다는 고집이 맘에 들지 않았다.

그런 의미에서 이제는

가장 수학적인(?) 바하의 음악을 좋아한다는 것이

조금 아이니컬하기도 하다.

 

간만에 소설.을 읽었다.

여러가지 산적한 문제들에서 잠시 도망치고 싶어 읽었지만

결국 문제는 문제대로 머릿속에 짊어진 채로

이도저도 아닌 것이 되어버렸지만,

마음은 조금. 따뜻해졌다.

 

사고를 당해 기억이 80분밖에 지속되지 않는 수학자와

그의 파출부, 그리고 그녀의 아들이

"수학"으로 사랑을 이야기한다.

우정을, 관심을, 배려를

그 차갑다고만 여겨졌던 공식들로 말한다.

 

그래서 누군가가 부여한, 그가 가진 숫자에 대한 의미가

세상을 달라보이게 하는 멋진 기적을 만들어냈다.

 

다시금

타인과 타인이 관계를 맺음으로 만들어지는 "다리"가

참으로 따스하고 아름답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아주 많이 따뜻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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